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oreaUniv ] in KIDS 글 쓴 이(By): taurus (Siegfried) 날 짜 (Date): 1998년 10월 17일 토요일 오전 10시 13분 38초 제 목(Title): 사랑의 실현. 좋은 글 같아서 올립니다. ^^ ********************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목격한 일이다. 마침 고대 이집트의 석상들이 진열된 방에서였다. 60 은 훨씬 넘긴 듯한 서양인 노부부가 한 청년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런데 그 청년은 앞을 보지 못하고 얼굴이 무섭도록 얽은 동양인 청년이었다. 그때만 해도 나이가 어렸고, 소견이 얕았던 나는 속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 아니 앞도 못보는 주제에.... 이렇게 두 눈 멀쩡히 뜨고서도 이것을 보고 이해하기가 힘든데...' 놀랍고 궁금한 마음에 나는 다음 방으로 옮기는 것도 잊고 한쪽 구석에서 가만히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그 노부부는 장님 청년 손을 끌고 석상 앞에 다가가더니 그의 손으로 석상하나하나를 찬찬히 더듬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석상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다. 실로 지치지도 않고 다음 석상으로, 또 그 다음 석상으로 . 그렇게 다음 방으로 옮겨 가면서 노부부는 앞을 못 보는 청년에게 하나 하나 고대 이집트 문화를 알려주고 있었다. 그 때 그것을 설명해 주고 있는 노부부의 얼굴이나 그 설명을 들으면서 석상을 더듬고 있는 청년의 얼굴은 다같이 뭔가 설명할 수 없는 희열과 행복, 승리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내 얼굴 또한 깊은 감동과 충격으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날 앞을 보지 못하는 청년의 손을 잡고 서 있던 노부부의 얼굴에는. 절대 손해 보지 않으려고 언제나 긴장한 채로 살아가는 나 같은 사람은 감히 근접할 수 조차 없는 성스러움이 담겨 있었다. 그 장면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내 마음 속에서 메아리치며 살아 있을 것이다. ********************* <><><><><><><><><><><><><><><><><><><><><><><><><><><><><><><><><><><><><><><>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 <>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김춘수 님의 "꽃"중에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