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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08년 04월 06일 (일) 오후 10시 31분 22초
제 목(Title): 선2


1. 공장아저씨가 물었다. 

'sss씨 올해 몇살이셈?'

'(선자리냐...M이 떠났으니 만나는 봐야지?) 짐짓 31이셈. 왜? 존 아가씨라도 있음?'

'알았음' -휘뤽-


2. 2주일후.

'sss씨 여기 전번 참조해서 컨택 해보셈. 시청에서 일한데여.'

'히죽'


3. 전번받고도 1주일후.

'저기 전번 받았으면 맞선 함 보는 시늉이라도 해보져?'

'제가 주말에도 일을 해야되서여. 담주에 보져.'

해서 또 1주일이 지나고.


4. 선보는 당일.(이번주 토요일)

왜 이렇게 나가기가 싫으냐.

약속 잡아논거 안나갈수도 없고, 할일이 있는것도 아니니..

되등가 말았등가 낙는 연습이라도 꾸준히 해야 안되겠냐. 

집에 있어바야 디아블로1 !!! 밖에 더 하겠냐.

싶어서 나가봤다. 

포항 시청 문화복지관 앞으로. -_-;


5. 그녀와 마주선 시청 주차장 앞 도로가.

나..이거 어떻게 해야되냐..

또 하나 적중해버릴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생겼네.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서 실현될 그 예감은 '나는 결혼을 못할것이다' ㅡ.ㅜ;


6. 단지 결혼을 해야된다는 이유만으로 외관을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여성과 
결혼할수는 없는 노릇이지.

K와 Y와 J와 어울리면서 알게 된 바로는 외관이 맘에 안들더라고 사람을 
좋아할수는 있다.

하지만 외관 이외의 것을 좋아하게 되기 위해서는 많은 교류가 필요한거다.

그리고 학교나 회사라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그 '교류'란 것은 당사자간의 
의지에 의해서만 일어날수 있으며, 역설적이게도 교류를 하고자하는 의지는 
외관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잘 일지를 안는것이다.

결국은..외관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안된다는 거네. 

제기랄.


7. 찻집에서 2시간, 밥먹으면서 2시간 수다를 떨었다.

70%이상은 혼자 떠벌떠벌한거 같다.

그냥 생각나는데로 가족얘기하다가 회사얘기하다가. 

이 일기처럼.

식당 종업원은 또 상당한 미모에 미니스커트 입고 왔다갔다 거려서 곁눈질 
참느라 혼나고.

도서관 사서라는데 말하는게 그렇게 어렵냐..

오랜된 거울을 보고 있는 듯하다.

나는 오랜전에 말 한마디 던지기가 그렇게 어려웠던것 같다.

세삼스레 고마워 M, K, Y.

너네들 덕이야.

재미야 있던 없던 지금 이렇게 진땀흘리지 않고 떠벌거리고 있거든.



8. 그녀는 너무 얌전하다.

매우 무례한 질문을 해서(ex. '너 처녀져?' 정도?) 내 얼굴에 침을 뱉거나, 
유리잔에 담긴 믈을 끼엇거나, 뺨을 때린뒤에 
씩씩거리면서 식당을 나가버려 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편이 그녀의 앞날에 
휠씬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아주 잠깐 동안 생각했다.

어차피 이 시간이후로 다시 볼일도 없을텐데,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준 은혜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나조차도 나보다 소심하고 조용해보이는 사람 앞에선 담대해지거늘.

부익부빈익빈이 진리인거다.

나도 굉장히 얌전하고 조용한 편인데 다른 사람이 나를 볼때도 그랬을듯.

한번쯤은 약을 올려서 터뜨려버리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 마음일까.

개구쟁이들.


9. 찾집에서 나와서 갈만한 식당을 찾지못해 친구에게 전화해서 물어본것은 큰 
실수에 속하는 거겠지?



10. 밥먹는 중에 누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누나 : 모하냐?

sss: 밥먹어.

누나 : 누구랑?

sss : 친구랑.

누나 : 남자, 여자?

sss : 밥먹는다니깐.

누나 : 어어..그래? ㅋㅋㅋ 알았어 ㅋㅋㅋ 많이 먹음.



11. 밥먹는 중에 K에게서 문자가 왔다.

'sss대리님 선 보고 있쎄여?'

