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greenie (푸르니) 날 짜 (Date): 2004년 10월 13일 수요일 오후 12시 30분 51초 제 목(Title): 헤드폰: 젠하이저 HD570 / 소니 MDR7506 막귀에서 탈출해 보고자-_-; 주문한 젠하이저 HD-570이 도착했습니다. 주말에 쓰는 소니 HDR-7506을 집에 가져와 함께 비교해 듣고 있습니다. 참 뭐랄까... 감격스럽네요. 이렇게 잡힐 듯한 소리로 음악 듣는 건 대략 12년만인 것 같습니다. -_ㅜ 포장을 뜯었습니다. 오오 일단 큽니다. 소니 HDR-7506(이하 소니)의 귀덮개가 안으로 접히는 휴대성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떡대가 강한 첫인상을 심어 주는군요. 휴대할 의향 전혀 없이 샀기에 망정이지 매우 부담스러울 뻔 했습니다. 떡대의 충격이 가시자 나머지 첫인상을 살펴 보았습니다. 귀덮개 바깥쪽에 작은 구멍이 송송 나 있네요. 음이 적잖이 새어 나갈 것 같은데, 들어 보면 알게 되겠죠. 소니처럼 밀폐형closed이 아니라고 하니 모니터링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패드는 아주 부드럽습니다. 소니는 귀덮개가 얇은 인조가죽같은 걸로 되어 있는데, 장시간 착용시 (30분+ 정도) 덮개의 압박을 극복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와 비교해 젠하이저는 떡대의 차이만큼이나 착용감의 차이를 선사합니다. 남색 벨베틴으로 되어서 그런지 오래 써도 땀이나 다른 불편함 느껴지지 않습니다. 코드는 직선 3m입니다. 선이 짧아서 아쉬울 일은 없겠네요. 가구 구입시 줄자 대용으로도 좋을 듯 합니다. 단 소니와 비교해 줄이 가늘며 3.5mm -> 1/4인치 변환꽂이가 좀 싸구려같아 보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음질에 미치는 영향은... 당근 모르죠. 막귀라서... -_-; 소니처럼 배배 꼬인 전화기식 선이 아닌 건 좀 아쉽습니다. 워낙 기니까 괜찮겠지만 자칫 선이 당겨져서 선-꽂이 이음부에 무리가 갈 가능성이 없진 않아 보입니다. 자 이제 음악을 틉시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틀었습니다. 존 디콘과 아이들-_-처럼 베이스가 강하게 들립니다. EQ로 잡으니 60Hz 이하 음역대가 원음보다 강하게 나오네요. 소니는 저음이 (대략 100Hz 아래쪽) 살짝 약하며 낙엽을 귀로 걷듯 바삭바삭한 소리를 전하는 데 반해서 젠하이저는 좋은 무대 가운데에서 팔짱끼고 서면 들릴 듯한, 뭐랄까, 조망하는 느낌의 소리를 냅니다. 마이 송(키스 자렛)의 경우엔 훌륭히 균형잡힌 소리가 나네요. 하이든 첼로 콘체르토 다장조(장한나)도 좋습니다. 저음과 장한나 첼로 어느 쪽도 앞서가지 않는 중용의 조화...라면 오바일까요. ^^; 활이 줄 위에서 트르틍~ 튀기는 음색도 촐랑대지 않고 묵직한 쪽입니다. 소니는 바삭바삭 밝은 편. 프렌즈(조 새트리아니)를 걸어 봅니다. 음... 취향 나름이겠지만, 제 귀엔 저음이 기타를 좀 덮는 느낌이네요. 60Hz대를 좀 내리고 3KHz를 살짝 올리니 소리가 나아졌습니다. 앞서 튼 음악들과 다르게 이 곡은 가청주파수 전역이 꽉 차 있습니다. 