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By): phase (강 윤 석) 날 짜 (Date): 1993년02월15일(월) 17시18분37초 KST 제 목(Title): Fusion (I) Jazz Up 93년도 1월호에 실린 내용을 중심으로 Fusion Jazz 곡 소개 를 하려합니다. 'Fusion'이란 원래 'Jazz Rock Fusion'의 줄임말로, 출발 당시는 말 그대로 Jazz와 Rock을 융합한 음악으로만 간주되었는데, 이러한 형태 의 Fusion은 Crossover라는 장르를 불문하는 시대를 맞아 음악적 구성 이 보다 복잡, 다양해지게 되었고, 90년대에는 Contemporary Jazz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jazz의 이디엄과는 더욱 멀어진 대중화된 음악으로 변모되었다. 다양한 리듬 패턴의 흡수, 세계 민속 음악과의 결합, 팝 음악에의 공감 등, 지난 20여년간 Fusion이란 음악이 해내온 과정을 살펴볼 때, 현재의 Fusion이란 의미는 출발 당시와는 현저한 차이가 있음이 분명 하고 그 허용 범위는 너무나 광범위해져 있다. Fusion에 관심을 가져보고자하는 여러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재즈의 본질을 이루는 여러가지 요소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 '즉 흥 연주'와 '스윙감'이란 것을 고려해 볼 때, Fusion은 그것과는 약간 의 거리감이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들께서 Jazz라는 이미지로 포착해서 Fusion을 이해하려고 한다면 많은 시행착 오를 겪게 될 것이다. 그래서 국내에 번역, 출판되어 있는 여러 종류 의 Jazz 역사책을 구입해서 Fusion이란 음악이 탄생하게 된 필연성을 충분히 확인한 후 접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60년대의 역사적 상황 - Jazz에 있어서 - 과 Miles Davis를 정점으로 한 Fusion의 탄생에 대한 설명은 역사책이 아니더라도 레코 드 해설지 미치 그 밖의 각종 비매품 잡지에도 자주 소개되고 있으니, 그러한 상황 판단은 쉽게 해결되리라 본다.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 고, 하나의 통설로 정의할 수 있는 이 혼란스러운(?) 음악에 대한 이 해의 폭을 넓혀가기로 하자. 이 글에서는 음악을 많이 접해 보지 못한 분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 는 음반을 두 부류 (특히 vocal이 가미된 음반을 위주)로 나누어 추천 해 보겠는데, 하나는 라틴 음악과 결합한 Fusion이고, 다른 하나는 성 인 취향의 부담없고, 듣기에 편한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R & B, Funky 를 바탕으로 한 Adult Contemporary이다. [1] 라틴 음악과 결합한 Fusion Jazz가 민속 음악을 도입한 최초의 작업으로는 40년대로 거슬러 올 라가게 되는데, trumpet 주자 Dizzy Gillespie가 자신의 밴드에 콩가 타악기 주자를 기용함으로써 아프로큐반 스타일을 시도한 것이 최초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후 피아니스트 George Shearing이 자신의 밴드에 라틴 퍼커션과 라틴풍의 베이스 라인을 창안한 Al McKibone을 참여시켜 라틴과 비밥 을 성공적으로 접합시켰다. 라틴 음악의 접합을 시도하여 가장 크게 성공을 거둔 사람은 색서폰 주자 Stan Getz로, 그는 60년대 초에 Charlie Byrd, Asturo Gilberto, Antonio Carlos Jobim 등과 협연하여 Bossa Nova 풍의 음악을 이끌어내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 후 7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많은 뮤지션들이 라틴 음악을 적절히 가미시켜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현재에까지도 계속 그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 대표적 음반 (1) Chick Corea & Return To Forever (RTF) <Ruturn To Forever> <Light As A Feather> Fusion Scene에 있어 라틴 음악을 도입한 최초의 밴드라 할 수 있는 RTF의 초기 두 작품으로, Chick Corea의 상큼하고 강렬한 attack의 라인 프레이즈를 접할 수 있는 음반이다. 특히 브라질 출 신의 드러머 Airto Moreira의 삼바 리듬이 Corea의 라틴에 대한 열 정을 더욱 고조시켜주고 있고, Moreira의 부인인 보칼리스트 Flora Purim의 호소력 짙은 보칼이 좀 더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비슷한 시기에 탄생한 그룹 Weather Report도 콩가 주자를 두었 지만 RTF만큼 라틴화된 음악을 선보이진 않았다. (2) Wayne Shorter <Native Dancer> Weather Report의 리더이자 색서폰 주자 Shorter가 독자적으로 라틴 음악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 작품이다. 