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By): DALHO (달 호) 날 짜 (Date): 1993년02월14일(일) 12시34분10초 KST 제 목(Title): 그대를 위한 명곡, 명연주, 명반...[2] Bach! Sonatas and Partitas for Solo Violin! 인류 음악의 유구한 역사속에 우뚝 솟은 금자탑! 달호가 이 위대한 예술을 처음으로 만난 것은 그러니까 지금으로 부터 어언 10년전인 83년도 어느 봄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 이 달호는 한창 물이오른 대학교 freshman이었고, 아무도 못 말리는 고삐 풀린 발바리 그 자체였지... 그러던 내가 우연히 들른 곳이 학교 도서관 안에 있는 [음향도서실]... 서른 평 남짓한 그리 좁지도 넓지도 않은 트인 공간, 동쪽과 남쪽으로 향한 창들을 통하여 초봄의 눈부신 아침 햇살이 사정없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어. (이 곳이 그후 4년동안, 달호의 대학 생활의 추억과 회한의 본거지가 되었지.) 아무턴 바로 그 순간 그 방의 네 모퉁이에 있는 스피커에서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던 음악이,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바로 바하의 무반주 바이얼린 소나타 2번 중의 Fuga 였다. 그 짧은 순간 내 귀를 두드린 그 기막힌 소리에 나는 완전히 멍하니 취해 버렸던 것이지. [아! 바로 이 맛이야!] [세상에는 이런 음악도 있었구나!]... 바로 방안의 가운데 쯤에 있던 책상에 주저 앉아서 그 소리를 정신없이 더듬어 나갔던 것이지. 잠시도 쉴틈을 주지 않고 몰아치는 숨막히는 격정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서 달호를 바하로 만들었고, 바하를 달호의 육신으로 환생 할수 있게 하였던 거야. 이윽고 그 음악은 그쳤고, 나는 음향 도서관을 관리하시던 사서 아주머니(?)를 졸라서 그 음악을 다시 듯게 해달라고 졸랐지. 인심 좋은 그분은 그후 두시간여 동안 바하의 바이얼린 파르티타와 소나타 전곡을 틀어 주셨던 거야. 그 것들은 바하 작품번호 (BWV) 1001 에서 1006까지로 세곡의 소나타와 세곡의 파르티타들 이지. 소나타와 달리 파르티타는 좀더 자유로운 형식의 일종의 춤곡이라고 하는데 그런건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야. 그리고 내 생각에는 말이야, 이곡들을 개별적으로 이부분은 이렇고, 요부분은 이래서 좋고, 저부분은 이런 느낌이야.. 식의 코멘트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그냥 두시간 넘게 계속되는현의 소리에 인간의 기쁨, 슬픔, 분노 그리고 사랑 이런 모든 감정이 한테 어우러져 용해되어 있는것이지. 바하가 이세상에 단지 이 여섯곡 만 남겼다고 하더라도, 그의 이름은 길이길이 악성으로 칭송되었을 거야. 그 당시 내가 들었던 연주는 Heifetz의 녹음이었는데, 이것이 바로 명연중의 명연주이고 명반중의 명반임을 나는 한참후에 Itzhak Perlman의 얌전한 연주를 듣고 알게되었어. 그렇다고 뭐 Perlman의 연주가 형편 없다는 것은 아니야. 그의 연주도 훌륭하지만 Heifetz의 살아서 용솟음치는 격정이 Perlman에게서는 좀 약하다는 것이지.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 Heifetz의 녹음이 너무 오래되서 음질이 별로 좋지 않은 점이 안타까울 뿐이야. 그래서 말인데, 독일 사람 Nathan Milstein이라는 바이얼리니스트의 75년도 녹음이 (이것도 약간 오래되긴 했지만) 음질도 양호하고, 거의 Heifetz버금 간다고 하면 서운하다는 것 아니겠어. 그는 대중적인 인기도는 약간 떨어지지만 거의 바하의 여섯 편의 무반주 바이얼린 곡을 연주하기 위해 이세상에 태어난 사람인것 같아. Deutsche Gramophone에서 나온 더블CD를 구할 수 있을 꺼야. 발바리 ... 달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