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testors (testors) 날 짜 (Date): 2003년 2월 18일 화요일 오후 11시 13분 59초 제 목(Title): [펌] 최악의 관객을 위한 공연.. 잠깐 다녔던 기타학원 커뮤니티에.. 누군가 공연 했는데 마음에 안들었다고 투덜대었더니 기타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쓰신 답글입니다. 모두 즐음하세요~ - Testors ------ 원래 다 그러면서 크는 법이니라...ㅎㅎㅎ 이런말은 위로가 안되지? 이제부터 위로가 될만한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아마 10년이 조금 지난 것 같은데... 서울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지금은 일산 신도시 아파트단지 밑에 깔려버린) 어느곳에 한 사내가 있었다. 그로 말할 것 같으면,퇴폐적 서구문물이 발효하는 기괴한 노래들이나 듣고 기타질(?)이나 하고 돌아다니면서 대한민국 남자로서는 매우 부끄럽게도 군대에 가지않는 방법이 없을까..만을 궁리하며 세월을 보내다가 끝내 그 방법을 찾아내는데 실패하여, 군인의 신분으로 둔갑한지 1년여가 지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사회인으로서의 이런저런 크고작은 성공과 실패, 그리고 그후에 이어진 1년여의 감금생활은 그를 불현듯 콩나물 대가리(일명 악보)나 들여다 보고, 연약한 쇠줄 몇가닥이 춤추며 노래하는 삶에 자신을 맡기는 일이 대단히 쪽팔리는 일이라고 여기게 만들었다. 수형생활과도 같은 더딘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날... 방송국에서 일련의 무리들이 찾아와 모 음악프로그램의 6.25특집 방송에 그가 출연할 의사가 있는지를 타진해왔다. 그는 꿈틀대는 욕망을 자제하지 못하고, 승낙을 하고 말았다. 그것이 사건의 발단이었으니... 상상해보시라. 자주국방과 멸공통일의 드높은 기치 아래서 자신의 평생을 조국의 안위만을 위해 채찍질해온 장군들 앞에서 서구문물의 찌꺼기인 재즈를 연주하는 모습을... 연주가 시작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그는 자신의 신분을 통제하던 이성을 잃어간다. 그리고 그의 내부적 현상과는 정반대로 점차 고요속으로 침잠해들어가는 관객... 그는 그날 생후 최초로 '어떤 상황이 한 인간을 자살로 몰아가는가' 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전해진다. 더구나, 그는 프로그램 제작진의 간곡한 부탁으로, 연주가 시작되기 전과 후의 '장군님께 경롓!' 이란 의식을 과감히 생략하였는데(군에 다녀오신 분들은 요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짐작하실꺼다) 이 사건은 군에서는 심히 중대한 사건으로써, 다음날 헌*대 수사관으로부터 사상검증을 받아야했다. 영창에 가는 것은 겨우 면했지만, 그 사건으로 그의 자존심은 절단이 났다. 이상은 모두 실화이다. 군인출신의 어느 정치가가 대권을 잡고있던 시절의 얘기이다. 아마 문민정부 출범 10년이 넘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리라 믿는다. 어때 위로가 좀 되었는가? 당시 그는 생존에 관한 실체적인 위협까지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주 잘 살고 있다고 함. 자네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 하여라. 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더 좋은 연주를 하게 되는 법이니라. 연습 열심히 하여라. 내공을 쌓아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