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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hmagic (밤하늘)
날 짜 (Date): 1993년06월06일(일) 19시51분53초 KST
제 목(Title): 오늘은...


아침에 빨래를 했다...

물론 빨래는 세탁기가 하지만 그래도 내가 세제를 넣어야 하고

또 빨래를 다 하고나서는 내가 빨래줄에 널어야 한다.

그럼 이렇게 말하자. 세탁기와 내가 공동작업을 했다.

음...그리고 낮에 점심을 먹고는 공테잎에다가 녹음을 했다.

난 테잎 녹음해서 선물을 잘하곤 하는데 대학교때부터는 거의 그럴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같은 성당다니는 여학생들한테 해주곤 했었는데 여기 와서는

그것마저도 기회가 없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녹음해 주곤 한다.

* 광고 : 미팅을 주선하시는 분은 테잎 한개 공짜로 녹음해 드립니다.
         저는 미팅 안해요...친구들이 자꾸 시켜 달라고 해서요...:)

근데 요즘들어서는 내가 들을 노래를 녹음한다. 연구실에 작은 스피커를 사다 놓았고

거기다가 금성 아하 카세트를 연결해서 공부하면서 듣는다.

케니지꺼 녹음하고 에릭 크랩튼거 녹음하고는 한국가요도 듣자~ 고 생각해서

내게 있는 것중 한국걸 찾아봤는데...내가 그동안 정말 나라사랑 안하고 있었다는걸

여실히 느낄수 있었다.

대학교 1학년때 샀던 이문세 4집과 이선희 판밖에 없었다.

그리고 CD로는 들국화 베스트 밖에 없었다.

내 룸메이트걸 찾아보니 정태춘,김현식 의 판이 있길래 이것저것 모아서 녹음했다.

먼저 이문세의 4집중 '사랑이 지나가면','이별이야기','그녀의 웃음소리뿐'을

녹음했다.

앞에서 말한적이 있는데...1학년때 여름방학때 MT를 갔었다...덕유산에...

여학생,남학생 포함해서 한 20명정도...텐트를 치고 캠프파이어도 했다.

빙 둘러 앉아서 서로 돌아가며 노래도 부르고...

내가 앉아있는데 한 여학생이 나와 내 옆의 다른 여학생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이름은 밝힐수 없다.

밝히면 유모씨의 아들 모 국열군이 대번에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어쨌든...그 여학생은 자기 노래 부를때 이선희의 '잃어버린 약속'을 부르며

나하고 같이 부르자고 했고 그래서 같이 불렀다.

그리곤 나보곤 역시 이선희의 '영'을 불러라고 그랬다.

"그건 중간에 사이가 좀 뜨잖아?" 그러니까..

"아이...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란 말이야...같이 불러줄께...불러라."

결국 불렀지만...그게 사랑의 시작이었을까?

그당시 나하고 상당히 친해진 친구 한명이 있었는데...그놈은 나와 그녀가

노래부를때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밤을 새면서 캡틴큐를 엄청 마셔댔다.

나중에 알았지만 난 그녀의 외모와 매력에 끌려서 좋아하게 되었지만

그 친구는 너무 열렬히 빠져있었다.

많은 생각을 한 끝에 난 그 친구에게 기회를 주었다.

의식적으로 그녀를 피해다녔고 결국 그 친구와 그녀는 사귀게 되었다.

어차피 그녀와 난 종교가 달랐고 또 우리 둘다 서로의 종교에 대한 확신이 깊었기에

더 진전되었을 경우 비극이 될 확률이 많았다.

작년에 그녀가 시집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묘했다.

대학 들어와서 내가 첨으로 감정을 느낀 상대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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