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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hmagic (밤하늘)
날 짜 (Date): 1993년06월05일(토) 13시58분51초 KST
제 목(Title): 1학년땐...


87년이었다.

그때 우리들은 투쟁을 통해 6.29를 이끌어 냈다.(개코같지도 않은거지만)

그래도 우린 승리했다고 믿었었다...

다만 그런 결과라도 끌어낼수 있었다고 생각했고 그만큼 학생운동의 역량이

커졌다고 믿었으니깐...

그때의 기억이 난다.

대구 시내 중앙통을 행진하며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사건을 규탄하며

검은 리본을 달고 다녔다.

경대 후문앞에서 우린 평화적 시위를 벌이기로 하고 후문밖으로 나가서 큰 도로

바로 앞까지 나갔다.

하지만 우린 평화시위를 벌이려 했기에 더이상 나가지 않고 

큰 도로까지 나가지 않은채 "비폭력"을 외치며 제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사회자의 시위배경및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자 할때...

갑자기 "빠바바방!"이란 엄청난 소리와 함께 

"비폭력"을 외치며 앉아 있던 우리 학우들 머리위로 최루탄이 날아왔다.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기에 앞서...도망가야 했다.

몽둥이를 들고 쫓아오는데 어떡하라구...도망가야지...

도망가는데 후문쪽으론 이미 골목을 통해 전경들이 가로 막으려 하고 있었다.

포위작전인가?

그래서 난 우리과 여학생과 친구와 함께 바로 옆의 이발소에 들어갔다.

(지금은 아마 식당으로 변했을거다)

하지만 그건 멍청한 짓이었다.

보통 도망갈때 상점으로 들어가는건 "날 잡아가슈"하는 막다른 골목이었으니까...

근데...이게 웬일?

이발소 주인 아저씨가 우리가 들어오자 마자 문을 잠그더니 

우리를 향해 빙그레 웃으시는게 아닌가?

아저씨 멋쟁이~~~

지금은 시집간, 그당시 87학번중엔 그래도 거의 제일로 이뻣던 그여학생과

함께 했던 도피의 시간은 지금도 추억속에 남아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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