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Papillon ( ich bin's) 날 짜 (Date): 2007년 3월 13일 화요일 오후 06시 29분 55초 제 목(Title): 논문 33장/26일 한 달간 글에만 매달려 있었다. 간혹 기타도 치고 헤어진 여자친구도 만나고 거리를 쏘다니기도 하고 9시간씩 자버린 병신 같은 날도 있었지만 나는 한 달간 글에만 미쳐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방 안을 오갔고 커피가 물리면 홍차를 마셨다. 그리고 홍차가 물리면 다시 커피를 마셨다. 커피는 아무리 마셔도 숙면에 지장이 없었지만 홍차를 마시고 한번 몸이 붕 뜨고 나면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고 잠을 자야 했다. 여기에 홍차가 담겨진 잔이 하나 놓여 있다. 이것이 홍차라는 사실이 단번에 드러난다면 사태는 간단하다. 우리는 호란과 노에인 혹은 아이스테시스와 디아노에인을 통해서 영혼과 홍차의 관계를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홍차의 빛깔이 커피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고 하자. 그래서 홍차와 커피에 대해 알고 있는 누가 이 홍차를 홍차가 아닌 커피로 여긴다고 가정하자. 홍차는 커피로서 비은폐되는 방식을 통하여 오히려 감추어지고 보호된다. 이것은 진리와 비진리의 공속성을 보여 준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사람이 과연 커피에 대해 알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가 홍차를 커피로 여긴 것을 보면 그는 분명 커피에 대해 알고 있다. 커피가 무엇인지 모른면서 커피라고 여길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커피는 실은 홍차이다. 그러므로 그는 커피에 대해 모르고 있다. 그가 커피를 안다면 커피라고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는 커피를 알면서 또한 모르고 있다. >3월 13일< 논문 초안 작성을 기념하며, 딜레마를 남겨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