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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NU ] in KIDS
글 쓴 이(By): comma (ComMa)
날 짜 (Date): 1996년10월08일(화) 13시17분37초 KDT
제 목(Title): [Cap]조금의 희망,그러나 완전한 절망-키즈


[ ToSysop ] in KIDS
글 쓴 이(By): hanmili (천수관음)
날 짜 (Date): 1996년10월08일(화) 12시08분10초 KDT
제 목(Title): 조금의 희망, 그러나 완전한 절망 - 키즈



 제가 처음 통신을 접하게 된 공간이 키즈였고 때문에 키즈는 그 어느 비비보다

 친근하고 정다운 공간이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지난 9월 몰아닥친 키즈 실명화

 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정권의 압력에 대한 시샵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

 었고, 그래서 실명화를 했습니다. 물론 저는 키즈를 떠나시겠다고 항의하시던

 분들처럼  통신민주주의와 검열철폐에 대한 강한 의식도 없었음도 인정합니다.

 저는 언젠가 키즈가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이기고 나면 다시 봄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걸 저는 조그마한 희망으로 생각했습니다.

 오늘 ToUser게시판에서 20번 글을 읽었습니다. <필독>이라고 제목을 달고 있

 더군요. 요지는 키즈 관리자에 대한 어떠한 우편도 받지 않으며 거기에 대해서

 어떤 응답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현재 실명화를 하지 않은 2000명에 대해서 조

 치를 취하겠으며 계속 실명화를 받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모든 키즈인에

 게 그 글을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그 글을 천리안, 나우누리, 하이텔,

 그 밖의 모든 게시판과 비비, 그리고 사이트에 좀 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통신의 쌍방향적 의사교류를 송두리채 부정하고, 권위적이며, 위압적이고, 고압

 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지금 키즈 시샵을 보며 저는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 갖다 붙여 놓은 듯이 달려있는 '안녕하십니까'와 '감사합니다'......
 
 그것은 글쓴이의 마음이 담긴 말이 아니었습니다. 백화점에 물건 사러들어온 손

 님들에게 던지는 안녕하십니까 와 감사합니다 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미 키즈의 

 주인이 아니라 키즈의 손님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키즈의 주인은 물론 저 고압

 적인 시샵과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거대한 그 무엇.

 저는 절망했습니다. 키즈를 떠나는 것에 대하여 많은 말을 들었습니다. 남으시겠

 다고 한 분은 '제발 Xid 자살바위 위에 서지 말아라'고 부탁하셨습니다. 남아서

 계속 이야기하자고 하셨습니다.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키즈의 시샵이 저와 같은 태도로 키즈와 키즈인들을 대할 경우, 이제 키즈에서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없습니다. 키즈는 존재하지만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저는 앞서 말했지만 이미 실명화를 마쳤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떠나야겠습니다.

 이 숨막힐듯 질식시키는 곳에서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할 입도 희망을 들을 귀도

 모두 막혀버렸습니다. 저는 가장 적극적인 저항으로 아이디 말소를 택하겠습니다.

 키즈의 실명화도 실명화 이거니와 키즈 시샵이 글번호 20과 같은 생각과 태도를 

 견지한다면 정말 키즈에 미래는 없습니다.

 이 글조차 키즈 시샵이 곧 삭제해버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백화점 주인은 결코

 손님들이 백화점에 대해 불쾌감을 가지게 할 제품을 진열해두지 않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가자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당신의

 머리로 판단하고 행동하시길 기대할 뿐입니다.

 - 통신 민주주의 만세 - - 통신 검열철폐 만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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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은 가셨습니다. 불과 1시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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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검/열/철/폐
                          No Freedom Without A Strugg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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