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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NU ] in KIDS
글 쓴 이(By): timezero (제로)
날 짜 (Date): 1999년 1월 18일 월요일 오후 10시 12분 49초
제 목(Title): 건망증... -_-+


건망증은 머리가 나쁘다던가, 머리숱이 적다던가 하는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이상한 병(?)이다.

가끔 방에 열쇠를 두고 문을 잠그고 나와 연구실로 터벅터벅

걸어온 적도 많았다.  열쇠를 가지러.... 그러나 열쇠를 가지고

돌아간 때는 거의 없었다.  연구실에 도착하는 즉시로 열쇠 가지러

왔다는 것을 대부분 까먹기 때문에......

그리곤 그날 저녁에 다시 방으로 가서 문을 잡고 울 때도 많았다.. T_T

그러나 .... 이런 육체적인 피로를 증가시키는 증상이라면 운동으로

생각하면서 참을 수 있다. -_-++;;

그러나..... 물질적인 피해를 입게 될 때는 정말로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마져 가끔 느낄 때도 있었다.

물론 그 때마다 날 붙잡은 것은 머리 속에 떠오르던 연구실 후배들의

웃는 모습이었다.  그 쉐이들이 내가 없어지면 얼마나 좋아할까.. --+

도저히 그 모습은 못 볼 것 같아서 꾹 참고 참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정말로 죽고 싶은 때가 있었다.

석사 2년차 때 아는 후배(아마도 후배라고 기억을 함... --+) 한명이 와서

십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다.  아마 생각없이 5호관 로비로 내려가

현금 인출기로 뽑아주었섰다.

그리곤................ 잊어먹어버렸다. -_-;;;

차라리 돈을 빌려준 사실조차 잊어버렸다면 행복이나 했을것을....

통장에 찍혀나온 인출 내용을 보면서 돈을 빌려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던 것이다.

근데......... 누군지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 포기하기에는 너무 큰 돈이었기에.......

5호관 3층을 돌며 모든 대학원생들에게 한마디씩 물어보았다.

"혹시 돈 10만원 빌려간 적 없냐.. 솔직히 불어.. --+"  <- 후배에게

"형 내 돈 빌려갔죠? 십만원 내놔요.. --+" <- 선배에게

그날 정말 많이 맞았다... T_T

대학원 들어와서 그날처럼 맞은 날이 없었을거다.....

더불어 엄청난 수명 연장을 시켰다......

그날 이후... 난 모든걸 수첩에 적기 시작했다.

두번 다시 이런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그리곤 오늘날..... 난 여전히 수첩보는 것을 까먹고 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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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mple is better than Nice 
               - 티메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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