'잘 안되면 연락하셈.'

ㅋㅋㅋ 기특한 넘.

너는 외관으로 날 만족시키진 못하지만 외관이외의 것들이 충분히 맘에 든단다.



12. 잘가여.



13. 그녀를 보내고, 근처에 농구장이 보이기에 농구골대를 잡아보겠다고 제자리 
높이뛰기를 해본다. 

백보드에는 손끝이 닿는데 골대에는 당최 손이 닿지 않는다.

내 몸무게처럼 내 손이 닿는 높이도 고3 이후로 변하질 않았다..



14. K, 영화보러 가자. 고 연락을 하니 ㅎㅎ 이미 경주로 출발했다나..

9시...에라 모르겠다. 

차사고 장거리 한번도 못뛰었는데 기회 있을때 뛰어봐야지.

밤길을 달려 경주로 간다. 

노래 들으면서 밤길 달리니 기분이 참 좋다. 



15. 아..그런데 길이 점점 막히더니 웬놈의 차가 이렇게 많으냐.

벗꽃이 쫌 이뿌긴 한데 이거머 차가 꼼짝을 안한다. 

제기랄. 돌아가야겠다.

sss: 'K. 차가 너무 막힌다. 그냥 돌아갈께. 내 운전실력 알지? 나 이런데서 
운전못해. 재미있게 놀다와. 미안'

k : '무슨 소리셈? 온게 아깝지. 우리가 그쪽으로 갈테니 기달려여.'

sss : '알았거니. 그럼 한화콘도 앞에서 기달리마.'

한화콘도 현관에서 사람들을 보고 서서 마음속이 몹시 혼란스럽다.

토요일이긴하지만 이 많은 사람들, 차와 불빛들, 순간순간을 기념하는 카메라 
플래쉬들.

공학적인 문제를 고민하면 살아갈것 같지는 않는 저 사람들.

나는 과연 어느정도의 실수를 한 것일까?

상념에 잠긴사이.

J : 'sss님 길을 못찾겠어여. 현대호텔로 와주심 안될까여?'

sss : '넹. 쫌만 있다 보져. 미안해여. 괜히 뒤 따라 와 가지구선.'

제기랄. 야밤에 이게 도데체 먼짓이냐. 이게 뉴스로만 접하던 귀성길 
차량행렬 속이냐. 아니야. 그래도 한번은 해볼만 해. 다시 안하면 되지모.
경험은 소중한거야.

한화콘도에서 현대호텔까지 기어도착하니 거기에 k와 j와 학교후배가 있었다.



16. 학교후배가 DSLR을 가지고 왔다. 

4년을 찍어 왔다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엄청 발랑 까진 넘인줄 알았더니.

머리에 무스를 바르고 다닌다고 까지 건 아니었던 거다 *--*



17. 아..벗꽃이 핀 산책로를 따라 걷는시간은 M의 집들이 이후로 정말 얼마나 
즐거운 시간이었는지.

자꾸만 '아..기분좋다~'는 j를 보면서 나도 너무나 기분이 좋고 또 많은 것을 
배운다. 

머리에 꽃을 꼿고  카메라 앞에 선 k와 j는 어느때 보다 행복해보였다. 



18. 산책길 끝에는 현대호텔 라이브 바가 있다.

깊은밤인데 자리가 없다. 

넷이 둘러앉은 자리에서 그다지 대화가 없어도 어색하지 않으니 이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기에 '친구' 라 해도 좋을 관계라. 

호텔인 만큼 맛없는 칵테일이 만원이나 하지만, 오늘 내가 배운 이 많은 것들과 
오랫동안 기억해두고 싶을만큼 즐거웠던 이 순간에 대한 대가라면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거다.

저녁은 내 후배가 샀다는데, 영악한 것들.

k,j 너희 둘이 내 후배와 나를 벗겨먹으려고 불렀다고 하더라도 그다지 
분하지는 않아.

원래 가격이란 원가가 아닌 소비할때의 유용성에 비례하는 거니까. 

그리고 나는 두번다시 꽉막힌 밤길을 기어가진 않을꺼야.



19. 12시가 가까워 호텔을 나서서 공학적 문제속으로 돌아온다. 

아직도 길가에서 차 대놓고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저 사람들이 미친것으로 보이지 않는거다. 

그리고..나는 결혼을 못할것 같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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