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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realman (~기차여행~�x)
날 짜 (Date): 1995년08월25일(금) 11시32분53초 KDT
제 목(Title): 나...



  긴 터널 속을 지나고 있다. 어디서 어디쯤 들어 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아빠와 엄마가 날 만드신 그 순간부터 일 것이다. 난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다. 

그리고 대답없는 울음을 터뜨리며 지금껏 살아왔다. 서울대학교. 지금 내가 있는 

곳이다. 긴 터널의 어느 자락쯤인지 알 길이 없지만 터널 안을 비추던 조명등도 

꺼져가는 듯하다. 어두워 간다. 주위에 아무도 없었음 좋겠다. 아니 따뜻한 가슴을 

가진 녀석이 한 놈쯤 있으면 무지 기쁘겠다. 나는 매일 누군가를 부르며 살고 있다. 

몸서리치게 외로운 날이면 그 부름은 비명이 되고, 그 소리마저 사라져 버릴 때까지 

내 목은 쉬지 않는다. 두 번 다시 말을 못해도 좋다. 그저 그 순간만이라도 창자 

속에 낀 불안까지 뱉아버리고 싶다. 씨꺼먼 매연에 찌든 허파를 뒤집어 내어 보고 

싶다.


  그립다. 하지만 난 그럴 자격이 없는지도 모른다. 난 과연 누구의 친구인가?  

그렇다. 난 누굴 우정이란 이름으로 매어 놓으려고만 했지 그 이름으로 
억매이려고는 

하지 않았다. 난 바랬다. 진정한 친구를 !    


  그러나 그것이 위선이라니. 내 자신이 저주스럽다. 그리고 나를 저주하는 내 
자신이

비겁해 보인다. 많은 것을 미루어 왔다. 그런데 앞으로 또 얼마를 미뤄야 
하는지...... 

삶 자체가 연기의 연속이라면 난 옳은 삶을 사는 걸까?  미움도 증오도 없다. 단지 

싫다. 이유도 없다. 세상은 아름답다고 노래했던 나였던가?  왜? 모르겠다. 그땐 

정말 내 자신이 아름다웠다. 그런데 지금 삶이 왜 이렇게 무의미해 보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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