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WU ] in KIDS 글 쓴 이(By): pacino (난대 부다) 날 짜 (Date): 1999년 3월 13일 토요일 오후 04시 37분 26초 제 목(Title): 158번 아까 역시나 예상대로 시험 조지고 맘도 심난하여 혼자 맥주 마시면서 숙제한답시고 앉아있다가 한인방송을 보는데 무슨 드라마를 하고 있었다. 일요베스트 비슷무리한 드라마 같았는데,158번 버스가 서는 장면이 나왔다. 옛날에 집에 갈때 자주 타고 가던 버스. 하지만 사실 좋은 기억은 별로 없다. 아주 어렸을 때 탔었고, 대학시절 타고 다니던 버스긴 하지만... 왠지 내겐 좋은 기억보다는 아버지하고 싸우고 속썩이고 하던 기억만 나게 하는 버스다. 내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버스는 152번 153번...내가 녹번동에 살던 시절의 버스다. 그땐 내가 국민학교,중학교,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살던 곳이다. 갑갑할때면 자전거를 몰고나가 동네 구석구석을 이잡듯이 돌아다니고 밤늦게 차도 다니지 않는 길을 혼자 저벅저벅 걸어서 집에 오기도 했고 가끔 동네불량배들한테 잡혀서 100원짜리나 500원짜리, 비살 땐 1000원짜리도 뜯기고 ... 그리고 내 첫사랑을 만난 곳이기도 하다. 정말 사람살기 좋은 동네였는데...조용하고...사람들 순하고... 도원극장 앞에서 내리면 과일가게가 하나 있는데 아줌마가 가끔씩은 사과 같은거 사면 그냥 몇개 더 주시기도 했고... 사실 알고보면 별거 아닐수도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웃음도 나오고 가슴이 따뜻해진다. 지금 맥주를 여섯병째 마시고 있다. 미셀럽을 마시는데 이건 절대적으로 차게해서 마셔야 할 것 같다. 어젠 미지근하게 마셨는데 생선 비린내비슷하게 나더니 하루정도 냉장고에 넣어놓고 오늘 마시니 계속 들어가는 중이다. 역시 술기운에 글을 쓰면 글의 논점이 갑자기 뒤죽박죽이 된다. 하지만 가끔은 논리정연한 글보다는 이런 글이 더 좋다. 마음으로 쓰는 글이니까... 훈열아... 페이퍼 잘써라. 네 글보구 한참 웃었다. 맨날 너랑 같이 밥먹구 책상위에 뻗어 버린 네모습이 떠올라서... ^^ 나 혹시나 영국가면 피쉬앤칩스 맛있게 잘하는 집에 데려가줘. 크림넣은 티랑 먹게... 모두들 술마시면 조용히 잡시다.저처럼 헛소리하지 마시고... ^^; 그나저나 한인학생회 홈페이지 게시판은 계속 썰렁하네요. 시험도 조져가며 만들었구만... 삶이란게 그렇지...에휴... Success is a journey...Not a destin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