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acduck (熙月,月影) 날 짜 (Date): 2004년 6월 13일 일요일 오후 03시 56분 53초 제 목(Title): 예쁜여자 그리고 슬픈여자 오규원의 시 중에 ‘한잎의 여자’란 시가 있다.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물푸레 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여자’ 란 싯귀다. 나는 이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라고 했는데 왜 슬플까? 최근에 어떤 사람으로부터 예쁜여잔 슬픈여자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예쁜 여자가 왜 슬퍼요?” 라고 물었더니 “예쁜여잔 나를 안 좋아해주니까요.”라고 했다. 예쁜여자를 보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나는 가끔 서양의 누드화를 보는데 화집에서 보여지는 인체의 아름다움이란...그 근육과 뼈들을 보면서 신은 참 즐거웠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만든 피조물이 그렇게 아름답다니.. 신은 감탄을 하지 않았을까? 날이 더운 요즘 어깨를 드러낸 여자들을 보면 그 동그란 어깨선이 너무 예뻐서 감탄을 하게 되고 신호등 앞에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인들의 종아리 선을 보면 그 근육과 다리의 선이 어쩜 저리 예쁠까 하고 감탄을 하게 된다. 또는 한복을 입은 여인의 고운 선을 보면 또 한번 마음이 흐뭇해진다. 그런데 그 예쁜여자가 슬픈 것이다. 왜냐하면 나를 좋아해주지 않으니까. 그저 바라만 보는 관조의 대상이라면 그렇게 슬플 이유가 있을까. 내가 가지고 싶고 바라는 무엇이 있으니 슬프지 않을까? 내가 참으로 예뻐하는 사람인데 나를 좋아해주지 않는다면 나 역시 슬플 것이다. 그렇지만 내 눈에 보여지는 예쁜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그 생각만 한다면 세상은 너무나 우울한 블루톤일거다. 그래서 난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내가 예뻐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나를 좋아해주지는 않을거니까 그저 예쁘다...사랑한다...는 마음만 가지기로. 그렇게 생각하면 슬픈 일이 없을텐데. 소유에서 슬픔이 생기는건 아닐까? 밤이 들면서 골짜기에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