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breeze) 날 짜 (Date): 2006년 12월 6일 수요일 오전 07시 53분 08초 제 목(Title): Re: My way.. 저도 비슷한데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밥딜런 원곡이 잴 좋더라구요 ============================================= 취향 차이야 있겠지만, 근래 김광석이 불렀던 그 번안곡은 원래 '70년대 양병집의 곡이었고 이런 사연이 있었답니다. 당시가 "원곡보다 나은 번안곡"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올 정도로(우리끼리 하는 말이겠지만) 번안곡 전성시대기도 했죠. 제가 영어는 쥐약이라서 bob dylan의 원곡이 어떤지 알 수는 없지만, 양병집의 remake도 상당히 잘 만들어졌고 이런저런 이유로 정감이 가기도 하네요.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의 원곡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는 1963년 Bob Dylan을 세상에 각인시켰던 그의 두번째 음반 'The Freewheelin' Bob Dylan'에 처음 수록되었다. 당시는 앞글에 적었듯이 Bob Dylan이 Joan Baez와 연인 사이로 활동하면서 저항가수의 이미지를 굳힌 때다. 얼마 후 1965년, folk 팬들의 반발에도 folk-rock 쟝르를 창시하면서 대중가수로 성공적으로 변절(?)하기 전 시기... Bob Dylan의 초기 시대저항성 포크송들은 미국 다른 저항가요들과 함께 1960년대 말에서부터 1970년대 우리나라 포크송의 전성기에 사회 비판적 시각을 담거나 사회 풍자적 의미의 가요로 번안되었고, 양병집의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의 번안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조금만 정권의 선호에 벗어나도 철퇴를 내렸던 유신 치하 1974년에 발표된 이 번안곡은 발매 3개월만에 노래가 수록된 음반 '넋두리'(위 사진)의 전량 압수와 함께 금지곡이 되고 말았다. 지금 보면 별 내용도 아닌 저런 가사마저 참지 못했던 유신정권의 치졸함이 어처구니 없기만 하다. ....... ....... (Bob Dylan의 원곡과 양병집 번안곡의 가사가 상당히 다른데) 양병집의 가사는 처음에, 국산품 애용운동이 한창임에도 상류층은 외제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국가 주도 하에 사회적 비난을 받던 시절, 자신의 누나들마저 외제 화장품을 쓰는 것을 보고 한바탕 다투고 나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 사연을 지닌 가사가 정작 외국곡 번안곡에 붙여지고, 순진하게 국가 선전에 따르던 시절에 처음 시작된 노래가 어느 새 세상에 대한 의식을 가지게 된 청년에 의해 사회 풍자적 의미로 발표되었으며, 그것이 다시 국가에 의해 금지곡이 되었으니, 노래말 만큼이나 얽힌 사연도 참으로 시대의 아이러니다. ...................................................................... 고이지 않고... 사로잡히지 않고... 가볍고 부드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