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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MoMo (할리의연인�€)
날 짜 (Date): 1995년10월16일(월) 22시24분58초 KST
제 목(Title): 포근한 걸음



어느날....


시내버스 뒷좌석 구석을 또 즐겨 앉았다.

오후 3시쯤 이였을까.

급한 마음으로 서둘러 버스에서 내렸다.

고개를 드니 이런..

한정거장을 미리 내려 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런 한숨도 잠시..

내 시야에 길게 펼쳐진 풍경들...

하얀 화지에 다고 싶었다.

부드럽게 스케치를 하고 그 위에 가볍게 색을 얹어서...


도로의 차들마저 한가로웠다.

길게 늘어선 플라타너스 가로수들..

어쩜 한그루 한그루 마다 각기 다른 가을색을 담고 있던지.

아마 그 색을 내려면 빠렛트의 면이 많이 버려지 겠지.....


보도블럭은 언제 새 포장을 했던지..

짙은 색을 띄고 있었고..

아침절에 간간이 내려진 가을비 탓에

뒹굴어 다니던 낙엽들은 모두 보도블럭 위에

촉촉하게 밀착되어 있어 바람이 불어도 흔들림이 없었다...


개어가는 하늘을 위로하고

한가롭고 포근한 바람들과

감사한 마음으로 그 길을 걸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옵소서....


난 그 나른한 오후에

그 낙엽을 사뿐히 즈려 밟고 있었던 것이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나와 함께 산책을 했던 날이였다.







Mo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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