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Univ ] in KIDS 글 쓴 이(By): taurus (Siegfried) 날 짜 (Date): 2000년 9월 21일 목요일 오전 09시 54분 44초 제 목(Title): 좋은 글 : 미국대학 한국대학 미국 대학,한국대학 趙完圭/韓國大學總長協會理事長 1975년 관악으로 옮겨 간 서울대학교 캠퍼스는 매우 황량(荒凉) 하였다. 퇴근시간이 되면 교수, 직원 모두가 퇴근버스로 캠퍼스를 빠져나갔고 그 뒤에는 외등 (外燈)만이 교정을 밝혔었다 . 물론 연구실이나 실험실은 감감하여서 "유령 (幽靈)캠퍼스 "라 할 수 있었다. 하나 둘 연구실에 전등이 켜지기 시작한 것은 한참 뒤의 일이다. 이제는 대학 연구실과 실험실이 마치 불야성처럼 훤하며 실험에 분주한 교수와 학생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갖가지 실험 기기들도 쉬지 않고 밤낮 돈다. 이 정도면 선진 외국 대학이나 연구소 실험실 모습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대학 교수들의 연구는 연구비 들인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여 소위 고비용 ·저효율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어째서 그럴까. 우리 대학의 대다수 교수들은 미국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면학 (勉學)과 연구 (硏究)한 경력이 있다. 그들은 미국이 과학분야와 경제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였고 학술 등 모든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 이의 (異議)가 없다.그러면서 그 까닭이 우수한 학자를 양성할 기반을 갖춘 미국 대학의 체제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분명히 나아진 우리 대학이 아직도 미국 대학에 따르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보는 것은 우리 대학의 미래를 위하여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많은 교수들은 강의 질 (質)이나 연구실적이 교수 신분 유지와 크게 관계없어서 비교적 안이하게 교수생활을 한다. 그러나 이 교수가 초청 받은 외국 대학에 가면 그날부터 생활방식이 달라진다. 짐 풀기 무섭게 아침 일찍 연구실로 나가고 밤 열두시 또는 새벽 한시 두시에 숙소로 돌아온다. 휴일도 없이 연구실, 실험실 혹은 도서관 사이를 쳇바퀴 돌 듯 바삐 오간다. 몇 편 좋은 논문도 발표할 수 있다. 한 두 해 바쁜 시간을 보냈던 교수가 돌아오면 다시 옛날로 되돌아간다. 미국에 가서 생활방식을 바꾼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 대학 분위기와 기본 인프라가 교수를 바쁘게 내몰게 한 환경 때문이다. 오늘 우리나라 대학 형편이 나아지긴 했으나 아직도 학내 분위기나 교육과 연구 지원을 위한 인프라 구조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도대체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가. 연구업적이 없고서는, 강의가 부실해서는, 또 대학에 대한 기여가 없을 때 더 이상 대학에 남을 수 없는 절박 (切迫)함에서 조성되는 분위기, 바로 이것이 미국 대학의 분위기이다. 미국 대학교수들은 한 해 9 개월 봉급의 연봉제가 일반적이다. 나머지 3 개월치 봉급은 자신의 연구비에서 얻어 쓴다. 또 연봉 기준은 연구실적 등 업적 평가결과에 따라 교수마다 다르다. 연구비의 40% 혹은 5 0 %를 오버헤드로 대학에 지불하는 것이 관례이며 연구비를 많이 얻어 오는 교수는 그만큼 대학재정 기여도가 크고, 교수는 대신 대학으로부터 그에 상응한 대우를 받는다. 물론 연구비가 없는 교수는 3 개월 분 월급이 없다. 또 연구비 안에는 석, 박사과정의 대학원생 혹은 박사후과정생(博士後課程生)을 위한 연구장학금이 포함된다. 연구비 액수의 다과 (多寡)는 교수 능력의 척도가 된다. 이 때문에 교수들은 연구업적을 위하여 애쓰고 새 연구과제꾸미는 데 정력을 쏟는다. 연구비 수령에 실패한 교수는 대학원 학생 , 연구원들 모두를 잃는다. 따라서 유능한 교수는 활발하고 창의력이 뛰어난 대학원생들의 연구조력 (硏究助力)으로 연구실적 올리는 데 도움을 받는다. 그래서 미국 대학은 교수들이 생존을 위하여 치르는 전쟁터와 같은 분위기다. 그런데 우리의 형편은 어떤가. 일반적으로 연구 역량은 근래 많이 늘었다. 10 여년 전부터 시행한 교수 공채제도가 대학 분위기를 개선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자연계 교수들은 대부분이 외국 저명 대학 박사요 따라서 그들의 학업 성취도와 교육 및 연구경력은 가히 국제 수준급이라 할 수 있다. 