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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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greenie (푸르니)
날 짜 (Date): 2007년 10월  2일 화요일 오후 12시 51분 01초
제 목(Title): Re: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2


1악장.

 시작은 나쁘지 않았으나 악기들이 덧붙여질 수록 노무현의 쌍꺼풀처럼 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게 애간장을 녹여야 하는 4분 30초 

언저리에서 이미 심해져버려 애틋한 분위기는 고사하고 (심한 비교지만)

미디를 틀어놓은 듯한 연주가 되어서 집중이 힘들어지기 시작... 다행히(?)

그정도 수준에서 악장 마침. (그리고 보니 미디였다면 악기들 싱크는 칼같이

정확했겠군요.)

 스타인웨이 피아노가 고음대비 저음이 강해서 좀 놀랐습니다. 관람각도상(?) 

그럴 수도 있었겠네요 (정중앙의 피아노에서 좌측 45도/15미터쯤 자리). 소리는 

모나지 않게 바삭바삭했고, 연주자 음량은 좀 (많이) 아쉬웠습니다. 

너무 쉽게 묻혀버리더군요.



2악장.

 숨을 고르는 타이밍이 있어선지 처음엔 1악장의 어색함이 아다지오로 

펼쳐지다가 점점 자리를 잡음. 그러나 평이하게 진행... 정말 별 기억에

남는 부분이 없었음. 어색 -> 평이의 전환은 성공.

 안 평이했던 부분: 잔잔한 아르페지오 부분은 또각또각 색깔있게 연주함.

연주자 특성 + 피아노 특징으로 생각됩니다. 듣는 도중 '또각또각'이란 단어가

떠올라 잠시 집중력 흐트러짐. 해장국집 깍뚜기 씹는 음색이었습니다.


3악장.

 그날 타악기 연주자들의 컨디션이 좋았는지 타악기만 착착 감김. 모두 달려~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음악이 좀 살아났지요. 피아노도 적당히 묻혀가면서;;;

흥겨움을 잘 살려가다가 깔끔하게 마침. 객석 옆과 뒤에서부터 좀 어정쩡한

기립박수가 시작됨. 일어나야 예의겠지? 하며 덩달아 일어나는 순간 왼쪽 

뒤에서 어느 남자가 '브라보' 외침. 순간 연주자 표정을 보고 싶었으나 

지휘자와 인사하는 뒷모습만 보임.


기타.

 1. 오프닝 (Tibetan Love Songs -Brighton Sheng) 및 인터미션 뒤의 

차이코프스키 심포니 4는 아무 생각없이 들었음. 두 곡에 대해선 아무 생각없이

갔더니 아무 생각없이 듣고, 와서도 별 생각이 없군요. -_- 아, 들으면서

타악기가 훌륭하단 감탄은 했던 기억이 납니다;;;

 2. 악보를 인쇄해서 지난 두달쯤 나름 공부하면서 부지런히 들었습니다.

별 메모는 없이 너덜너덜해진 걸 들고 가서 씨디 듣듯 중간중간 악보 보며

들으니 이거 의외로 재미있더군요. 

 3. 1번 바이올린 뒤쪽의 연주자 둘 표정이 적잖이 거슬렸습니다. 연주도중이나

악장 사이에서 표정이 확 굳어있는 건 이해하겠는데 (나름 공감도;;) 연주회 

마치고 인사할 때는 '나는 들러리니까 별 상관 안해'라고 읽히는, 떫떠름함이

가미된 무표정으로 서있다가 나가더군요. 좀 오버일른지 모르겠으나, 

1악장때부터 '쟤네들 표정이 왜저래?' 싶게 눈에 뜨여서 중간중간 관찰한

결과 내린 결론이므로 연주 태도 혹은 임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딴 표정으로 이렇게 감정적인 음악을 연주한다는게 참...

 4. 인터미션때 옆자리 아주머니와 감상평 교환. 서로 예의바르게 1,2악장

연주의 아쉬움을 교환하다 보니 어느새 함께 까고 있더라는-_-;;; 전날 와서

들었지만 오늘 다시 들어보려고 오셨다는군요. 들었으니 됐다고 인터미션때

일어나신 그 아주머니는 본인이 치는 피아노는 별로인데 듣고 싶은 곡은 

아들이 연주해 줘서 다행이라며 킥킥 웃는 모습 너머로 상당한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본인은 악보 봐가며 듣는 정성은 없다고 하시길래 가져간

악보를 드렸더니 몇 번 거절 뒤 받으시곤 아주 신나 하셨다는 훈훈한 

뒷얘기가...





                                              now that we found love...
                                          what are we gonna do with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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