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jlee ( 제 이 크) 날 짜 (Date): 2004년 12월 3일 금요일 오전 10시 43분 41초 제 목(Title): 소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연합 써클에서 알게 된 여학생이 하나 있었고, 여름 방학 기간에 무슨 연극 같은 거 하며 친하게 되었다. 아니, 난 그 때도 수줍음이 너무 많은 편이었고 워낙 내숭적이라 다른 친구들처럼 별로 친하게 지내지는 못했다. 그러다 학기가 시작되고, 같은 써클 친구들은 벌써 다른 학교 여학생들과 연락도 하고, - 주로 편지.... - 그러는 모양이었다. 난 호감 가던 그 여학생을, 이제 겨울 방학에나 볼 수 있을까 하고 있던 중, 한 친구가 내게 놀려대며 말해주었다. 그 여학생이 실은 내 편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 때 그 설레던 느낌은... - 이문세 노래를 많이 좋아 한다고 들었었다. 당시 조용필 형님 노래만 죽어라 듣던 나는, 친구들이 흥얼거리고 다니던 노래가 <난 아직 모르잖아요>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이문세 노래에 갑자기 지대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 한 시간을 기다렸다. 그 여학생이 다닌다는 성당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약속시간이 지나도 나올 기미가 없었다. 한 시간 하고도 20분이 더 지나, 그만 포기하고 일어섰다. 성당을 나서서 길가로 나오는데, 누가 뒤에서 부른다. "**야, 내가 좀 늦었지?" 아, 이 바보같은 녀석..... 내가 어제 통화하면서 너무 떨려서 네시를 세시로 잘못 들은 거였다..... 그 날, 그 여학생은 이문세의 <소녀>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어제, 아무 생각없이 이문세 정규 앨범 MP3를 다운받다가..... 갑자기 이 노래를 서둘러 들어 보았다. 그 '소녀'는 일 년 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던 나는, 그 사실을 전해 듣고 나서, 한동안 피해 다니기만 했다. 오히려 잘됐다는 심정이었다. 내가 뭘 할 수 있겠는가...... 제대로 작별 인사도 나누지 않았다. 12월 학기말. 그리고 어느 토요일, '그녀'가 떠나던 날이었다. 조용히 아침 자율학습시간에 공부를 하다가,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아니, 엎드려서 펑펑 울기 시작했다. 영문 모르는 짝이 왜 그러냐며 어깨를 쳐 주었다. 그후로 <소녀>, 참 많이도 들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