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KiDs (K i D s) 날 짜 (Date): 2002년 9월 12일 목요일 오후 09시 33분 05초 제 목(Title): Re: Faithless에 대해 아시는분 예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나서 옮깁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Faithless <Sunday 8PM> 흑인(Black) - 백인(White), 소년(Boy) - 소녀(Girl), 하우스 (House) - 힙합(Hip-Hop) 그리고 그 무엇보다 송(Song) - 그루브(Groove) 가 존재하는 음악. 페이쓰리스(Faithless) 가 돌아왔다. 곧바로 그리고 여전히 변치 않은 혼재된 모습으로. 첫 번째 질문 - 97년 페이쓰리스(Faithless)의 데뷔 앨범「Reverence」가 보여준 가장 두드러진 점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다른 그 무엇보다 실질적인 음악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성을 보였다는 점일 겁니다. 97년 한해 댄스 플로어를 주름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매싱 히트 넘버 'Salva Mea' 와 'Insomnia'의 놀랄만한 성공. 비록 앨범의 타 트랙들이 전혀 그런 댄서블한 색채를 띠지 않았음에도 기이하게 앨범 또한 밀리언 셀러를 획득하지요. 하지만 이 정도의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것도 쉽지 않거니와 거기다 데뷔작에 터뜨리는 것은 거의 고액 배팅의 경마에 당첨 되는 것과 같은 확률/횡재수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습니다. 있는 년/놈이 더 무섭다지요. 욕심도 다부지게 음악적으로도 어떤 한 획을 -그것도 클수록 좋겠지요- 긋고 싶어 합니다. 심심찮게 인용되는 '런던의 와일드 번치(Wild Bunch)' - 이들이 얻고 싶은 호칭이자 내면의 속삭임입니다. 무슨 서부영화 찍냐구요. 오해마세요. 와일드 번치는 셈 페 킨파의 바이올런스 웨스턴 영화가 아니라, 브리스톨 사운드 즉 트립합(Triphop)의 시초이자 교본이라 할 수 있는 매시브 어택 (Massive Attack) 의 사운드 시스템입니다. 우습게도 페이쓰리 스(Faithless)나 와일드 번치는 멤버 구성이나 -여성, 남성, 백인, 흑인- 멤버들의 외적인 활동면에서 -DJ 중심이라는- 여 러 흡사한 면이 있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음악적으로는 확 연한 차이가 있군요. 와일드 번치의 매시브 어택이 브리스톨 성향의 덥(Dub)과 레게(Reggae)에 근거를 두고 있다면, 페이뜨리스는 음율이 곱고산뜻한 하우스(House)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또한 와일드 번치는 파이오니아(Pioneer)적인 면모를 보이지만 페이쓰리스(Faithless)에게 그런 칭호는 우는아이 약올리는 격이네요. 왜냐하면 조금이라도 새로운 사운드를 개척한다는 이미지 보다는, 페이쓰리스(Faithless) 는 잘 나가는 잘 팔리는 운좋은 상업밴드의 이미지가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두 번째 질문 - 단지 외적인 '음악 공동집단 (Sound Collective)' 이기 때문에 이들이 '런던의 와일드 번치' 일까요? 늘 그렇듯 중요한 질문의 답은 마지막 쯤 등장합니다. 단지 힌트좀 드릴까요. 1집「Reverence」를 꼼꼼히 들어보시면 조금 은 감이 잡히실 거구요. 