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쓴 이(By): helicon (김 학) 날 짜 (Date): 1993년07월19일(월) 14시59분52초 KDT 제 목(Title): 원하는 음반 들어보고 산다 원하는 음반 들어보고 산다 <컴퓨터 뮤직박스> 50년대 미국에서 유행하던 <Listening Booth>가 올해 다시 미국 음반 판매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음반 구입전에 고객에게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음반선택을 돕는 시스템. 컴퓨터로 무장하고 나선 90년대 첨단 <뮤직박스>는 무려 16만곡의 음악을 준비해 두었다가 구입자가 단추를 누르는 대로 바로 해당 곡을 들려주는 첨단시스템이라는 점에서 50년대 것과 다른 점이다. 고객은 값비싼 콤팩트 디스크를 일단 구입하고 집에 돌아가 들어보는 것이 아니라, 레코드가게에서 컴퓨터 뮤직박스(상품명 I-Station)를 통해 원하는 음악을 30초 가량 들어본 다음 구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I-Station은 단지 음악을 들려 주는 차원을 넘어, 화면을 통해 뮤직 비디오를 일부 보여 주기도 하고, 때로는 신문을 비롯한 인쇄매체에 실린 음반평을 보여줌으로써 선택을 돕는다. 수록 가능한 곡목 16만곡은 콤팩트 디스크로 치자면 3만 2천장 분량에 이른다. 이 신형 기계를 발매한 기업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인터치그룹. 조시 캐프런 사장은 <콤팩트디스크가 등장하면서 값이 종전보다 비싸진 음반을 사람들이 잘못 구입하는 위험을 크게 덜어준다>고 선전한다. 사실 음반을 구입하는 데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곡조는 알면서도 노래제목이나 가수이름이 가물가물할때가 많고, 듣고 싶은 곡은 딱 한곡인데도 도대체 어느 음반에 실려 있는지 모를 때도 있다. 종전에는 이같은 문제점을 레코드가게 종업원의 기억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 I-Station을 설치한 점포에서는 손님이 작곡가-가수-앨범제목, 또는 음악장르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곡을 30초동안 들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겨울부터 뉴욕 세인트루이스를 비롯한 몇몇 도시에서 시험적으로 설치한 I-Station이 음반 판매업자들로부터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지난 3월 플로리다주 올란도에서 열린 미국음반판매업협회 총회에서 였다. 전시된 각종 음반 판매 보조기구들 가운데서 I-Station은 가장 대화성 (Interactivity)이 좋은 상품으로 평가됐으며, 이후 대형 레코드가게를 중심으로 설치 붐을 이루고 있다. 현재 이 신형 뮤직박스를 설치한 점포는 뉴욕의 대형 레코드점 <HMV>를 비롯,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인터치그룹은 올 연말까지 미국 전역 1천 5백개 점포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인터치그룹 캐프런사장은 <책을 살 때엔 내용도 대충 볼 수 있지만, 음반은 그렇지 못했다>며 <콤팩트디스크 재킷만 보고 샀다가 집에 가서 틀어보고 후회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느냐>고 반문한다. 미국 음반 판매업계에 돌풍을 몰고올 첨단기계는 단지 I-Station만이 아니다. 올들어 미국 IBM사와 비디오대여체인점으로 유명한 블락버스터 엔터데인먼트사는 새로운 음반 판배방식 개발을 제안했다. 지금처럼 미리 음악을 콤팩트디스크에 담은채 소비자들에 <강매>할 것이 아니라, 일단 레퍼터리를 다양하게 준비한 다음 소비자가 원하는 곡만 콤팩트디스크에 담아 판매하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도는 불황에 빠진 미국 음반판매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콤팩트디스카가 전 LP에 비해 음반값이 평균적으로 상승한 것도 미국 음반업자들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음반구매의 주요 고객일 때에는 그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느라고 수익성이 떨어질 수 밖에는 없지만, 이제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이 음반구입자의 절반을 넘어섬으로써 구매력이 높아짐은 물론, 매출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1993년 7월 12일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