이 앨범을 통해 그는 브라질 출신의 보칼리스트이자 작곡가인 Milton Nascimento를 기용 하여 부드럽고 감미로운 삼바 음악의 원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3) Pat Metheny <The First Circle> <Still Live Talking> <Letter From Home> 가장 지성적인 기타리스트 Metheny는 84년 발표한 <The First Circle>에서 Pedro Aznal이라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보칼리스트이자 기타, 타악기를 연주하는 다재다능한 뮤지션을 기용, 라틴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와 유사한 앨범인 87년작 <Still Life Talking>에서는 브라질 출신의 타악기 주자 겸 보칼리스트인 Armando Marsal을 가담시켜 Metheny만의 독특한 활력이 생생히 살아 있는 걸작을 탄생시켰고, 90년대에 발표한 <Letter From Home>에서 는 Aznal과 Marsal을 모두 기용하여 그의 라틴에 대한 열정을 결산 하기에 이르렀다. (4) Lee Ritenour <Rio> <Festival> 82년에 창립된 미래의 Fusion을 지향하는 레이블인 GRP의 많은 뮤지션이 라틴 음악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는데, 가장 선두에 나선 뮤지션은 바로 Lee Ritenour이다. 특히 GRP의 탄생과 함께 재발매된 <Rio>는 그의 음악적 재능이 집약된 듯한 좋은 작품으로, 브라질의 자연을 연상시키는 포근한 무 드감이 어쿠스틱 기타에 실려 생생히 느껴져 오는 아름다움으로 가 득 채워져 있다. 88년에 발매된 <Festival>도 <Rio>의 연장선 상에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5) Dave Grusin & Lee Ritenour <Harlequin> Ritenour의 오랜 파트너인 Dave Grusin과 합심해서 발표한 작품 으로 그들에게 그래미상의 영광을 가져다 준 작품이다. 당시 브라 질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곡가이자 보칼, 피아노를 연주하는 Ivan Lins의 참여로, Ritenour와 Grusin의 라틴에 대한 관심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다. 세련되고 깔끔한 사운드의 라틴 음악을 접할 수 있 다. (6) Al Di Meola <Tirami Su> Metheny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기타리스트 Al Di Meola의 라틴 열정이 담겨있는 음반으로, 그에게는 무척 실험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 작품이다. 레코딩에서 그는 브라질 출신의 젊은 연주인들을 기용하여 라틴 음악을 기초로 한 새로운 음악적 길 을 제시하고 있다. (7) Egberto Gismonti <Sol Do Meio Dia> 앞에서 언급했던 음반들과는 성격을 조금 달리하는 작품으로, 라틴적이라기보다는 브라질 토속적 색채 자체를 보여주는 명작이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음악가 Gismonti는 재즈 뮤지션이라기보다 민속 음악가로 평가됨이 더욱 정확한 것 같은데, 그의 전공은 8줄 기타이 고 작곡과 피아노에도 능숙하다. 78년에 발표된 본 앨범은 Ralph Tower, Jan Garbarek, Nana Vasconcelos 등 권위있는 뮤지션들과 협연한 작품으로, 그가 브라질 의 원시림 속에서 살아가면서 느낀 자연 현상, 원주민들의 삶들을 그린 것이다. 이상으로 많은 라틴화된 Fusion 음반 중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음반을 몇 장 선정해 보았는데, 그 중 대부분이 자신들의 앨 범에 라틴 출신의 뮤지션을 기용해서 그 느낌을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 하려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들 음반은 보칼을 기용하고 있 다는 점에서 여러분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2] Adult Contemporary Adult Contemporary라는 용어는 미국의 음악 차트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Fusion에 포함되는 음악이지만 정제된 멜로디와 리듬 패턴을 가진 고급화된 성인 취향의 음악을 일컫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팝 적인 성향이 짙은 만큼 여러분들도 처음 들었을 때 거부감을 전혀 느 끼지 않을 것이란 생각으로 몇 장의 앨범을 추천해 본다. (1) George Benson <Breezin'> 너무나도 잘 알려진 앨범이다. 