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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Univ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river) <space.kaist.ac.> 
날 짜 (Date): 1999년 1월 26일 화요일 오후 04시 44분 44초
제 목(Title): Re: [퍼온글] 눈빛에 대한 책임


 저도 며칠 전에 25번째 생일을 보냈습니다. 
 아무튼, 25살이라는 나이는 그리 썩 달가운 나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은 학생이라는 철갑으로 무장을 하고 살아 왔지만, 이제 서서히 그 갑옷을 
하나씩 벗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음, 이를테면 새벳돈 같은 것 말입니다. ^_______^

 누구나, 예언가가 아니더라도, 어렴풋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느끼는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난 이렇게 될 것이다.. 라고 느껴온 미래상
이 있지요. 그러나 최근의 제 상황은 어디선가 읽은 것 같은데,(아마 만화책일
겁니다.) '과거는 비참했고, 현재는 참담하고, 미래는 암울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고 할 수 있지요.
 분명 지금 모습은 중학교쯤의 제가 상상해 왔던 25살의 모습은 아닙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제 모습을 한번 찬찬히 살펴 봅니다. 
음.. 평범하게 착하고, 가끔 희한한 놈이라는  말도 듣지만, 인간성 더럽다는 
소리는 안들어 봤고, 적당히 이기적이고, 적당히 남들 배려할 줄도 알고, 영화,
음악 및 만화를 비롯한 문화생활도 적당히 즐기고 있고, 최근에 살이 붙긴 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체형이고, 얼굴도 남들에게 혐오감주지 않을 만큼은 생겼고, ...
그래도,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5살에게 있어서 진짜 견디기 힘든 것은 무능력에 대한 자각 같습니다. 
25년의 시간을 책임지기에 턱없이 부족한 자신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그 시간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주어졌더라면, 그는 더 잘 살았을 것이라는 
자각 말입니다. 
그런 생각을 할 때면 가끔씩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후회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죽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결국, '난 과정에 있을 뿐이야'라는 생각에서 희망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눈빛에 대한 책임이라는 것은, 상대방에게 읽혀지는 내 눈빛이라는 의미에서 
라면 굳이 그런 책임은 질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눈빛의 변화를 알아 
차리는 사람을 곁에 두고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사람에게 해당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눈빛의 변화에 대한 이유란 것이 별로 맘에 들지 않더군요. 
제가 그책을 다 읽어본
것이 아니라서, 함부로 말하선 안되겠지만, 그런 글들은 너무나 이분법적인 사고
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 같아서 솔직이 님이 올리신 글을 읽으면서 좀 항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는 이렇다..라고 말할 수 있는 여자(또는 이렇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남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표현하기에는 참으로 복잡
다단한 특이성을 가진 개개인이 있는 것이니까요. 
 분명히 어떤 경향성이 있음은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그 경향성이 내가 만나는 또는 만나게 될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영향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는 되도록 많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른 사고를 접하고,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쓴 글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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