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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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5년01월26일(목) 07시37분52초 KST
제 목(Title): 지휘자...저의 경험으로는...



저의 일천한 경험 속에서도 제가 감히 마주 볼 수 없을 만큼 훌륭하신 지휘자를 꽤나

모셨지요. 


1. 지금 음악원에 계신 정치용님

우리나라 최고의 정통파 지휘자같은데... 정치용님의 대학원 시절(83년)에 한 번,

재작년에 한 번 같이 연주했어요. 난잡스러운 상황에서 핵심을 뽑아내시는 기술이 

일품이죠. 그렇게 요란스럽지 않은 지휘를 하시기에 있는 듯 없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만 강약 완급의 조절이나 악기의 균형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신 걸 느낄 

수 있고 B급 오케스트라를 연습시키시는 역량은 누구 못지 않으신 것같음...

(staire가 있던 오케스트라는 D급???)


2. 서울대 교수 임헌정님

정치용님이 유진 오먼디 스타일이라면 임헌정님은 스토콥스키나 번스타인 분위기...

음악세계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지휘 스타일이 그렇다는 뜻이에요.

말을 많이 안 하시는 대신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눈에 쏙쏙 들어오는 손동작과 표정

연기(?)가 인상적이었고 얼굴만 보면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었음...

그분에게서 들은 말이라곤 'Oh no...', 'More...more deep...', 'Bravo!' 등등 

몇 가지 안돼요. 그래도 그분이 손대신 다음에는 음악에 활기가 돌았지요.


3. 청소년 교향악단의 박은성님

솔직이 잘 모르겠음... 말씀을 많이 하시는 반면에 연습은 재미 없고 잘 전달도 

안 되는 편... '이 부분 열심히해요.다음번엔 제대로 되기를 아멘으로 기도합시다.'

이런 정도...


4. 광주 시향의 금노상님

87년, 91년 두 번을 했는데 87년은 드보르작 8번, 91년엔 드보르작 9번... 스스로도

'난 드보르작밖에 몰라...' 하시지만 다른 연주에 비해 이분의 드보르작은 뛰어나게

맛깔스러워요. 스코어를 철저히 암기하시고 (R. 시트라우스가 암기 안 하고 연주하다

악보를 엎어서 망신한 적이 있죠...) 템포의 조절이 뛰어나요. 이 분이 지휘하실 

때의 드보르작은 다른 사람이 지휘할 때와 확연히 다른데 악보 이면의 '그 무엇'을

집어내시는 점에서 비범하시지요. 대신 연주자들의 악보는 새까맣게 뭘 적어넣어야

하는 문제점이 있지만요. 이 분이 지휘하시는 브루크너를 들어보고 싶어요.


결론 : 지휘자는 음악을 만드는 데에 상당 부분 참여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의도를 

연주자에게 전달하는 방법에서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KBS의 방영호님(바이올린 

부수석)에 따르면 정명훈씨는 얼굴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지금 KBS의 상임 지휘자 오트마 마가는 한국말은 잘 못하지만 외국어 실력이 

뛰어나서 미국 유학한 단원에게는 영어로, 이태리 유학파는 이태리어로, 그밖에 

독어 불어 스페인어등으로 단원들에게 자기의 해석을 철저히 납득시킨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정리된 음악이 되지 않고 더우기 지휘자의 '색깔'을 펼쳐

보이기는 불가능하겠지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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