유능한 교수 수가 느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들 교수의 연구를 뒷받침해줄 연구비 규모는 수요를 따르지 못한다. 따라서 연구비 획득을 위한 교수간 경쟁은 점차 치열해가고 있다. 한편 SIC 지수 반영 등 연구업적 평가 방법이 객관화된 후 교수 연구능력의 고저 (高低)가 분명하게 되고 연구능력에 따른 연구비 지급 경향이 보편화되면서 교수간 연구비 수령 액수에 부익부 빈익빈 (富益富貧益貧) 현상이 나타나고있다. 이 같이 연구업적 평가제도는 교수들에게 또 다른 압력 구실로 작용한다. 다만 교수 연구실적을 교수 신분과 연계하는 제도가 정착되지 않았고 연구지원을 위한 기본 인프라 구축이 미숙한 상황에서 공정한 경쟁을 촉구할 학내 분위기 조성은 아직 이르다. 그러면 기본 인프라란 무엇인가. 이는 교수들이 행한 교육과 연구 결과로 얻은 과실 (果實)이 대학의 명예와 재정문제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구축된 제반 지원체제와 환경을 가리킨다. 미국 대학의 교수에게는 한 두 명의 비서가 배정되며 이들은 교수의 교육, 연구, 장학과 관련된 업무를 돕는다. 또 두세 명의 강의조교와 연구조교를 둔다. 강의조교는 강의 준비 보조, 시험문제채점, 과제물 평가 등을 돕는다. 연구조교는 교수 연구활동을 돕는 일을 한다. 이런 보조인력으로 인하여 교수들은 잡무에서 벗어나 착실히 강의준비와 연구계획을 구상할 수 있다 . 우리 대학의 교수에게는 그런 혜택이 없다. 1 주일 3 과목 이상을 맡아야 하고 잡무가 늘 산적해 있다. 미국의 소위 연구중심 대학의 교수가 5 내지 10 명의 학생을 맡아 지도하는 반면 우리 대학의 교수는 30 명 이상의 학생을 맡는다. 또 연구장학금을 받는 미국 대학의 박사과정학생이나 박사후 과정생들은 잡념없이 면학과 연구활동에 전념한다. 미국 대학에서 대학원 과정을 이수한 우리나라 학자들은 거의가 그런 장학금을 받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연구비에는 대학원과정 학생들에게 지급할 연구장학금항목이 없다.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은 자비 혹은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하며 면학과 연구에 전념할 형편이 못 된다. 따라서 국산박사 (國産博士)가 국제경쟁력에서 뒤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올 해 정부가 BK21 사업을 통하여 대학원 박사과정생에게 국비연구장학금 (國費硏究奬學金)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매우 잘 한 일이다. 개인적 영예와 이에 상응한 특별한 대우를 기대하고 상위학위과정 (上位學位課程)을 이수하는 학생들에게 정부가 돈을 대 주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여온 정부가 박사과정생에게 연구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수용한 것은 큰 발전이다. 다만 몇몇 특정대학, 특정분야의 일정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정부가 직접 지급함으로써 교수 연구와 연계되지 않고 급여액수가 최소 생활 수준에 이르지 않는 것은 아쉽다. 미국이 기본분야 대학원생에게 연구장학금을 급여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좋은 직장으로 몰려갈 우수한 대학졸업생들을 기초학문 분야로 유인하여 학업과 연구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유능한 고급인력이 되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미 나이가 찬 박사과정생이나 박사후과정생들은 부모로부터 학비를 얻어 쓸 형편도 아니고 또 이미 가정을 이룬 많은 학생들이 살림살이에 신경 쓰지 않고 면학과 연구에 열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하여 마련한 장학제도이다. 장학금은 국적에 관계없이 우수한 학생에게 학위과정을 마칠 때까지 지급한다. 미국에서 대학원과정을 이수한 많은 우리나라 대학 교수나 연구요원들은 그곳 대학 연구장학금으로 학위과정을 수료하였을 것이다. 연구비 규모가 부족하고 대학 재정이 어려운 우리나라 형편에서 고급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박사과정생에게 정부가 장학금을 지급하려는 제도는 매우 적절하다. 다만 정부는 BK 21 사업이 더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되도록 지급방식과 액수를 재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대학은 인종, 국적 혹은 성(性)에 관계없이 석학(碩學)을 교수로 초빙한다. 