발매되자마자 200만장이 넘게 판매되었고, 싱글 'This Masquerade'는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등 70 년대의 재즈 레코드 중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다. George Benson은 이전 스타일에서 과감히 탈피, 팝적인 필링이 강하며 보칼까지 맡는 등, 대중에게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 주었다. (2) Grover Washington Jr. <Winelight> Breezin과 함께 가장 인기있는 작품인 본 앨범은, 특히 Bill Withers가 노래한 'Just The Two Of Us'의 히트로 유명해졌다. Steve Gadd (Dr.), Marcus Miller (B) 의 짜임새 있는 리듬 섹션과, Grover의 감칠맛 나는 색서폰이 우아한 조화를 이루는 이 앨범은 Fusion의 미학이라 할 수 있는 도회적이고 세련된 사운드의 극치를 만끽할 수 있다. (3) David Sanborn <Close-Up> 우리에게 항상 즐거움을 선사하는 생동하는 색서폰 주자 Sanborn의 88년작으로 R & B, Funky를 바탕으로 한, 현대를 살아가 는 도시인의 삶을 묘사한 멋진 작품이다. 연주에 모든 것을 거는 Sanborn의 솔직 담백함은 여러분들의 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이 고, 또한 베이시스트 Marcus Miller의 경쾌한 쵸퍼가 새로운 에너지 를 공급해 줄 것이다. (4) Kevin Eubanks <The Searcher> 국내에서는 큰 지명도가 없지만, 음악성과 테크닉을 겸비한 실 력파 기타리스트로, GRP에서 발표된 두번째 작품이다. 어쿠스틱 기 타를 주로 사용하여 서정적인 필링을 강조하면서도 Jazz적인 맛을 잃지 않고 있는 본 앨범은 너무나 팝적 - 상업화 - 으로 변해가는 Fusion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주고 있는 듯하다. (5) Earl Klugh <Wishful Thinking> 나일론 기타줄에 멜로디 중심의 연주로 일관하는 서정적인 기타 리스트인 그의 84년도 작으로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앨범 이다. 부담없이 듣기에 가장 적합한 아티스트라면 바로 Earl Klugh 가 아닐까 ! 그의 앨범 중에 <Soda Fountain Shuffle>, <Life Stories>도 권할만한 작품이다. (6) Bob James & David Sanborn <Double Vision> 편곡 솜씨가 일품인 깔끔한 피아니스트 Bob James가 Sanborn과 함께 발표한 작품으로, 소울 보칼리스트 Al Jarreau가 참가하여 더 욱 빛이 나는 앨범이다. Bob James의 연주는 경직되지 않고 항상 선율적이어서 누구나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이 앨범은 연주도 잘 되었지만 곡 자체의 완성도가 뛰어난 것이 초 심자를 위한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7) Larry Carlton <Alone/But Never Alone> 70년대를 대표했던 Fusion 밴드 Crusaders 출신의 기타리스트인 Larry Carlton이 전곡을 어쿠스틱 기타로 연주한 작품으로, 과거의 Rock적인 성향을 많이 탈피한 고급스런 선율이 고향의 그리움을 자아 내게 하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Larry의 음악 역시 멜로디 중심이어서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 으리라 생각한다. 이상으로 Contemporary Jazz를 대표하면서 가장 대중편에 가까이 서 있는 뮤지션들인 George Benson, Grover Washington Jr., Bob James, David Sanborn, Larry Carlton, Earl Klugh, Kevin Eubanks 의 앨범을 선정해 보았다. 이들의 작품은 위에서 소개된 음반외에도 모든 앨범 들이 Jazz 입문자용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주위에서 구할 수 있 으면 망설일 필요없이 어떠한 앨범이라도 한번 들어보길 권한다. 그 리고 이들 외에도 보칼리스트인 Michael Franks의 <Sleeping Gypsy>, <Burchfield Nines>, R & B 색서폰 주자인 Najee의 <Najee's Theme>, <Tokyo Blue>, Chuck Mangione의 <Feels So Good>, <Fun And Games>, <Children Of Sanchez>, Jean Luc Ponty의 일련의 음반들, 그리고 최 근의 Kenny G의 음반들이 Fusion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음반 이니, 이들의 음악을 많이 듣고 그 리듬과 멜로디에 대해 빨리 익숙해 지길 바란다. phase 강 윤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