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sagang ( Rolleian) 날 짜 (Date): 2006년 11월 30일 목요일 오전 12시 03분 48초 제 목(Title): 2% 넘치는 장한나 잘 하긴 잘 하더군. 기술적인 면은 이미 대가의 수준이었으니. 그런데 10m 남짓의 가까운 거리에서 듣고 보자니 2% 넘치는 면들이 좀 괴롭더라. 첫째는 그저 그렇게 생긴 얼굴로 마구 인상을 쓰니까, 클로즈-업 화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괴롭고도 넘치더라. 우치다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그런데 그거야 얼굴을 안 보면 되니까 그렇다 치지만, 연주 중에 코와 입으로 혐오스런 소리를 마구 내는 건 정말이지 밥맛이더군. 계명으로 혼자 노래를 부르듯이 (과도한 인상을 쓸 시에 앞으로 삐쭉 돌출하는 그 오리 주둥이로) 입을 벙긋거리며 연주를 할 때가 많은데, 그래서 그런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노래 소릴 내는 건 아닌데 입인지 코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씩씩대는 호흡 소리를 너무 과도하게 낸다. 빠르고 격렬한 부분에선 그런 잡소리도 더욱 커져서, 장한나가 사용하는 그 좋은 악기의 그 큰 음량에도 조금도 뒤지지 않을 정도이다. 늙어서 호흡 소리를 주체할 수 없는 것도 아닐 텐데, 새파란 어린 것이 무슨 그런 소릴 그다지도 심하게 내는 건지... 간혹 그런 소릴 심하게 내는 다른 연주자들도 영 없는 건 아니지만, 장한나는 그런 중에서도 최고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 그렇게 오버하지 않아도 남들이 충분히 알아주고도 남을 실력을 가졌으면서 왜 그렇게 잘난 척을 하지 못해 안달을 하는 건지 원... 그리고 그런 소리를 젖혀두더라도 잘 하긴 잘 하는데, 그래서 기교에 감탄을 하긴 했지만, 감동을 주진 못 하더라. 특히 첫 앵콜 곡으로 쟈클린의 눈물을 연주했는데, 그런 곡을 그렇게 빠르게 연주하는 것도 내 취향엔 영 별로였고. 아직 어려서 그런가, 아무튼 그런 면에선 2%가 아니라 그 이상 한참 부족한 느낌. 그런 면에서 지난달의 백건우 연주와 많이 비교되었다. 백건우는 그런 잡소리를 안 내면서도 필요한 부분에선 훨씬 엄청난 박력과 음량을 들려주었고, 그러면서도 정말 감동을 주는 예술혼이 담긴 음악을 만들어 내었으니. 특히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는 정말이지 압권이었다. 길레스의 녹음과 같은 최고의 연주와도 조금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도 뛰어난 완성도에, 실연이라 훨씬 감동이 더한 면들과 특히 휘날레 부분의 그 엄청난 두들김 등등은 내 생애에 그렇게 멋진 열정을 다시 들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으니. 아무튼 장한나의 2% 넘치거나 부족한 그런 면들 때문에 이전에도 그녀의 연주회엔 그다지 가고 싶지 않았었는데, 앞으로도 달라졌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연주회엔 안 갈 것 같다. 그래도 근년에 나왔던 그녀의 프로코피에프 음반은 썩 괜찮았고, 게다가 이젠 나이도 좀 들었으니 좀 성숙해졌지 않았을까 싶어서 가 본 거였는데, 아무리 천재라도 역시 어린애는 어린애라는 걸 확인시켜줄 뿐이었던 연주회였다. 어린 천재의 연주와 백건우의 열정과 같이 수십년동안 다듬고 또 다듬은 연주 사이엔 분명 그 세월 만큼의 엄청난 그 어떤 차이가 확실히 있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