경쟁에 이겨야만 명성을 유지하게 되는 체제이기 때문에 세계 수준급의 석학을 교수로 영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우리 교포학자들이 미국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사실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과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이유는 바로 그 같은 교수 임용제도에도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 대학은 폐쇄적이다. 근래 한국국적 소유자라야 국립대학 교수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한 법을 고쳐서 외국인 학자가 교수로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그 제도를 활용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 형편이다. 언어장벽뿐 아니라 외국의 저명학자가 우리나라 대학에 교수로 오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획일적인 보수체계가 그렇고, 부실한 교육과 연구환경이 그렇고 또 주택문제, 딸린 가족들의 교육문제 그리고 의료문제 등 그들이 고려할 점은 수다하다. 우리나라 대학이 세계 명문대학과 경쟁할 능력을 갖추기 위하여서는 세계 저명학자가 우리나라 대학에 쉽게 올 수 있어야 하며 그렇기 위해서는 대학과 사회환경을 획기적으로 개혁하여야 한다. 미국 대학은 교수 정년 (停年: 테뉴어 )제가 엄격하다. 계약직 교원 가운데 자질, 연구업적, 강의 충실도, 대학 발전 기여도 등 평가 결과가 양호한 사람이 테뉴어 교수로 선정되며, 그때 가서야 그 교수는 교수로서의 영예로운 신분과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는다. 이 제도 때문에 교수들은 충실한 강의와 연구실적을 위하여 노력하며 대학 내의 연구 분위기가 충만해진다. 그런데 우리 사정은 어떤가. 70 년대 초까지 전임강사는 근무년수에 따라 직급이 오르고 끝내는 정교수의 지위까지 올랐다. 그 당시 부실한 교육과 연구여건 때문에 교수들에게 연구업적을 재촉할 형편이 못되었다. 80 년대 들어서 3 년 혹은 6 년 기한의 재임용제가 실시되었다. 연구비 사정, 교육 및 연구용 시설이나 연구 지원체제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채 시행되는 교수 재임용제는, 마침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가 치열한 때여서 학생지도 실적 등이 교수 평가의 주요 항목으로 다루어졌고 실지로 재임용에서 탈락한 교수 대부분이 교육, 연구 실적과는 무관하였다. 결국 교수 재임용제는 얼마 후 폐지되었고 대신 90년대 초 교수 정년제를 시행하게 되었다. 각 대학은 전임강사와 조교수를 계약제로, 그리고 부교수 이상은 일률적으로 정년제 교수가 되는 규정을 마련하였다. 조교수로 일정 기한이 지나면 연구업적 등을 평가하여 부교수로 승진시키고 아울러 테뉴어를 부여하게 한 것이다. 미국 대학식 테뉴어제와는 거리가 있었으며 이 제도가 대학의 질(質) 향상에 기여하리라 믿는 사람은 드물었다. 미국 대학교수들은 연구 업적 외에 강의의 충실도가 평가 항목에 포함된다. 강의 과목과 강의 시간 수가 우리 교수보다 훨씬 적지만 그들의 심적 부담은 우리보다 매우 크다. 그 까닭은 학기 중간 혹은 학기말에 교수의 강의 충실 여부를 학생들이 평가하는 제도 때문이다. 평가 항목에는 강의 준비, 강의 내용, 강의 방법, 강의 자세 그리고 강의 보조자료의 준비 등이 포함된다. 학생들의 평가 결과가 교수 신분에 크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교수들은 학생들의 평가를 등한히 할 수 없다. 연구업적이 뛰어난 교수도 강의 준비만은 철저하여야 한다. 한편 교수들은 수강생에게 과중한 과제물을 부과한다. 과제물 성적이 학업성취도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과제물 작성에 힘을 기울인다. 그들은 여러 권의 책을 참고하여야 하고 또 참고자료를 찾아 도서관에서 주말이라도 바쁘게 보내야 한다. 물론 학기 중간 중간에 치르는 시험에도 좋은 성적을 얻어야 한다. 수강 교과목이 여럿인 미국 대학생들은 과제물 수도 많고 따라서 그들의 대학 생활은 매우 고달프고 바쁘다. 성적이 우수해야 상기 학위과정에 진학할 수 있고 또 직장 취업에도 교수에게서 좋은 추천서를 받을 수 있다. 결국 학생들도 동료끼리 경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쪽은 어떤가. 근래 간혹 학생들이 교수 강의 평가를 들고 나온다. 