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글 쓴 이(By): chang (장 상 현)
날 짜 (Date): 1993년07월08일(목) 12시45분17초 KDT
제 목(Title): 돌의 숲.

답답한 차도를 지나 들어온 예술의 전당은 마치

강 한 가운데의 섬처럼 조용하고 한적했다. 선배 형과 나는

국악당으로 들어가 표를 사고 사진을 찍으러 밖으로 나왔다.

돌기둥 사이로 우리를 돌아보는 어린 여자아이들의

요염한 눈초리, 아니 이건 이상하다 왜 조그만 아이들의

눈이.... 콘서트 홀까지 걸어갔다 오면서 그 아이들을 다시

만났다. "뒤에 좀 비켜주세요!" 사진사의 목소리, 사진사는

아이 하나를 꽃사이에 세워 놓고 열심히 셔터를 누른다.

그 옆에서는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손질하는 다른 아이들, 

이 아이들은 화장을 하고 있다, 10살도 안되 보이는 애들이

어른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들을 지나쳐 국악당으로 들어갔다.

관객은 추억을 찾아온 노인들과, 멀리 미국에서 온 어린 교포 소년

소녀들, 인근 국민학교에서 단체로 온 아이들, 메모지를 놓고

음악을 들으며 메모하는 고등학생들, 그리고 많은 외국인들....

음악이 시작되자 낯익은 모습이 보인다. 저 젊은 대금주자는

탁구장에서 많이 보았었지, 백 스매싱이 일품이었는데, 장구치는

사람은 정말 단소의 명인이더군.. 참 우리나라 연주자들은 대단하다.

혼자서 성악, 관악, 타악, 현악기를 다 다룰 수있다.

자진한입에 이어 산조, 가사.. 선배는 점점 음악에 매혹되어갔다.

살풀이... 대금의 명인 원장현이 거문고를, 한국 최고의 고수 김청만이

장구를 잡았다. 아름답다, 아니 아름다운 것이 아니고, 으...

소리와 움직임, 선배와 나는 왜 우리의 춤과 음악이 우리에게

정서적인 감흥 뿐 아니라, 성적인 자극 까지 주게 되는가를 잠시

토론했다. 선배는 상당한 충격과 함께 이 모든 것을 받아 들였다.

걸쭉한 서도 민요, 남도 민요와는 다른 맛이다. 웬지 주변을 둘러본다.

혹시 고향을 두고 남으로 온 노인들이 그리움에 � 잠겨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기다리던 사물놀이, 막강한 힘과 젊음을 과시하는 네명의

젊은이들, 멀리서 온 어린이들은 그저 입만 딱 벌리고 있다.

그 놀라운 점프력과 균형.. 힘과 기의 아름다움+ 소리, 어찌하면

연주와 춤을 동시에 할 수 있는가? 메틀 밴드가 그들의 악기를 연주하며

브레이크 댄스를 출 수 있는가? 그러나 이 친구들은 어렵지 않게 해내고 있다.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시원한 바람이 분다. 사진을 한 두장 더 찍고,

우리는 예술의 전당 뒷산의 약수를 한 잔씩 마셨다.

"괜히 재즈를 들었잖어! 이렇게 좋은게 있는 줄 모르고."

"역시� 좋죠?", "그래, 그런데 다른 곳에도 춤과 연주를 동시에

할 수있는 음악이 있나?", "글쎄요.", "야. 앞으로 매주일 오자.

살풀이 춤이 그렇게 성적으로 어필하는지 오늘 처음알았어.", "내가

듣기에는 우리음악은 정신 뿐아니라 성적인 감각에도 자극을 주더군요.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다시 걸었다.

"오늘 같은 날은 이런데서 한 잔 마시면 좋은데..", "뭐, 가게가서 

사오면 되지요."   오페라 하우스를 지나, 미술관과 자료실 사이의

지하도를 건너면, 작은 가게가 있다.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서 광장가

잔디 옆에 앉아 캔맥주를 마셨다. 광장 한끝에서는 직원들이 나와

의자와 테이블을 옮겨 놓고있다. 꼬마녀석 하나가 의자를 들고 우리

앞으로 뛰어 온다, 뒤에서 쫓아온는 직원의 말을 무시한채.. 직원은

바쁜지 꼬마에게 갖다 놓으라고 한 마디 하고 사라진다. 녀석은 우리 앞에

의자를 척 놓고 앉는다. 사진을 찍는 선배, 몇게 안남은 과자를 주니까

녀석은 좋아하며 의자를 들고 뛰어간다. 갑자기 스피커를 통해 터져나오는

박수소리, 선배가 욕을 터트린다. 이어지는 여성 합창단의 키리에..

오는 예술의 전당에서 콘서트가 있구나... 원래 고전음악 광인 선배가

계속 욕을 터트린다. "왜요 좋잖아요?", "나는 지금 조용히 있고 싶어,

지금은 저걸 들을 수없어!", "음악에 몸을 튜닝 해봐요, 형이 지금 국악에

조율 되어있어서 서양음악을 못듣는 것이라구요, 조율만 하면 무었이든

즐길 수있어요.", "너는 원래 그런놈이지, 뭐든지 말야."

선배는 줏어온 팜플렛을 깔고 돌위에 누워 버린다.

스피커에서는 이제 호산나가 흘러나온다. 또다른 박수소리, 화단 위로

뛰어올라 주변을 둘러본다, 돌기둥, 돌벽, 돌의자, 돌로된 건물들.

돌의 정원, 돌의 숲, 돌의 밀림. "석양이군!" 선배가 사진기를 들고

벌떡 일어났다가 사진기를 도로 집어넣는다. "석양도 스모그속에선 

처량하고 볼품이 없어.", "갑시다.", "그래, 가자."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