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By): hmagic (밤하늘) 날 짜 (Date): 1993년06월12일(토) 02시36분52초 KST 제 목(Title): 밤을 넘기면서... 내가 경대에 있을땐 밤샌적이 없다. 아니...아예 밤을 새야할 일이 없기도 했을것이다. 밤을 안새기 땜에 한가지 좋았던 것은 지금처럼 에이..그전날 밤에 밤새면 되지..라는 생각을 안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내가 5년동안 다닌 경북대의 캠퍼스의 모습이 떠오른다. 왜 5년이냐구요? 음...대학 4년에다가... 과학원 오기 위해서 재수 1년요..학교 도서관에서 계속 공부했으니까... :) 재수할때 이맘때쯤이 생각난다. 대구는 무척 더운 도시였고 더구나 그해 여름은 또 더 더웠다. 도서관은 에너지 절약한다고 에어컨을 눈꼽만치만 틀었고.. 그 더운 곳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사실은 내게 큰 자부심으로 자리잡는다. 도서관에서 한 자리를 계속 고수하다 보면 그 열람실에 자주 오는 사람들의 얼굴이 눈에 익기 마련이다. 내가 재수했던 해인 91년에 나는 구관 5층 6열람실이 아지트였다. 아마 그당시에 자주 6열람실에 왔던 사람은 날 기억할것이다. 창문쪽 구석에서 두번째 책상그룹에서 창가...아니면 창가에서 두번째 자리.. 내 고정자리였다. 그해 약 1년간... 시험치러 오기 전에 친구들과 후배들이 사준 꽃다발과 초코렛,찹쌀떡,엿등으로 내 고정석(?)은 넘쳐나갔다. 주위의 사람들이 계속 쳐다 보았다. 난 슬그머니 겁이 났다. 만약에 떨어져서 돌아오면...을마나 쪽팔릴까... 하지만 다행히도 난 합격을 했고 그뒤 계속 6열람실에 다니면서 친구들에게 축하인사를 받으면 1년간 얼굴이 익은 그 열람실 사람들은 싱긋이 웃고 지나가곤 했다. 무언의 축하로 여겨졌다. 고마왔고...잘 모르지만...정도 들었고...:) 난 내가 경북대 출신임이 너무너무 자랑스럽다. 지방대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재와 인물들을 배출했으니까... 내가 몸담았던 전자공학과는 특성학과였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보다 못한 국가지원과 기업지원을 받았지만 현재 이나라에서 가장 중추적인 기술인의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사람들중 절대 다수가 경대 출신이다. 그래서...더더욱 자랑스럽다. 그리고 이곳 과학원에서도 경대출신은 성적도 우수,일도 잘하고 해서 교수님들께 호평을 받는다. 나만 빼고...:) *특정대학을 거론해서 죄송합니다. 며칠전 신문에서 LG가 서울공대 발전기금으로 5000억원을 내놓았답니다. 서울공대 발전기금을 어디서 내놓았다는 신문기사는 가끔씩 보곤 하는데 경북대 발전기금을 줬다는 기사는 어느 신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서울대측에선 돈없다고 엄살떨지만 그건 아마 과학원과 포항공대에 비해서만이겠죠. 한때 모 지방대학 전자공학과에서는 실험기자재 비율이 0%였었던 적도 있었답니다. 한곳으로 몰아주기 위해서는 과학원이 적당하고 평등하게 분배하기 위해서는 모든 지방대에도 혜택이 돌아가야겠지요... *윽...럭키금성이 줬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기억력 쇠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