그러나 그 제도가 우리 대학 문화에서 쉽게 수용될 것 같지 않다. 첫째, 전래의 사제지간의 도덕적 관념이요 둘째, 학생들의 수강 자세와 관습이 교수 강의를 평가할 만큼 성숙되지 않은 점이다. 교수는 항상 새로운 연구결과를 토대로 다른 학설과 비교하거나 혹은 다른 학자의 연구내용을 정확히 전달할 정도로 교과내용이 충실하여야 한다. 그러나 많은 교수는 자신의 전공과 관계없는 교과목도 강의해야 함으로 강의준비가 흡족할 수 없다. 한편 축제라 해서 휴강하고 시위하느라 강의 빼먹고 시험기간중 강의는 없고, 긴 여름과 겨울방학에 쉬고 공휴일이라 놀고 등등 우리 학생들은 학사일정을 지키지 않는다. 또 교수들은 과제물을 요구하기도 힘들다. 과제물을 작성할 충분한 여건도 아니고 이를 평가할 시간이나 옳게 평가할 방도도 없기 때문이다 . 이런 풍토에서 교육이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없고 또 학생들이 교수 강의를 평가한다거나 교수들이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적정하게 평가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우리 대학의 부실한 학부과정 교육 관행때문에 기업체에 취업한 대학졸업생이 반년, 일년씩 재교육을 받아야 했고 미국 대학의 대학원에 진학한 많은 우리 대학 졸업생들이 그곳 대학에서 학부 교과목을 재수하여야만 했다. 오늘날 대학 교육 여건이 나아지긴 했으나 입학 곧 졸업이라는 등식이 그대로 있고 부실한 학사행정이 고쳐지지 않는 등 고질적인 교육풍토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세계에 내놓을 만한 우수인력 양성은 요원하다. 교수, 대학원 학생 혹은 연구원들은 남보다 앞서 연구 결과를 창출하고자 더 빨리 , 더 많은 학술정보 취득을 소망한다. 선진국 대학 도서관은 신속한 학술정보취득과 공급을 위한 방안을 우선해서 마련하여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이 점에서 미국 대학의 도서관은 24 시간 개관하고 장서량의 규모나 이용자에 대한 봉사는 거의 빈틈이 없다. 근래에는 컴퓨터 시설이 완벽하여 도서관에 들어가기만 하면 원하는 자료를 언제나 신속히 구할 수 있다. 아무 제재없이 누구나 도서관 안에 들어갈 수 있으나 나올 때는 가방 등 소지품 검색을 받는다. 숨겨서 빼낸 책이나 자료의 유무를 확인하기위한 검색이다. 원로교수도 검색을 당연한 일로 알고 이에 응한다. 우리 대학 도서관의 사정은 어떤가. 요새는 밤늦게까지 개관하지만 24시간 열고 있는 도서관은 없다. 들어갈 때는 까다롭지만 나올 때는 매우 자유롭다. 만일 나올 때 가방을 열어 보자고 한다면 당장 난리가 날 것이다. 미국 대학 도서관은 연구, 강의 혹은 교재를 위한 자료 혹은 학생들의 과제물 작성에 필요한 자료 탐색을 위한 시설이며 장서량과 봉사 시설로 우열을 따진다. 그런데 우리 대학 도서관은 도서실 역할이 위주다. 책의 수나 시설 혹은 봉사보다 수천의 좌석을 갖춘 도서관을 자랑한다. 도서관은 대학의 성역이라 주변이 정숙해야 하지만 우리 대학은 그에 개의치 않는다. 도서관 변두리에서 꽹가리치고 장구치는 등 고성방가가 다반사고 툭하면 시위 학생들이 농성장으로 이용한다 . 대학 구성원들의 도서관 기능 경시풍조나, 10 권의 책으로 공부하고도 사회진출에 성공했다는 경력을 내세우며 대학 도서 구입 예산을 깎던 지난 날 정부 관료들의 대학 도서관관 (觀)이 달라지지 않는 한 우리나라 대학 도서관의 정상 역할은 바랄 수 없고 대학의 발전은 더욱 요원할 것이다. 앞에서 미국 대학과 우리 대학의 차이를 훑어보았다. 미국 대학의 제도가 우리의 모델이 되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대학 기본 틀이 미국식이어서 미국 대학의 장점을 참고로 하였다. 미국은 대학 역사가 우리보다 길고 대학에 대한 투자도 우리의 5 배 혹은 10 배가 넘는 재정 지원으로 과학 등 여러 학문분야에서 세계를 제패 (制覇)할 수 있는 저력이 생긴 것이다. 광복 후 무(無)에서 출발한 우리 대학이 미쳐 자리잡기도 전에 6 ·25 사변을 겪어야 했고 파괴된 교육시설을 재건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학원들이 심한 소요에 휘말리는 등 힘겨운 환경에서도 우리 대학이 괄목할 만큼 발전한 것은 다행하지만 세계를 선도하는 미국 대학의 수준에 이르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정부가, 교수가, 학생이 그리고 사회구성요원 모두가 대학 교육의 의의를 절감하고 투철한 대학 육성의지를 견지하면서 확고한 정책을 세워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 ㅣ서점에서 좋은 책을 찾았을 때의 느낌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ㅣ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