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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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yungHee ] in KIDS
글 쓴 이(By): Harpy ( 라라)
날 짜 (Date): 1995년11월08일(수) 18시22분26초 KST
제 목(Title): 친구의 결혼식..


지난 일요일엔 고등학교 친구 결혼식을 다녀왔다.
평소에 화장기 없는 맨 얼굴을 보다 예쁘게 꾸며 놓은
모습을 보니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다왔다.
우리는 국민학교 때 부터 성당을 같이 다닌 관계로
항상 붙어다녔다.
대학교 와서는 서로 멀리 떨어져 가끔씩 만나는 정도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곤 했었다.
그애는 대학교 들어가면서 부터 운동을 시작했고
그쪽에서 만난 사람과 5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것이다.
사실 그애가 운동을 할 때 어쩌면 나는 그애가 소영웅주의를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의심도 해봤지만
존경스럽게도 그애는 모든 사람들이 졸업후 현실주의자로 바뀌는
과정을 물리치고 당당히 농촌 무료 봉사 간사로 일하고 있었다.
내 주위에 숨은 꽃이 있다면 단연 그애를 꼽을 만했다.
결혼 몇달 전 그애는 수줍게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사실 어릴 때 부터 네가 제일 먼저 결혼할 줄 알았어..
그런데 뜻밖에 내가 먼저 결혼하네...
나 결혼하면 농사 지을 거다..그 친구랑 조그만 포도밭도 사놓았어..
그리고 아이는 한명만 낳을 거고, 한명은 입양할 거야..
너 나중에 채소나 농산물 꼭 우리집에서 사먹어라.."
사실, 난 그애의 이런말에 내가 너무 작아진 느낌이 들었었다.
그냥 그애의 손을 꼭잡아 주는 것만으로 내 모든 감정을
표현했을 뿐이다.
제발 이 살기 어려운 나라에서 좌절하지 말고 예쁜 꿈 계속
길러가며 행복하게 그애가 잘 살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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