소니는 균형이 딱 좋... 60Hz를 약간 올려서 딱 좋아졌습니다. 가청 주파수 전역에 걸친 충실도는 소니가 조금 나은 것 같습니다. 둘 다 저음역에 아쉬움이 있네요. 크리핑 데쓰(메탈리카)로 확인해도 그렇습니다. 대략 3KHz 넘는 음역이 귀마개 바깥의 구멍들로 도망가는 것 같네요. EQ로 그쪽을 살짝 올리거나 양손으로 마개 위를 덮으면 나아집니다. (음 이거 메꿔버릴까 -_-;) 저음은 슬쩍 세고 고음은 일정 비율이 도망가서 그런지 약하므로... 공연장 뒤편에서 듣는 기분이 드네요. 가청주파수 전체를 넘나드는 음악을 들을 땐 EQ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바삭발랄한 어딕티드 투 댓 러쉬(미스터 빅)를 들으니 확실히 밋밋하네요. 앗, 소니는 대략 더 바랄 게 없습... 저음 약간 빼고 -_-; 넘버 원(보아)! EQ로 잡기 전엔 소니가, 후엔 젠하이저가 낫네요. 이전 네 곡도 보정 이후에는 젠하이저 판정승. 대니 보이(샬롯 처치)는 무승부. 들리는 소리는 다른데, 말로 표현이 안 됨.-_- (이하 EQ 보정 후 비교) 고딩 음악시간 실기시험곡이었던 사랑의 찬가(에디뜨 피아프)는 소니 압승. 이야 샹송에는 소니 이거 왔다군요. 목소리가 와인 삼겹살에 백세주 한병 걸치고 듣는 애인 목소리 같습니다. 왕바삭달콤. 젠하이저는 거리감이 좀 있어서 대각선 저편의 짝사랑하는 상대 목소리에 가깝습니다. 1:1의 느낌 전달은 소니가 압도적 우세를 보입니다. 캔탈롭 섬(허비 행콕). 역시 전 음역대에 걸쳐 있으며 강약차이가 있습니다. 이건... 흠, 슬슬 결론이 나네요. 젠하이저: 연주 홀 객석 정중앙에서 감상하는 방식의 음원 해석 베이스 약간 강함 (대략 60Hz 아래쪽) 소니 : 연주자들 사이를 거닐면서 감상하는 방식의 음원 해석 베이스 약간 약함 (대략 100Hz 아래쪽) 솔직히 말도 안 되는 요약인 거 인정합니다. ^^; 뭐 그래두 느낌이 전해지면 그걸로 되는 것이고, 어차피 최적의 소리라는 것 자체도 취향인 거니까요. 우우웃~! 젠하이저 포장지에 보니 [For Digital]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거 혹시 mp3 재생을 염두에 두고 주파수 대역대별 반응을 조절해 놓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르웨이의 숲(비틀즈)를 씨디와 mp3(128k)로 비교해 들어 보았는데... ...배가 넘 고파서 별 차이도 감흥도 없네요. -_-; 다섯시간동안 음악만 들었더니. 아 뭐 좀 먹어야 키즈도 인생도 음악도 머릿속에 다시 들어 올 것 같습니다. 참고로, 위에 적은 곡들만 들은 건 아니고 어림잡아 40곡 정도 들은 듯. 보정 없이 그냥 듣기에는 소니가, 보정 후 (특히 오케스트라) 음색은 취향 나름이겠지만 젠하이저쪽이 괜찮은 듯. 하나 더. 젠하이저는 임피던스가 64Ω입니다. 소니는 (제가 알기로는 일반 헤드폰처럼) 32Ω입니다. 휴대용 기기로 재생하기에 젠하이저는 얻을 수 있는 음량이 적을 듯. (저는 8채널 믹서에 이거저거 다 물려서 씁니다.) 이상 막귀가 횡설수설 적은 헤드폰 비교였습니다. ^^)/ 저 언덕을 넘어 푸른 강가엔 젊은 나무 한 그루 있어 메마른 날이 오래여도 - 푸르니 뿌리가 깊어 아무런 걱정없는 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