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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2001년 9월  4일 화요일 오후 11시 24분 19초
제 목(Title): Re: 호두까기 인형 음반 추천해주세요


명반'개념'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명반이란 개념이 기실 일반적으로 별 의미
가 없다는 얘긴가요? 아니면, 잘 연주된 음악이건 덜 연주된 음악이건, 개의치
않으시고 음악 듣기를 즐기신단 얘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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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반에 관심을 못 가지는 첫째 이유는 돈 때문입니다. ^^;;; 지금도 음반

한 장 사려면 부담이 됩니다만 학생 시절엔 워낙 돈이 궁했기 때문에

한 곡에 대해 두세 장 이상의 음반을 사서 비교해 본다는 건 꿈도 꾸지 못할

사치였고 그나마도 대부분 저가 레이블을 찾아다니느라 연주자 같은 거 따질

처지가 아니었거든요.


두번째 이유는 제가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과도 관계가 있는데... 웬만하면

다들 연주 잘하더라구요. ^^;;; 1983년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 가입해서

거의 20년째 관현악 연주도 해봤고 실내악에도 수없이 참가했었습니다.

물론 가아끔 독주를 해볼 기회도 있었죠. '내가 내 악기로 만드는 소리의

비참함'에 길들여지면, 그리고 '나랑 수준이 딱 어울리는 녀석들과 연주할

때의 우왕좌왕하는 허접한 팀웍'에 익숙해지고 보면 웬만한 음반 치고 명반

아닌 거 없습니다. 다만, 제가 워낙 저가판 위주로 뒤지고 돌아다니다보니

명반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모르지만 '반드시 피해야 할 허접한 음반'에

대한 지식은 쬐끔 있습니다. 예를 들어 'Vanguard Classics'에서 찍어낸

말러 교향곡 1번(유타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Maurice Abravanel이

지휘한) 같은 경우엔 정말 듣기 괴롭습니다. 그래도 제가 소속된 오케스트라가

말러를 연주한다면 유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발밑에도 못 미치겠죠. ^^;;;

암튼 여러가지 연주를 듣다보면  이 연주는 이러이러해서 멋지고 저 연주는

이러저러해서 좋고 가아끔 비지떡도 있고... 그렇습니다. 제가 감히 명반

운운할 처지가 아닙니다. 비지떡 빼면 다아 명반이죠.


세번째 이유라면... 저는 평론가라는 사람들 별로 믿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이

평론을 함부로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당연히 그 분야에서 많이 공부하신

분들이니 훌륭한 평론들을 하고들 계시겠죠. 그런데 그런 분들의 입맛과 별로

배우지 못한 저의 식성은 별 관계가 없더라구요. ^^;;; 그래서 천박하고 촌티

나더라도 그냥 제 취향대로 듣습니다.


구매하시는 음반들은 제목만 달랑 알아갖고서 레코드 숍을 찾으신다는 얘기죠?
즉 사전 정보없이 그리고 소위 베스트셀링 연주자에 개의치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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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름대로 따지는 건 있습니다. 오늘 선물용으로 포레의 음반을 한 장

살까 했는데 제가 원하는 것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진혼곡과 파바느가 함께

수록된 음반을 찾고 있었는데 진혼곡의 Pie Jesu는 보이 소프라노가 부르는 걸

좋아하거든요. 근데 오늘 뒤져보니 키리 테 카나와, 엘리 아멜링(엘리 맞나?)

등등이 소프라노를 맡은 음반들만 잔뜩 있더군요. 제가 아무리 연주자에 대한

지식이 없다지만 설마 이 아줌마들이 보이 소프라노일 리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거든요. 그리고 파바느에서는 앨토 색소폰의 아련한 멜로디를 듣는 즐거움을

위해서 합창이 안 붙은 연주를 좋아하는데 오늘 둘러본 음반 중에는 합창이 안

붙은 게 없더군요. --;;; 그렇지만 지휘자가 누군지 어느 악단이 연주했는지

등등은 안 봅니다. 봐도 누가 누구인지, 어떤 개성들을 가진 연주자들인지 거의

아는 바 없기 때문이죠.

* '구매하려는 음반의 제목만 달랑 알아갖고서 레코드 숍을 찾는' 사람들은

  명반을 찾는 사람들 중에도 꽤 많지 않나요? '구매하려는 명반의 제목과

  연주자 또는 레이블만 달랑 알아갖고서 레코드 숍을 찾는' 사람들... *


그리고 연주자에 대해서라면... 장한나처럼 이쁜 연주자는 좋아합니다. 물론

장한나의 연주 안 할 때의 얼굴을 좋아합니다만... 저에게 장한나의 음반이

많은 이유는 저에게 SES의 음반이 많은 이유랑 똑같습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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