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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yungPookUniv ] in KIDS
글 쓴 이(By): wooko (우야꼬)
날 짜 (Date): 1995년02월15일(수) 13시27분55초 KST
제 목(Title): 발랑까진데이의 소고




퇴근을 할까하다가 이런날 그냥 집에 들어간다는건 뭔가가
이상한거다라는 생각에 친구한데 전하를 해따~

"여보세요.. YY 부탁합니다.."
(잠시후..)
"여보세요?"
"어..YY 나야... 지금모해?"
"아~ 원욱이구나.. 모하다니 일하지~..
 참 그러고보니 넌 퇴근시간이네..집에 바로 갈거야?"
"아직 모르겠따.. 모 약속이 없으니 바로 들어가야겠지."
(으악... 알면서 뭘 물어봐.. 너나 나나 애인없기는 
 마찬가지인데 오늘가튼날 약속이 있을리가 없지..)
"그래? 그럼 너 이따가 울 회사로 나 데리러 올래?"
"몇시에?"
"한 8시쯤. 나 그때야 일이 끝날것 같아서.."
"그래 그럼  그러지모~ 근데 늦을지도 모르는데.. 여기서 가면
 아마도 8시 넘을수도 있지.."
"참 마저.. 너 아직도 거기지~ 아무튼 알았어 이따가 봐~"

딸깍~!

어라~ 인사도 안하고 끝내.. 오늘가튼날 나 만날려니깐 쑥스러운가??
아니면 평소에 여자답지 않던 애가 오늘은 여자처럼 행동할려고 이러나??

아무튼 친구 회사로 가따.. 근데 이놈의 회가 근처에 공중전화가 읍따~
게다가 모 쪼그만 회사라서 우리처럼 면회실이 있는것도 아니구..
건물앞에 갔다가 공중전화 찾으러 다시 왔던길을 거꾸로 걸어갔다..

조금 걸어가다가 생각하니 
'이런 빙~~.. 그냥 들어가면 되지 뭐하러 추운데 걸어다니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당당히 어깨에 힘주고 회사문을 박차고 들가따~
사실 모 말이 박차고 들어간거지 사실은 일하는데 방해될까봐
조용히 열고 들어갔다.

보니깐 조기~ 친구가 물을 마시려구 냉장고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다.
하지만 남 회사로 들어갔으니 사무실 직원들에게 인사는 해야겠지.
대충 고개 몇번 숙이고 있으니 갸가 나를 바따~
따라 나오라는 눈짓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환한 미소를 띠면서
나와따~
"야 원욱아~ 미치겠어.. 오늘 12되어야 끝날것 같에~"
"엥?? 뭔소리야..? 아깐 8시되면 끝날수 있다며?"
"글쎄 우리 실장이... 궁시렁 궁시렁 이러쿵저러쿵~
 그래서오늘 끝내라는거야.. 미치겠어~! 어떡하면 좋냐?"

으악~ 미치는건 바로 나다 마~ 여기까지 왔는데 안끝난다니..
배도고프고 ..으~~ 가재복이여~ 가라~!!

"나도 일하기 싫어 죽겠어. 오늘은 일찍 가고 싶어~
 일단 어디가서 앉자~"

에고고... 그러면서 대충 근처 카페가서 저녁 챙겨먹고 커피마시니
9시다~ 
"이짜너 원욱아~~~"

'윽 야가 왜이레?? 평소답지 않게~ 닭살~~'
"이찌 너~ 있다가 11시쯤 나 데릴러 회사로 오면 안되??"
'딩~~ 야임마 그럼 나 지금 집에 가서 쩐~하고 바로 돌아서 오면
 딱 11신데..'
"아니면 있다가 11시 다되어서 전화해바라~ 이젠 들가바야게따~~"
"그래 그럼 내가 이리로 오께~ 11시에.."
"그래~ 고마워~ 이따보자~.... 참 YY는 잘있어??"

