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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NU ] in KIDS
글 쓴 이(By): comma (ComMa)
날 짜 (Date): 1996년09월30일(월) 13시43분21초 KDT
제 목(Title): [검열반대] 할머니가 주신 돈


추석이 되어 오랜만에 집에 갔을 때 가장 반기시는 분이 
나의 할머니이다.(집에서는 주로 '할마마마'라고 부르지...)
우리집 최고의 코메디언이자 귀염둥이(?)이신 할머니.

이번 음력 8월 13일로 이제 여든일곱이 되셨다.
내가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근처 조그마한 땅에 채소 등을 
키우시던 할머니가 이제 오래 걸으면 몹시 힘겨워 하신다.

매달 아버지로부터 받는 용돈을 당신을 위해선 한푼도 안쓰시고
가끔 찾아오는 손자에게 '맛있는거 사먹어라'고 쥐어주시곤 하셨다.
만원씩...

근데 이번에 내려가니 15만 2천원을 쥐어주시는게 아닌가.
왠 돈이냐고 물었더니 아우가 할머니가 그동안 은행에 저금한 
돈이라고 한다. 그동안 모았던 100여만원을 모두 찾아서 가족들에게 
똑같이(어른 아이 할것 없이) 나눠 주신거다. 이제 은행까지 
저금하러 가는 것도 힘들어 하셔서 더이상 저금을 하지 않고 
어머니에게 모두 찾아오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손자들에게 큰돈(?) 한번 쥐어주고 싶으셔서...

나의 할머니.
그 돈을 받았을 때 괜히 콧등이 시큰해지두만.
내가 장가가는게 가장 보고 싶다고 하는 할머니.
나의 가장 사랑하는 친구다.


                           - Com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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