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breeze) 날 짜 (Date): 2005년 10월 31일 월요일 오후 11시 06분 32초 제 목(Title): SP/LP/EP/싱글/앨범 전에 어나니에 비슷한 내용을 올렸었는데요. 몇가지 음반 관련 용어들의 의미와 역사적 유래를 정리해 봤습니다. 참조한 곳마다 설명이 조금씩 차이가 나서 어느 것이 맞는지 판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충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네요. 어나니 것에 비하면 새로운 사실은 별로 추가되지 않았고, 글을 다듬고 역사적 의미에 대한 내용을 보강했습니다. 오류나 보충할 내용 있으면 알려주세요. SP : Standard Playing Record - 1877년 에디슨이 발명한 원형관 형태의 레코드 포노그래프(Phonograph)를 개량해 1887년에 에밀 베를리너가 원판형 레코드, 즉 음반을 사용하는 그래머폰 (Gramophone)을 만든 것이 SP의 시초이다. 음반의 역사는 SP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초기에는 회전수가 회사에 따라 1분당 회전수가 78회전/80회전 등 여러 종류가 있었으나, 전기취입이 시작된 1925년 무렵에 78회전으로 통일되었다. 후에 33⅓회전 및 45회전 음반이 일반화됨에 따라 1961년 이후 SP는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SP판의 재생시간은 10인치 판 한쪽 면이 약 3분 정도, 12인치 경우는 약 5분 정도로 짧았다. 셸락(shellac *1)이라는 천연수지로 제작되어 재질이 약하고 깨지기 쉬웠으며, 재생 주파수 영역도 상당히 좁은 단점(*2)이 있었으나, 음을 녹음하고 대량으로 복제(*3)하여 재생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의미를 지녔었다. LP : Long Playing Record - 1분당 33⅓회전 레코드를 가리킨다. 1931년 미국의 RCA사가 SP에 비해서 사운드트랙이 가늘고 촘촘한 마이크로그루브(Microgroove *4) 방식의 LP를 개발한 것이 그 시초 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재질이 여전히 SP와 마찬가지로 셸락이어서 잡음이 많아 현재는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그 후 1948년 미국 콜롬비아사에서 마이크로그루브 방식을 개량해 염화비닐계 합성수지를 재질로 하는 LP 음반을 개발해 이전 단점을 해소하였다. 이로서 본격적인 LP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고, 음반은 더욱 폭 넓게 일반대중에게 확산되었다. LP의 재생시간은 12인치 한쪽 면이 30분에서 길게는 40분을 넘은 것도 있어 SP에 비해서 재생시간이 거의 10배 가까이 늘었으며, 재생 주파수 영역도 SP에 비해 확연히 늘어나서 고음질의 재생음을 제공하게 되었고, 음반의 두께도 얇고 내구성도 더 좋아 보관이 쉬워졌다. 즉, LP는 거의 대부분의 측면에서 SP보다 나은 품질을 가졌던 것이다. EP : Extended Playing Record - 1949년 미국의 RCA사는 분당 45회 회전의 새로운 레코드 방식을 개발했다. 7인치 레코드 한쪽 면이 보통 3분 재생시간이지만, Extended Playing(연장연주) 방식으로 재생시간이 7분 정도인 것도 있었다. 이로부터 EP가 유래되었다. EP도 크기가 여러 종류여서 LP와 같은 크기인 12인치 맥시판도 있었으며, 이 경우 재생시간은 10~20분에 이렀다. 싱글 : Single - 몇분짜리 짧은 분량의 곡을 1곡에서 2~3곡을 넣은 소규모 음반. SP 시대에는 SP 음반의 재생시간이 짧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싱글음반이 되었다. LP 시대에는 주로 재생시간이 짧은 45회전 EP 음반을 이용해 싱글음반을 만들었다.(*5) 앨범 : Album - 이 용어는 SP 시대 재생시간이 짧은 SP 음반 여러 장을 '1 set'으로 묶어 마치 사진 앨범 같은 데 담아 제공하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LP 시대에는 SP 시대의 앨범 하나가 음반 한장에 들어가게 되어, 요새로 하면 mp3 플레이어에 CD 수십장이 들어가는 것 같은 문화적 충격을 주었으며, LP 음반 1장에 든 내용을 앨범 하나로 보게 되었다. LP 시대의 1장의 앨범에는 SP 시대의 싱글 음반에서는 사실상 의미가 없었던 여러 곡이 흐름이나 맥락, 예술적 구조를 가지도록 배치하는 기법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로서 음악가의 성향이나 앨범의 성격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게 되어, 음반의 예술적 가치를 높여주었다. 현대적 의미의 싱글/EP/앨범 - LP 시대를 기준으로 여기까지 정리해 보면, 음반의 시초 SP는 단종되었고, 싱글이나 그 수준의 소규모 음반은 45회전 EP 판으로 제작됐으며, 정식 앨범은 33⅓ 회전의 LP 판으로 제작되었다. 33⅓ 회전이면 앨범, 45회전이면 싱글이라던 식으로 음반 회전수로 앨범과 싱글을 구분하던 관습도 이로부터 나왔다. CD 등이 대세를 이루는 현대에는 LP 시대의 회전수 같은 물리량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그래서, 싱글은 가수가 적극 밀고 싶은 대표곡 한 곡이나 많아야 두세 곡을 담은 음반을 의미하고, 앨범은 정식으로 기획된 재생시간이 1시간 근처인 음반을, EP는 준앨범 혹은 미니앨범으로 싱글보다는 많고 앨범보다는 적은 수의 곡을 담은 음반을 의미하게 되었다. 신인이나 인디밴드들은 정식 앨범을 출반하기 힘든 상황에서 자신의 음악을 알리기 위해 비교적 제작이 수월한 EP판이나 싱글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 밖에 EPK(Electronic Press Kit)는 음반 홍보를 위해서 각종 뮤직비디오 등 홍보자료를 DVD, CD, PDF 책자, VHS 등의 매체로 내놓는 것을 말하며, 수집가들의 희귀 수집 품목에 올라 경매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 *1 shellac은 동물성 천연수지의 일종으로, 인도·타이에 서식하는 래커벌레 Kerria lacca가 식물에 기생하며 분비한 물질을 채취하여 정제한 것이다. *2 20세기 초반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들을 수 있던 조악한 음질의 레코드 재생음을 떠올려 볼 것. *3 사진술에서도 그러했듯이, 음반에서도 대량 복제기술의 발달이 대중적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4 Microgroove는 미세홈이란 의미로, SP의 경우 사운드트랙 홈의 폭이 넓어 5분 정도 밖에 재생할 수 없었지만 LP는 폭이 1/1000 인치로 좁아 오랜 시간 재생 즉 long play가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광고문구로 채택되었다. *5 우리나라에서는 싱글 음반의 판매가 활성화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에겐 45회전 EP판이 별로 익숙하지 않은 면이 있다. ...................................................................... 고이지 않고... 사로잡히지 않고... 가볍고 부드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