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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 phase (강 윤 석)
Date   : Fri Nov 20 19:03:26 1992
Subject: Beethoven.. Piano Sonatas..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Music board가 왜 필요할까..
예를 들어 '대중매체 monitoring' 같은 board가 있을 경우, 충분히 그 board의 목적
을 달성할 수 있는 데 비해서.. '음악'은 '귀로 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극히 제한된 '언어'로 음악을 표현한다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인 것도 같고..

  하긴, 좋은 곡을 추천해 줄 수 있다든지.. 모르는 것을 묻고 답해 줄 수 있다는 점
( 혹 이 밖에 다른 좋은 점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 으로도 Music board의
의의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베에토벤의 3대 피아노 소나타에 대해서 좀 써 볼까 합니다.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이 다르다는 것은 아실테고.. ( 혹 모르는 분은 고등학교 음악책을 보시든지
아니면 clotho 한테 물어보세요.. :) )  소나타 곡을 피아노로 연주할 경우
'피아노 소나타'라고 하고, '바이올린 소나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바이올린과
피아노로 연주됩니다.. ( 작곡자에 따라서 어느 악기에 비중을 더 둘 수도 있지요 )

  소나타 형식의 완성자라고 불리우는 하이든의 경우, 그의 기악곡의 반 정도에
해당하는 소나타를 작곡했고, 모짜르트는 90곡이 넘는 소나타를 썼다고 합니다.
베에토벤도 기악곡의 반수에 해당하는 55곡의 소나타를 작곡했습니다. ( 피아노
소나타는 그 중 32개 )

  베에토벤의 많은 피아노 소나타 중에서 가장 사랑받고, 많이 알려진 것이
'3대 피아노 소나타' 일 것입니다. 3대 피아노 소나타라고 하면..

        8번 c 단조 Op.13 <비창>
        14번 c# 단조 Op.27-2 <월광>
        23번 f 단조 Op.57 <열정>

을 말합니다.

  이 세 작품중에서, 베에토벤 자신에 의해 제목이 붙여진 작품은 <비창> 하나
뿐이고, <월광>은 비평가가 이 작품의 1악장을 가리켜 스위스 르쩨른 호반의
달빛이 물결에 흔들리는 조각배와 같다고 비유한데서 생긴 제목이고, <열정>의
경우, 그 당시 출판상이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비창>은 그의 초기 피아노 소나타를 대표할 수 있는 걸작이라고들 합니다.
1악장에 넘쳐 흐르는 장중하고 비장한 정서는 필설로 다 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합니다.

  <월광>은 그의 나이 31세 때, 그에게 피아노를 배운 제자 중에 한 사람인
줄리에타 구이치아르디(Giulietta Guicciardi)와의 뜨거운 사랑을 하던 기간에
작곡된 곡입니다. 그녀는 베에토벤의 영원한 연인중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곡의 1악장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열정>은 그의 창작 의욕이 가장 왕성했던 1806년(36세) 경의 작품이며,
그의 중기 작품중에서 최고봉에 속한다고 합니다. 이 곡은 내용에 있어서나
형식에 있어서 그 때까지 볼 수 없었던 자유롭고 심각한 표현, 남성적이고
격렬한 정열이 넘치고 있습니다.

  음.. 밤에 기숙사에서 음악을 틀어 놓고 자기가 쉽지 않습니다. 크게 틀면
우선 옆방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테고.. Beat가 심한 곡을 틀면, 우선 제 
room mate가 잠을 못자고 이리저리 뒤척거려서 미안하거든요.. ( 하긴 그런 곡
을 들으면 저도 잠 못자는 건 마찬가지지만.. ) 

  한 학기 경험으로 미루어 볼때.. 잘 때 틀어도 크게 지장이 없는 앨범이 몇몇
있는데.. 물론 베에토벤의 피아노 소나타가 그 중의 한가지..

  이 곡들은 너무나도 유명한 것들이어서, 피아니스트 치고 앨범을 안 내놓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그 중에서도 명반으로 꼽히는 것을 몇 개 들면..

        박하우스/Decca/1959
        아쉬케나지/Decca/1977-80
        켐프/DG/1965

  아쉬케나지는 제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입니다. 그의 연주는
때로는 힘이 넘쳐 흐르고, 때로는 다듬어진 음색이 돋보입니다. 박하우스나
켐프 것도 괜찮은 것 같고.. 제가 듣기엔 바렌보임의 연주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해서 별로 마음에 안 들었어요.

  참, 생각난 김에 한마디 더.. 요즘에는 DG,Decca,Philips label을 성음에서
-정확하게는 한국폴리그램에서- 직접 생산해서 팔더군요. 뒷면에 한글로 곡목이
씌여있고, Booklet도 한글로 되어 있는 것까지는 좋은데.. 왜 가격은 그대로죠??
독일이나 미국에서 만든 것을 수입할 때에 비하면, 적어도 운송비는 덜 들텐데..


phase 강 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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