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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feelsg (미쉘린)
날 짜 (Date): 2008년 11월 13일 (목) 오전 10시 30분 46초
제 목(Title): 어려우면 어려운데로 산다_


나는 없으면 없는대로 사는것에 대해서 별 거부감이 없다.
뭐 형편대로 살 수 밖에....
조금 현실에 많이 타협하면서 둥글게 둥글게 사는게 바램이다. 제발 삐딱선 
타지 말고 그냥 조용히 살고 싶다. -_-;

그런데 주변에 보면 참으로 갑갑하게 없으면 없는대로 산다는것을 못참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남자건 여자건, 젊은이건 늙은이건, 배운사람이건 못배운 사람이건 별 차이 
없이 이런 현상이 보인다는게 조금 신기했다.

어쩌면 내가 부잣집 고명딸로 곱게 자라지 못해서 저런 마인드로 사는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다. 그냥 모자르면 모자른데로 어떻게든 사람은 살기 
마련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있을때 즐기면서 가능할때 누릴 수 있는것을 누리면서 사는것을 뭐라고 
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처지를 망각한채 (아니 애써 부인한채) 사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난감할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뭐라고 이야기 해봐야 '너나 잘하세요'식의 비아냥만 들을테니 가만히 있는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으니깐.

저렇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길 들으면 정말 별별 사연에 이유들이 많다.
내가 왜 이렇게야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너무나 나름 완벽하다. 
그게 설령 나같은 사람에겐 핑계일지 몰라도 그들에게선 너무나 절대적인 
이유이다. 마치 내일 지구가 멸망할거 처럼.

집이 망해서 전세금 5천으로 방2칸을 얻어야 한다는 친구의 이야길 들으면서 
갈데가 없다고 하소연하는데다가 그럼 옥탑방이나 반지하로 가라고 했다가 
쌈날뻔했다. -_-;
내 상식으로는 당연한건데 그 친구는 그걸 모르고 나에게 그렇게 하소연한게 
아니라 그냥 자기 신세한탄한건데 나는 그걸 또 나름 정확하게 말해준다고 
현실을 적나라하게 말해줬으니 친구가 섭섭해 할만도 하다.

하지만 나에게 그렇게 이야기 한들 자신의 처지가 변하는것도 아니고
어떻게든 이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 내기 위해서 자존심이고 뭐고 집어치우고 살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게 처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친구는 그런거보다 상처받은 
자손심을 위로 받고 싶어하는게 먼저였던 것이다.

차라리 내가 위로 해주면서 도닥였더라면 더 친구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나는 오히려 지금 네 나이가 몇살인데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꿈꾸고 있냐고 
똑똑히 냉정하게 판단하라고 야단(?)을 쳤다. 지금 당장 반지하 가서 산다고 
평생 살라는 이야기도 아닌데 왜 펄펄 뛰냐고 오버하지 말라고 말해줬다.
아마도 다시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 안할런지 모르겠다.

친구 말대로 내가 그 상황이 아니라서 쉽게 이야기 하는건가?
장담컨데 그 부분에 대해선 100% 내가 같은 상황이라도 나는 그렇게 
했을것이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것이고, 최대한 빠른 대책을 강구하고 더 
열심히 뭐라도  할거 같다. (뭐 지금 내 처지도 비슷하다 ㅠㅠ)

나도 한때 내가 팔 수 있는 값나가는거 다 팔아가면서 버텨본적이 있었기에 
그런 상황들이 내 건강만 괜찮다면 아무것도 아니라는걸 나는 직접 경험해봤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건데 아직도 온실속의 화초같은 친구는 대체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징징징 거린다. 이거 몇 안되는 친구라 버리기도 그렇고...참나...
남들이 들으면 폭삭 다 망해서 길바닥에서 살아야 되는것쯤으로 생각할만한 
신세한탄이 갈수록 부담스럽고 짜증만 난다. 

그리고 그런 친구를 잘 위로해주지 못하는 나의 그릇 적음도 꽤 기분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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