윽~! YY는 작년에 내가 사귀던 여자여따~  뭐 나이 들었어 사귀기도
힘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게 힘든일이지만 암튼간에 우린 으찌저찌 알게
되어서 한 10개월 사궈따~ 하지만 여차저차해서 우린 헤어진건데..
'이거시 그렇잔아도 요즘 영 디프레스 상태인데 건들고 있어~'
"으~응?? 아~~ YY. 잘있겠지뭐~.. 그나저나 얼른 들어가라~"

그러곤 혼자 헤매다니기 시작해따~ 참나~ 눈발 간간히 날리는 겨울저녁 
거리~ 모 나름데로 운치는 있었다. 미친듯이 딱 붙어다니는 쌍쌍빼고~
마지막 그애의 한마디에 난 두시간이라는 시간이 가는줄 모르게 많은
생각을 했다..  흐~ 역시 고단수군..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않게
미리 약을 먹이다니.. 후후..

암튼 열하시에 그애 회사로 다시 갔다. 물론 근처서 전화를 하고
나오라고 했다.. 이시간에 다시 찾아간다는게 친구사이이면서 애인
인것처럼 보일까바서~ 난 겐차는데 갸의 장래도 생각해 줘야 하니깐.. 푸하하~

근데 야가 평소엔 ....
"야~ 마~ 춥지~ 내가 안아주까?" 하믄..
"야~ 관둬라~ 차라리 내가 널 안아주께~ 일루와~" 
뭐 이러는 애다..

평소같으면 그냥 걸음도 멈추지않고 
"왓어~ 가자~"라고 할텐데..
슬며시 내 옆으로 오더니 팔짱을 낀다~
'으앗~~ 이건 뭔 발랑까진데이의악몽??'
하지만 기분은 좋으니 나도 씩~ 웃고는 걷기 시작했다.
"원욱아.. 넌 내가 볼때 참 착하고 좋은 애야.. 그러니 넌
 착하고 이쁜여자 만나야해~"
"갑자기 무슨소리야?"
"으~응~~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
....
후후~ 글쎄~ 쎈티한 날씨덕에 팔짱낀건 좋으냐 그런말은 왠지 두사람의 
분위기에 어색하군..

그렇게 시간을 보내따~ 그러다보니 열두시가 넘어가고 있다~
'으악~ 야 델다줘야지~~'
" 야~ 마~ 열두시 넘어따~ 집에 가자~"
"어머~?? 벌써 그렇게 됐니?? 그럼 가야지~"
'으~ 벌써라고,, 야마~ 여우가튼속 내가 다 안다.. 너 열두시 넘어서
내가 이말 안하믄 나 잡아 먹을려구 했지?? 흐~'

그러곤 친절한 원욱인 갸의 집 현관앞까지 친절히도 태워다 줘따~ 

들어 갈려던 야가 부시럭 부시럭~ 하더니 뭘 꺼낸다~
분홍색 한지에 큰 사탕처럼 포장을 하고 양쪽에 푸른색 리본으로 곱게 맨물건이다.

"열두시 지났지? 그럼 발렌타이데이 아니네~ "
"이거 모야?"
"그냥 받어~ 그리고 조심해 가~"

난 두손의 꼭 쥐어주고 헥~ 뒤돌아서 들어가는 걀 바라보다 조용히 뒤돌아서면서
받아든 물건을 만지작 거렷다~ 작은 물체가 손에 느껴졌다. 
푸히~ 초쿄렛이다~

그렇지 않아도 배가 고팟는데 얼씨구나하고 포장을 뜯어제끼고는 몇개 먹었다.
끼끼~ 곱게 포장한 너한덴 미안하지만 배가 고픈데 모~

근데 사실 나나 그애나 서로에 대한 감정이 이성에 대한건 아니란건 잘 안다.
하지만 평소답지 않게 왠지 자꾸만 갸가 여자로 느껴진다. 
갸도 그랬나보다~ 자꾸만 좋은 여자 만나라는둥 발렌타이데이 아니라는둥 말을
하는거 보면 자기도 이상한가보다~
꾸꾸~ 친구사이에 요런 요상한 일이 있다니.. 암튼 그런 나의기분에 
부채질하는듯 시원스래 뚫린 도로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많은 눈은 아니지만
우리의 감정만큼이나 조심스런 눈이...

이건 친군지 연인인지 모르게따~
누구의 노래처럼 친구와 연인사이의 중간쯤이 아닐까한다..
하지만 연인 또는 친구라는 확정된 이미지보담 더 소중하게 생각되는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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