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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추억이불)
날 짜 (Date): 1995년11월04일(토) 01시43분03초 KST
제 목(Title): 종로를 나갔다.



 종로를 나갔다. 요요마의 티켓이 남았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혼자서는 잘 나가지도 않던 종로를 나갔다. 모처럼 나온 거리
를, 함께 걸을 사람을 잃고서 나온 거리를 오랫만에 걸어보겠
다고 두리번 거리며 다녔다.

 지나가다 보니 장신구를 판다.

 잊으려 생각하며, 오로지 너밖에 없다는 표정의 탈을 쓰고서
만나는 사람보다는 아무래도 잊으려하는 사람에게 어울릴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비록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긴 했지만 볼때마다 어울릴건지 아
니면 어색할지 하는 생각을 하며 지쳐가던 노점상의 앙증맞은
모형들은 그러한 추억이 아니라면 눈길조차 받지 못했겠지.

자주 한쪽의 귀걸이를 잊어버리고선 쌜쭉한 표정을 짓던 모습
과 남은것들로 한쪽씩 하라며 농담만으로 받아넘기던 내 모습
은 이제는 귀걸이 한 쌍 해주지 못하고 보낸일이 못내 아쉬움
으로 남아 한숨을 짓는다.

저곳은 너와 내가 반지를 하기 위해 돌아다녔던 곳 들이고...

무작정 가서 가까스로 입석을 구해 들어가앉아 좌석을 차지하
고서 운이 좋다고 기뻐하며 봤던 크리스마스 이브의 나쁜피를
하던 극장은 중경삼림과 사랑에관한 짧은 필름을 돌리고 있다.

가끔은 다른 추억도 나타난다.

지나치다 보니 두 부부가 싸움을 하고 있다. 무슨 이야기인지
듣고 싶지도 않아 휘파람을 불며 지나쳐 버렸다. 한때는 우린
왜 싸우지 않는걸까? 하며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었는데.
영화시간을 기다리며 먹던 한치회덮밥집은 여전히 있더라. 결
국 난 그곳까지가서 도시 속의 인디언이라는 프랑스 코미디를
보고서 웃고 나왔다.

집에 돌아오는 전철을 몇호선을 탈까 고민하면서 한번 지하철 
타면 갈수있는곳을 어떻게 하면 버스로 갈수 있을까 고민했던
모습들도 떠오른다. 왜 그렇게 좌석을 고집했었을까?

미어터지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라고 느낄때마다 난 너에게 정
말 미안함을 느낀다.

시계가 멎어 버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미안함을 느끼게 되다니

이제는 추억의 어깨에 손을 얹고서 종로를 나가게 되겠지. 그
렇게 걷다가 추억과 키스를 하고 차를 태워보낼거야.

차를 태워보냈음에도 여전히 내곁에서 팔짱을 끼고 집까지 따
라오는 추억에 쓴웃음을 지을수 밖에 없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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