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zilch (_) 날 짜 (Date): 2007년 10월 1일 월요일 오후 08시 39분 48초 제 목(Title): 개미 라면 며칠 전 있었던 이야기. 같은 회사(다른 부서)의 친구와 오랜만에 구내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친구의 표정이 안 좋길래, 물어 보았더니 요즘의 회사 생활을 힘들어 하는 것 같았다. 나도 올해는 꽤 힘들었었기에, 여러 가지로 위로하려고 했다. 그 중 익명 게시판에서 보고 마음에 들었던 문구를 이야기해 주기도 했다. 뭐였더라, 두보의 시에서 인용한 거였는데.. 여튼 그런 노력에도 여전히 친구의 MP는 0을 달리고 있었다. 그 후에 혹 회사를 떠나면 무엇을 해 먹을 수 있을까 라는 이야기까지 하다가, "내 자신의 능력으로도 편의점 사장은 할만하다고 생각해. 장사가 잘 될지는 미지수지만." 식의 시덥잖은 이야기로 이어져갔다. 나->"세스코 같은 걸 차리는 건 어떨까? 요즘 개미들이 극성인데." 친구->"우리 집엔 없는데, 너네 집에 나오냐?" 나->"말도 마. 불개미가 떼로 나타나는데, 얼마 전에는 라면봉지까지 들어 갔어." 친구->"???" 나->"라면 봉지를 뚫고 들어간 것을 모르고, 라면을 끓였거든. 뚜껑을 열어 보니 뭔가 빨간 양념이 예쁘게 떠 있더라고. 잘 살펴보니.. 불개미.." 친구->"윽.. 그래서?" 나->"버릴 만한 데도 없고, 먹는 걸 버리기도 싫고 해서 개미를 다 건져낸 다음에 먹었어." 친구->(경악) 잠시 후.. 친구->"..너를 보니 그래도 힘이 좀 난다. 그래도 나는 개미를 먹을 만큼 전락하지는 않았다네. 고맙네 친구." (MP가 10만큼 상승했다) 나->"어, 기운을 좀 차렸다니 다행이네. 그럼 오늘도 잘 보내라구." 보내 놓고 나니까, 친구를 기운나게 해서 좋은 것 같긴 한데.. 뭐지? 이 찜찜한 기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