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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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lokjh) <y.glue.umd.edu>
날 짜 (Date): 2003년 7월 10일 목요일 오후 11시 21분 42초
제 목(Title): [한겨레] 장엄한 클래식으로 태어난 김민기


"한겨레"에서 퍼 왔습니다.


장엄한 클래식으로 태어난 김민기

70~80년대 저항의 노래, 러시아교향악단 연주가 서정의 세계로 이끈다


70~80년대 격동의 시기 저항혼을 불러일으켰던 김민기의 노래들이 장중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다시 태어났다.  

이 시기 민주화운동 세대들에게 김민기는, 체험할 수 있는 음악적 감수성의 
최대치를 베풀었던 뮤지션이었다. 격한 싸움의 현장에는 대개 ‘어서 모여 
함께’ ‘5월 그날이 다시 오면’ 등으로 시작되는 투쟁가가 먼저였지만, 
사적이든 공적이든 두 명 이상만 모이는 뒷풀이에서는 늘 그의 노래가 
우선했다. 그의 노래에 깃든, 구호를 넘어선 서정성과 아름다움에 흔쾌히 
빠져들 준비가 된 시대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노래에 가사가 빠진 대신, 선율의 아름다움을 최대치로 밀고 나간다면 
어떤 음악이 될까. 그 해답을 작곡가 김동성씨가 편곡하고 60여명의 
러시아교향악단이 러시아 현지에서 연주한 앨범 <김민기>가 보여준다.   

‘상록수’ 등 9개 수록곡들을 순서에 따라 듣다 보면, 그의 음악이 왜 
내면으로 떠나는 고혹적인 여정에 다름 아닌지를 실감하게 된다. 클래식과 
크로스오버를 시도한 이 음악들은 요즘 유행하는 명상을 강요하는 값싼 
뉴에이지 음악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사랑 노래이지만 강렬한 정화의 느낌을 주는 ‘가을편지’나 다소 무거운 
교향악단의 연주 탓이었을까, 청자를 반성의 시공간으로 몰고가는 
‘작은연못’, ‘고품격 낭만기행’의 느낌을 주는 ‘날개만 있다면’ 등 
한결같이 서정과 낭만의 세계로 이끈다.  

여기에는 러시아 국민예술가 베로니카 두다로바가 이끄는 세계최고 수준인 
교향악단의 탁월한 음악 해석력과 섬세하고 정교한 연주가 뒷받침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단원들은 김민기의 노래들이 러시아 정서와 잘 맞는 
음악이라면서 공감을 표하며 녹음이 끝난 뒤 기립박수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김민기는 소감을 묻자 “현존하는 ‘딴따라’가 교향악단 연주로 헌정받았으니 
황송하고 황홀할 따름”이라며 “큰 호사를 누렸다”고 답했다. 편곡과 연주에 
대한 소감을 부탁하자 “어떻게 평할 수 있겠느냐 그저 멋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강성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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