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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 adelaid (김석경)
Date   : Thu Jun 11 23:36:33 1992
Subject: 중간까지만 듣는 곡 ..�--˛�


제 친구중에 Flute 을 부는 친구가 있읍니다..............
전공은 전자공학인데 취미로 음악을 좋아하죠.............

언젠가  친구가 Mozart 의 Flute Concerto No.2 in D, K.314 를
저에게 테입으로 준 적이 있어요............................
그 테입에는 이런쪽지가 끼워져 있었읍니다..............

  " 특히 2악장 은 나로하여금 그 깊은 아름다움을 감래해 내지
    못하고 그만 중간에 스위치를 꺼버리게 할정도이다........
    굳이 현상적인 예를 들자면, 커피한잔을 하고나서의 두근거림
    이라고나 할까........... "

뭐 그런 내용이었죠/////////////

근데,
지가 워낙 플룻이나 클라리넷 곡들은 별로 안 좋아하걸랑요~~~~~

그래두,
하두 친구가 너무나너무나 감명받은 곡이라길래.......
고마운 마음에 받아왓는데............

처음 듣던 날은,
한 2악장 중간쯤 듣다가 잠이 들어버렸어요..............

그 다음은 큰 맘 먹구 다 들어보려구 했는데,
2악장 중간쯤 듣구 있을, 엄마가 큰 소리로 
 " 사랑이 뭐길래  지금 막 시작했당~~~~~~~~~~~~~~~ "
그러셔서 듣다 말았읍니다..................

그래서.
오기가 생겨서 끝까지 듣겠다는 당찬 각오로,
워크맨에 이 테입을 끼워서 아침에 들으면서 갔죠...........
근데..............으이구........
그날 충전을 안 시키고 그냥 나갔더니.............
기막히게도 2악장 중간쯤에 안 돌아가지 뭡니까??????????????

의지의 한국인 아델라이데...................................

그날 밤!
기필코 끝까지 들어보겠다는 신념에 불타서
방문을 걸어잠그고 불을 끄고 좀 으시시한 분위기에서 듣기시작죠.

음.........
절제된 열정같은 풀룻의 선율은 정말 오싹할 정도로 멋있었어요....
눈물이 나오더군요.................
(아이구.내 팔자야~~~~~~~~~~~ 뭐 이런 눈물은 아니고...........)
눈에 뭐가 들어갔나??

근데.............
정말.
2악장을 듣다가 제 손으로 스위치를 껐읍니다..............
그리구,
불꺼진 방안에서 침묵을 느끼며 한참을 있었읍니다............

제 친구의 말처럼 그 깊은 아름다움을 감래할수 없어서.........


      푸른 내일을 위해 �˛---------�
     �--------� 아델라이데 석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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