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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08년 11월 30일 (일) 오후 02시 04분 06초
제 목(Title): 들개


금요일 저녁에 조직활성화 행사가 있었다.

경주 한화콘도에 방잡아놓고 

권총 사격장에서 사격하고

술먹고, 윷놀이, 고스톱..


토요일 아침에는 토함산에 올라가기로 되 있었지만 

밤새워 고스톱치고 갈수 있을리가 없으니

다들 일어나길 기다려 라면을 끓여먹고 귀가했다. 


이 모든 행사들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싸들고 간 음식과 짐을 정리하고, 술을 퍼마시고, 재미없지만 농담을 던지고, 
윷놀이를 할때는 더 큰 소리로 응원을 했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이제야 행동에 옮긴거지만 가기 싫은 자리에서라도 
가만히 있으면 그 자리가 점점 싫어지다가 급기야 그 자리의 장식품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행사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도 그다지 기분이 상쾌하지가 않지만, 구석에서 
조용히 혼자 화내고 있었던 때보다는 낳은거다.



토요일 아침에 집으로 오는 길에는 웬 강아지가 동행했는데 

행색이 주인이 없어 보인다. 

스낵 쪼가리 한개 떨어져 있을리 없는 이 황량한 제철소앞 도로가에 어슬렁 
거리다가는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차에 밟혀 죽을게 뻔하기에 가슴이 얼마나 
아리는지 그냥 갈수도 없고, 그렇다고 키울수도 없는 노릇이고, 소주를 
짜먹기도 머한지라-_-;

그놈을 대리고 한참을 걸어...그래도 논과 밭이 있는 주택가에 던져놓고 왔다.

떠돌이라 눈치만 빨라가지고 내가 발을 탁 구르면 딴길로 새다가도 내 곁으로 
뛰어오는게 참 신기했다. 

골목길 어귀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이제 혼자 가라고 손을 휘저으니 그것도 
알아듯고 멈칫거리면서 골목길로 사라졌다. 

아마 지금쯤 나처럼 당장 할일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고,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땅 보면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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