바로 얼마전 발매된 이들의 2집「Su nday 8PM」를 들어보시면 '아 하'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보통 데뷔작의 성공이 - 그 성공지수와 비례하여- 주는 압박감은 후속작을 발표 하는데 긴 공백을 갖게하는 것이 통상적인 예인데, 이들은 신기하게도 1년만에 후속앨범을 릴리즈 합니다. (비근한 예로 포티쉐이드는 3년 후에나 후속앨범을 발표했지요) 돈 독에 올랐을까요? 앨범발표-밤낮을 벗삼아 초인적인 활 동-눈물의 휴식기 및 식상감 우려 반보 후퇴-다시 앨범 발표 라는, 한국 음악시장의 눈가리고 아웅식의 전형적인 스타 시스 템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의심이 들 정도로 이른감이 없지 않지 만, 좋게보면 한없이 좋을수도 있어요. 창작욕이불타 올라 남 들보다 빨리 컴백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말이죠. 결국 돈 욕심의 '트랜드'냐 크리에이티브의 '성취욕'이냐 하 는 문제는 앨범의 '퀄리티' 에서 판가름 날 터인데, 일단은 후 자쪽을 거들고 싶네요. '퀄리티'는 투자시간과 아무 상관 없는 불확정성의 논리일 뿐이니까요. 전체적으로 음악 스타일은 1집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중구난방식의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을 매개체로 페이쓰 리스(Faithless) 특유의 음악을 선보입니다. 사실 1집「Reverence」는 통상적인 테크노/일렉트로니카 '정 형성'에 벗어나 있었지요. 몇 곡을 빼놓고는 팝적인 요소가 강 했고, 다양하다 못해 뭔가 고정된 중심축이 느껴지지 않을 만 큼의 난잡스러움이 느껴졌습니다. 이를테면 대박이었던 'Salva Mea'와 'Insomnia'에 비해 타트 랙들은 통상 B-Side식 구색 맞추는 식의 이것도 저것도 아니었 고, 굳이 일괄된 흐름을 꼽으라면 블러디한(Bloody) Maxi Jazz 의 랩핑 정도일 뿐이구요. 하지만, 2집「Sunday 8PM」 에서는 그런 신인 특유의 조잡함 이 줄어들었어요. 여전히 다양한 스타일을 고수하기는 하지만, 중심된 흐름 즉 하나의 '컨셉트'를 고수하며 나머지를 십분 발 휘합니다. 그건 바로 앨범 타이틀이 의미하는 바, '일요일 저녁 8시'- 동시간대에 발생하는 일들의 기록(document)입니다. 그렇다고 거창한 글로벌한 시간대의 기록은 아니구요. 마치 웨인 왕 영화 '스모크(Smoke)' 의 오기가 매일 아침 8시마다 동일한 장소에서 브룩클린 3번가의 사진을 찍는 잔잔한 삶의 궤적과 더 흡사합니다. (그러고보니 같은 8시 군요.) 시니컬한 사람들에게는 상상력의 빈곤으로 비춰질수도 있어요. 너무 평범하고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을 들려주니까요. 하지만 전 여기까지라서 더 좋다고 생각됩니다. 사회의 부조리 니 인종 문제를 거들먹거리는 치기보단, 일상적인 삶의 단면들 에 충실한게 더 기특해 보이니까요. 만약 페이쓰리스(Faithless) 가 정치적이라면, 글세요 클린 턴이 순수한 고자인 양 뭔가 안 어울리지 않을까요. 가장 궁금해 하실 사실, 'Salva Mea'와 'Insomnia'와 비슷한 아마/프로페셔널 댄서들이 몸서리 칠 만한 트랙들이 존재할까요. 물론입니다. 스타일/형식/런닝 타임도 비슷한 'Take the long way home' 와 'God is a DJ'는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루브 조성에는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역시 이 두곡 뿐이에요. 이런 스타일을 원하신다면, 그냥 싱글을 사시라고 충고하고 싶군요. 그렇다고 나머지 트랙들이 다 별로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네요. 1집과 달리 구색 맞추기가 아니에요. 각 트랙들마다 각자의 개성과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고 있어요. 반복되는 트랙들 마다의 '미니밀한 리프'에 하품하신분들에게는 어쩌면 이런 방식이 더 유효적절하게 작용될 지 모르겠군요. 