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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T ] in KIDS
글 쓴 이(By): Charles ()
날 짜 (Date): 1997년09월04일(목) 02시15분01초 ROK
제 목(Title): Frank Lloyd Wright와 그리고..



   Flower in the crannied wall,
   I pluck you out of the crannies,
   I hold you here, root and all, in my hand
   Little flower - but if I could understand
   What you are, root and all, and all in all,
   I should know what God and man is.
    - Tennyson, inscribed by Frank Lloyd Wright   
        at Susan L. Dana House, Springfield, Il 



 간밤에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한 나는.. 친구의 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친구의 이야기에 건성으로 대꾸하고 있었다. 

 이따금 바라본 거리는 을씨년스럽고, 황량한 회색빛 건물들로

 뒤덮혀 있었고..  띄엄띄엄 보이는 할 일 없이 방황하고 있는 

 듯한 일군의 사람들이 마치 뉴욕의 할렘가를 연상시켰다.. 아

 무리 가더라도 아무 것도 나올 것 같지 않은 순간적인 불안감이

 스쳐지나갔다..

 ..

 Charles Ave.를 따라간지 20-30여분 되었을까.. Wright가 생애

 전반기를 보내었던 Oak Park에 접어든다.. 미국의 도시에서 흔

 히 눈에 띄 듯.. 길 하나를 넘어서자 마자.. 거리의 분위기가

 바뀌어 버린다. 갑자기  울창한 숲과.. 아름다운 집들로, 새들

 의 지저귐과.. 푸른  햇빛으로, 어두웠던 느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리고 그것을 느끼자마자 나의 오른쪽에

 보이는.. Wright의 집.. 바로 내가 화보에서 보던 그 모습이 그

 대로 서 있다.

 ..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반까지 활동하였던, Wright의 건축을

 한마디로 - 본인의 말에 따르자면.. - Organic Architecture라고

 이야기한다.. 즉.. 시대와 지역과.. 그리고 그 건축의 주체가 될

 인간에 맞는 그런 건축이라는 뜻이다. 어찌보면, 사실 당연한 이야

 기이지만.. 그 당시의 상황으로 볼 때.. 미국의 독특한 건축양식

 없이, 구대륙(유럽)의 과장된 스타일만을 답습하고 있었던 미국

 건축에 대한 작은 반란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

 나에게 있어 가장 가슴에 다가온 부분이라면.. 그가 가지고 있었던

 [미국] 건축의 본질과 그 나아갈 방향에 대한 깊은 안목(vision)이

 었다. 그것은 그의 특정한 - 때로는 고집스럽게 보이는 그의 어떤

 건축적 습관 - 이를테면, 도처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쓴다든지 혹은

 단순하고 직선적인 일본의 냄새를 느끼게 하는 어떤 것이라든지 -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기존 유럽스타일을 따라하던

 convention에서 그가 내어 놓은 여러가지 독창적이고 본질적인 혁

 신 때문이리라.. (사실, 그의 건축물 자체는.. 나의 현대적인 시각

 으로는.. 그저 현대적인, 기대보다는 그다지 impressive한 것은 아니

 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놀라운 것이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

 미래에 대한 안목을 갖는 것..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을 정

 확히 파악하는 것..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원칙에 따른다면.. 21세기의 건축에 합당한 패러다임은 과연 무엇일

 까.. 빌 게이츠의 집과 같은.. state-of-the-art-technology와.. 그

 리고 그것을 공간이라는 것과 적절히 조화시킨 그 어떤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러한 공간은 어떤 구조와 어떤 구체적인 모습을

 띄게 될지.. 의문을 던져 본다..

 ..

 거의 나와 비슷할 나이에 이미 자신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갖고서..

 삶의 깊이를 쌓아나간 그의 인생역정에..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

 는가하는 답답함과 아울러.. 이것은 오히려 나에게 적지않은 채찍이

 되리라 기대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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