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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07년 10월 28일 일요일 오후 04시 21분 29초
제 목(Title): 잡동산이


1. 대충 15개월전 누나는 8년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비지니스는 되는데 영어로 말싸움을 못하는데 욱 했다나..

모든것을 정리하고 뉴질래드로 어학연수를 떠날때까지 대략 1달이 걸렸다.

누나가 전했던 그곳에서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은 모두 생략하고,

어느 순간인가 스위스 청년이 자기를 좋아해서 쫓아다닌다고 했다.

그를 C라하자.

곧 사귀기로 했다..는 소식에 이어

결혼하기로 했다..고. 

고작 3개월정도가 걸렸다. 

8월에 귀국했고, 9월에는 C를 따라 스위스로 갔다.

그리고 1주일전에 C와 함께 귀국했다.

C가 당신의 가족들을 꼭 만나보고 싶다라고 했다나.

그래서 지난 일요일과 월요일에 그와 함께 경주 투어를 했다. 

착하고, 성실하고, 순해보이는 청년이었다. 

나보다 2살어리지만 (누나보다 5살이 작다. 부러운 분?) 어색하지 않았다.

누나가 아저씨를 대려왔다면 난 아마 무척 슬펐을것 같다.

첨성대나, 불국사를 돌아보면서 나란히 걷는 두 사람을 보며 뭔가 많은것을 
배운듯 했다. 

스위스로 가고나면 정말 만나기 힘들것 같지만 

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려자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이나 전화가 있고, 멀리서 전해오는 소식을 기다려 듣는것도 즐거운 
일이니.




2. 차를 샀다. 

2주전에 내 품에 안겼지만 -_-

이제서야 타고 다닐수 있게 됐다. 

차가 있다는건 예상보다 덜 두근거리지만 확실히 기분좋은 일이다. 

의외로 기름값걱정도 별로 안된다. 

아직 별로 타지 않았으니까..

이제 다음주 부터는 차를 타고 출퇴근 할수 있는데 그럴 필요가 있을까..

걸어도 15분밖에 안되는데. 이것참..

밥만 아니면 필요없는데...

나는 추울때도 그냥 자전거 타고 가서 혼자 먹고 오는게 더 좋단 말이다. 

그런거 좀 챙겨주지 말아라 좀.

맨날 얻어타고 다니면서 안태워주기도 머하고, 처신 참 어렵다.


3. 어제 토요일은 내 생일이었다. 

올해부터는 음력생일을 챙겨먹으려 했는데 

그 음력생일은 지난 목요일로, 그날 나는 새벽 3시에 퇴근하면서 보름달이 참 
환한것을 보고 내 생일인줄을 알았다. 

나는 보름달이 정수리 위에 있을때 태어났댔으니까. 



금요일에도 늦게 퇴근했다. 



토요일 아침에 눈을 떴을때 그 마음속의 스산함은 참으로 오랜만에 느낀것으로 

Y와 K로 인해 내 생활이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를 실감할수 있었다. 

청소, 빨레, 설겆이, 세수를 하고 나서 독서를 해보겟다고 읽던 책을 들었다가 

깜빡 잠들었다가 눈을 뜨니 오후 2시.

낮잠잘때는 항상 숨쉬기가 힘들어지다가, 더 이상 숨을 쉴수가 없으면 
헉헉거리면서 깨게 된다. 

나는 내 삶을 오랫동안 낭비하기라도 한것처럼 허둥거리다가 문득 방 한가운데 
서서..

Y와 K에게 마침내 차가 왔다고 드라이브를 제안했다. 

K에게서 째깍 답신이 왔다. 

'고고~'

친구 J도 함께 있다 했다. 

성격이 너무 털털해서 그런가, 둘다 괜찮은데 당췌 남자가 생기질 않는게 
이상하다. 



'네 멋대로 해라'로 꽤 유명해진 호미곶으로 갔다. 

멍청한 손 하나가 바다한가운데 덩그라니 서 있을 뿐, 아무것도 없는 곳이자만 
거기는 묘하게 계속가게된다. 

잠깐동안 주위를 걷다가...곧바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바닷가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구불구불한 해변도로의 언덕배기 쯤에 갑자기 나타나는 식당으로 

잔디밭이며 그 위에 졸고 있는 하얀 지도개나, 쳇바퀴를 돌리는 다람쥐와 
화분에 풍성한 화초들이 인생 머 별거 있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돌아와서는 영화를 보러갔다. 

강동원의 색다른 매력이 물씬하다는 'M' 

어차피 재미없을꺼, 여자애들 눈요기라도 하라고.

정말 재미없드라. 

스타일리스트 이명세 이번에는 망했네.



영화보고 과일소주를 먹었다. 

나이가 들었음을 되새김질하게 만드는 24살짜리 여자애 둘과 마주앉은 자리.

이제 만 서른이다. 



K가 2차를 가잔다. 

그나마 자주 가는 바의 구석진 자리에 둘러 앉았다. 

둘이 화장실 가는줄 알았더니 잠시 후에 케익을 들고 왔다. 

촛불 3개, 태어남을 축하하는 노래까지는 좋은데 역시 폭죽은 민폐다. 

생일을 축하한다는 말에 웬지 부끄럽고 기뻤다. 




서른번째 생일은 그랬다. 



4. 지난주 수요일에는 우격다짐으로 M이 집들이를 했다. 

아직 미혼인 사원들끼리만 모여서 회식을 하고 M의 집을 찾아갔다.

가위바위보게임을 해서 맥주를 마시고, 전기놀이 ㅡ.ㅡ;;;;를 했다. 

안주로 사간 '까망베리치즈'는 그 향기가 명작이어서 M의 집들이를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일대 사건으로 만들어 주었다. 

겉포장을 뜯었을때 누군가는 다른 사람이 독한 방귀를 뀐것으로 착각하여 숨을 
참으며 집밖으로 뛰었고, 속포장을 뜯던 사람은 거의 토가 나왔었다고.

미운사람에게 테러용 무기로 상당히 좋은 아이템이다. 

그날의 주인공은 치즈였다.



그 치즈를 고른 사람은 너였지만 그래도 즐거웠어 M. 

태어나고 가장 즐거운 시간어었어.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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