기품있는 미드-템포(mid-tempo) 앰비언트 하우스 성향의 오프닝 트랙 'The Garden' 을 필두로, 'The Garden' 과 연계성을 가지면서도 화려함이 천천히 투압/점층되는-랩퍼 Maxi Jazz의 불우한 가족사의 회상록이자 희망가 'Bring my family back',게스트 보컬리스트 보이 조지의 -컬처 클럽의 그 보이 조지가 맞답니다 - 양성적인 보컬이 빛을 발하는 다운비트(dawnbeat) 하우스 팝 'Why go?', 일렉트릭 불루스이자 노골적인 여성 생식기 메타포 'She is my baby', 그리고 타이틀은 심상치 않지 만 결코 졸리지 않은 트립합+바로크 풍 자장가 'Killer`s Lullaby' 등 결코 댄서블하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트랙들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트랙보다 음악적인 텍스트나, 외적인 컨텍스트적으로 단연 두드러진 트랙은 -이미 벌써 Top ten 히트곡인- 반 기독교 (anti-christ) 송 'God is a DJ' 입니다. 제목은 정말 비웃음 살만 하지요. 자신감이 이 정도라면, 가당찮음이 하늘을 찌를 듯 싶을 정도로요. 페이쓰리스(Faithless)가 하고 싶은 말, 아니 적어도 이들의 대변자이자 랩퍼 거기 다 시인인 Maxi의 하고픈 말 인것 같은데, 좀더 단순하게 하나 걸러 봐주면 그냥 웃고 넘길 수도 있어요. 무슨 종교관내지 가치관이 아니며 또한 클럽 성전의 찬송가 가 아닌, 클럽 문화의 축하송으로 봐주면요. 귀엽지 않은가요. 클럽에서 옹기종기 모여 아픈 상처를 치유 하고, 쓰린 영혼을 어루만지는 바로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요. 어쩌면 작게는 스트레스 해소용에서 크게는 영적인 감응(Trance 상태)까지, 클럽은 안식처가 될 수 있으며, 본래적인 종교의 의미와 더 부합될 수도 있을것 같네요. 그런 의미에서 DJ는 God은 아니더라도 Priest의 역할일 수도 있고 말이죠. (이제부터 DJ 프레디, 달파란, 돈마니에게 경배를) 'This is my church, This is where I heel my hurts' - 정말 경건함과 안락함이 넘쳐 흐르지 않나요. 이제 저 위 질문의 답을 해야 겠군요. 머리회전 빠르신 분은 이미 아실테지만 해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페이쓰리스(Faithless)는 단순한 댄스-팝(Dance-Pop) 밴드가 아닙니다. 차라리 인텔리전스한 성향과 섬세한 하우스가 융합된 '프로그레시브 하우스(Progressive House)'에 더 어울립니다. 영국의 많고 많은 메뉴펙처링(Maunfacturing) 콜렉티브(Collective)중 비길데 없는 최상급의 프로젝트임에 틀림없어요. 그건 바로 뭔가 의아했던 1집의 모호함에서, 보다 뚜렷해진 2집과의 동일선상에서 이루어지는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 때문입니다. 일렉트로닉 댄스 성향에서만 바라보지 마세요. 멜로디컬한 곡구조를 가지면서도, 준엄하면서, 아기자기하면서 한가롭고 평온한 구술(口述)이존재하는 그루브한 음악 그게 바로 이들의 오리지널리티이니까요. 거기다 단아하면서 의미심장한 '컨셉트' -결코 브리스톨 3인방 류 사운드 시스템에 뒤지 지 않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진 마세요. 음악의 독창성이란 작은데서 부터 차근차근히 이루어지는 것이니까요. 어쩌면 3집 이후로는 '런던의 와일드 번치' 이기 보다는 '전세계의 페이쓰리스'로 불리길 원할지 모릅니다. 그 만큼 네 젊은이는 욕심 많고, 창조적인 상상력이 온몸/정신을 휘감고 있거든요. 얼마 남지도 않았어요. 우리 모두 내년 이맘 때를 기대해 봅시다. Written by Miles login: KiDs ;-) K i S s K i D 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