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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Univ ] in KIDS
글 쓴 이(By): cupspace (가제트)
날 짜 (Date): 1999년 3월 15일 월요일 오후 06시 00분 10초
제 목(Title): [감상] love letter




"...잘 지내고 있어요?
    전... 잘 지내고 있어요...."

러브레터를 보다. 학교 앞, 안암로타리 외환은행 옆에
위치한 "ANI WHERE"의 3월 14일의 상영작은 'love letter'였다.
이야기는 이미 들어 알고 있었고, 사운드 트랙을 구해서 참으로
많이도 들었기에 느낌을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상으로 전해지는 그 짜릿한 느낌... 잊을 수가 없다. 
'여기 후배 소개받고 첨왔는데....'
'아, 그러세요? 이따 8시에 러브레터를 하는데 잘오셨군요.'
'정말요?'
'예. 보셨습니까?'
'무척 보고싶었지만 못봤습니다.'
'아.. 그렇다면 꼭 보여야합니다.(윙크)'

후지이 이쯔끼. 동명이인의 착각으로 비롯되는 이 이야기는 묘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현재 남자의 여인은 과거의 초상이다.'.....
일상 생활에서 많은 만남들을 이루어간다. 그러나 그 중에서 이루어
지지 않았으며, 이루어지기 힘든 만남.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을 수 있다. 쉽사리 표현하기도 힘든 그러한 소재를 감독은
동명이인의 관계와 너무도 닮은 두 사람, 그런 우연적 요소를 이용해서
절묘하게 표현했다. 추억은 낭만적이기 때문에?

옛 주인공의 집으로 장난삼아 보낸 편지에 답장이오고....
(천국에서?) 누군가의 장난이라 여기지만 의외로 남편의 옛 친구로
동명이인임을 발견한다. 그 여자와 남편의 추억. 여자는 새로운
애인이자 친구인 '이끼바'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넌 그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구나....' 흡사 스티븐 스필버그의 'always'의 애뜻한
감정이 되살아나는 듯. 똑같이 남자를 앗아간 것은 산이고. 그의
그림자를 그리워하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그를 잊을 수 있게
된다. "잘 지내십니까? 저는 잘 있습니다....." 그러나 헐리우드의
직접적이고 원초적인 해법과는 달리 이 영화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동정적 심리 묘사를 통해 훨씬 더 극적이고 묘한 분위기로
영화를 이끌고 간다. 

일본인들 특유의 딱딱 끊어지는 듯한 억양과 아기자기한 삶의 모습.
세라복과 검정색의 교복.... 참신한 느낌이었다. 일본 영화는
'가케무사' 이후로 첨. 그러나 '오렌지로드'나 '바다가 들린다'에서
보여준 일상생활의 담담한 이야기들.... 후후, 친구와 연인사이,
미숙한 감정들과 그에 대한 애뜻한 오해 등.. 허황되고 현실과의
괴리속에 '눈물'만을 자극하는 실망스런 졸작들과 비교되는, 
진정한 작품이라 불리는 이야기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영화라 생각되었다.

작품 중간중간 들어있는 웃음. 학교 여 선생님의 뛰어난 기억력,
자전거 보관소까지 찾아와 사랑을 고백하는 여자 후배와, 멀리서
지켜보다 도서관까지 따라와서 신파극을 연출하는 어떤 여자애... 
후후... 사실 우주까지 갈 것도 없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우리는 그렇게 많이 호기심을 가지고 행동하고 그곳에서 내재적인
즐거움을 느낀다. '소나기'... 구태여 우리에게서 그런 작품을
찾으라면 이런 이야기 정도?

아무튼, 영화 내내 몰입이 되었고, 근래에 몸속에 잠재되어 있는
찌꺼기를 분출시켜줄 무엇인가가 필요했던 때에 이런 영화는
많은 부분을 승화시켜준 것이라 생각된다. 

'재미있었어요?'
'그럼요~ 물론이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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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걱정하고 즐거워함이 없는 것은 덕의 지극함이요, 기쁘고 
   성냄을 하나로 보아서 움직이지 않는 것은 고요함의 지극함이며, 
   무엇에건 막히지 않음은 허무의 지극함이며, 외부 사물과 더불어 
   섞이지 않는 것은 담담함의 지극함이며, ...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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