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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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Leo (November)
날 짜 (Date): 1995년12월02일(토) 19시55분42초 KST
제 목(Title): 하하.. 참으로 오랫만이다..



OpenDiary 보드를 등진지 꽤 오래됐다. 한 반년쯤 됐나?

오래간만에 오니까 감회가 새롭다.. 그동안 쌓인 남의 일기들은 들춰 볼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많고.. 물론, 예전에는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라도

열심히 남의 일기들을 읽었다. 특히 아는 사람들의 일기는, 그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읽었고 적어도 오픈 일기장에 쓴 일기라면 보라고

쓴 일기일 거라는 나름대로의 합리화까지 해가면서 말이다..

하하.. 이젠 그러지 않는다.. 내가 그런 만큼, 다른 사람들도 감추고 싶은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을 테니까. 그걸 내가 세세히 알아 낸다고 해서 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는 지금은 생각하지도 않고, 이젠 다른 사람

들의 고민거리를 짊어질 만한 여력도 없다..

크면 클수록 혼란스러워지는 세계.. 그것들을 수습하면서 하루하루 사는것도

버겁다. 내가 예전부터 노래를 부르던 나의 한계.. 그것이 점점 보이기 시

작하는 것 같았다. 아직 선명하진 못하지만.



이제 나는 퇴보한다..

그동안 발전하고 개선시키고자 노력했던 많은 요소들을, 이젠 한가지만 남기고

모두 내팽개치리라고 마음먹었다..

사람은 어느정도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그래서

난 이제 알았다. 아니, 알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야할 길, 나의 운명, 그

결과 나의 미래까지.

인류의 역사 이래로 수많은 뛰어난 예지와 지성이 밟아 간 길.. 그들의 능력에

infinitesimal partition 에도 못미치는 나의 능력으로 감히 그 길을 따라 가겠

다고.. 그래서 그것을 위해 모든것을 포기하겠다고.. 아하하.. 그러나 후회는

하지 않을거다.. 먼 훗날 잘못 왔다는 생각이 들땐.. 미련없이 떠날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미사여구를 늘어놓은 것으로 보여질 위의 글들..

슬프지만 하는 수 없다. 정말로 오랫동안, 거의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들을

다 바친 끝에 내린 결론을 단지 몇줄의 글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아니,

전달할 필요도 없는 것들..

그런걸 왜 여기다 끄적거리고 있느냐고.. 난 날 안다.. 모든걸 포기한다고

해서 완전히 잊지는 못할 거라고.. 아마 항상 '함께 사는 삶' 에 대한 강한

미련을 남길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쪽에서 쌓이는 불만이 이런 외진 자리

에 몇자 끄적임으로써 풀어지길 바라는 거다.. 또하나의 합리화? 풋..


가야겠다.. 이제 가야할 때가 되었다.

다시 흔히 남들이 말하는 바보가 되기 위해..

그동안 부수려 했던 지난날 쌓아둔 성벽 안쪽으로. 그리고 벽도 새로 고치고.

성문을 굳게 닫아버릴 거다.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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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is for the moment,                                       White Leo
 But an equation is for eternity.  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 and Tech.
                  - A. Einstein                     vector@baram.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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