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oreaUniv ] in KIDS 글 쓴 이(By): Inertia ( 왕 꺽 규 �@) 날 짜 (Date): 1994년08월09일(화) 02시38분26초 KDT 제 목(Title):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 >>>>> 書道 와 筆才 <<<<<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씨란 타고나는 것이며 필재가 없는 사람은 아무리 노력하여도 명필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필재가 있는 사람의 글씨는 대체로 그 재능에 의존하기 때문에 일견 빼어나긴 하되 재능이 도리어 함정이 되어 손끝의 교(巧)를 벗어나기 어려운 데 비하여 필재가 없는 사람의 글씨는 손끝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쓰기 때문에 그 속에 혼신의 힘과 정성이 배어 있어서 `단련의 美'가 쟁쟁히 빛나게 됩니다. 만약 필재가 뛰어난 사람이 그 위에 혼신의 노력으로 꾸준히 쓴다면 이는 흡사 여의봉을 휘두르는 손오공처럼 더할나위 없겠지만 이런 경우는 관념적으로나 상정될 수 있을 뿐, 필재가 있는 사람은 역시 오리새끼 물로 가듯이 손재주에 탐닉하기 마련이라 하겠습니다. 결국 서도(書道)는 그 성격상 토끼의 재능보다는 거북이의 끈기를 연마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더우기 글씨의 훌륭함이란 글자의 자획(子劃)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먹(墨)속에 갈아 넣은 정성의 양(量)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평가 되는 것이기에 더욱 그러리라 생각됩니다. 사람의 아름다움도 이와 같아서 타고난 얼굴의 조형미 보다는 은은히 베어나는 아름다움이 더욱 높은 것임과 마찬가지입니다. 뿐만 아니라 人生을 보는 視角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믿습니다. 첩경(捷徑)과 행운에 연연해하지 않고, 역경에서 오히려 정직하며. 기존(旣存)과 권부(權富)에 몸 낮추지 않고, 진리와 사랑에 허심 탄회한.. .... 그리하여 스스로 선택한 `우직함'이야말로 人生의 무게를 육중하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신영복氏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 ----- 글이 좋아서 올렸습니다. ( 그리고 제가 KIDS에 ID 발급받은 기념으로 ) 이미 읽으신 분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문익환' 목사님이 지적하신 대로 신영복氏는 大사상가임이 느껴짐니다. 한때는 우리 고대생의 image로 `우직함'이 많이 떠오르곤 했지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게 된 것 같군요. 이 글을 개기로 우리 고대생의 desirable한 모습이 어떤것인가 생각해 보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앞으로 자주 뵙게 되겠지요. ----- 깊은밤에 홀로 깨어 꺽 규 드림 ----- P.S. : 이 글을 읽고 느끼신 바를 이 board 에 올려 주시거나 저에게 mail 보내주시 면 좋겠내요. 오늘은 집에가다 서점에 들러서 마음에 드는 책 한권 구입하시 면 어떨지? 그리고 오늘 밤만은 KIDS에 들어오지 마시고 독서삼매에 빠져보시 는 것도 영양가 없는(?) chatting 하는것 보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