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By): hmagic (김 훈) 날 짜 (Date): 1993년04월15일(목) 23시43분53초 KST 제 목(Title): 논산에 다녀와서.. 어젠 내 막내동생의 퇴소식이었다. 막내라서 유난히도 어리광이 많았고 철도 없었지만 그래도 동생인지라 무척 걱정이 되었던게 사실이었고 몸이라도 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줄곧 내 머리를 괴롭히곤 했었다. 훈련병들이 씩씩하게 팔을 저으며 행군해오는 가운데 난 내 동생을 발견했고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에 우선 먼저 놀라야 했다. 계급장을 달아주러 나갔을때 어머닌 우셨지만 난 가슴이 벅차오름에 기쁨을 감출수가 없었다. 우선은 겉모습이었지만,그녀석은 '사나이'가 되어 있었다! 가벼운 눈인사였지만 난 내 동생이 무척 많이 변했음을 알수 있었다. (난 내 동생과 서로 눈으로 마음을 읽곤 했었다) 분열이 끝나고 뛰어나가서 내가 동생앞에 섰을때 그녀석은 부동자세로 '충성!'이라고 인사했다.....너무 대견스러웠다. 살이 홀쭉하게 빠져있었지만....난 너무 기분도 좋았고 또 보기도 좋았다.(원래 좀 뚱뚱했었으니까...:) ) 가족들과 함께 있는동안 그녀석은 시종 웃음을 잃지 않았고 한층더 어른스러워졌음을 알수 있었다. 멋진놈.... 그녀석을 떠나보내고 다시 우리들은 섭섭한 마음으로 뒤돌아 섰다. 대전으로 돌아오면서(난 여기 있어야 되니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어릴때 생각,싸우던 생각...등등... 그리고 한가지...더 가슴에 남아있는것은 분열식때 훈련병들을 보며 국기에 대한 맹세와 애국가를 부를때의 느낌이다. '저 아래 훈련병들은 싫든 좋든 국방의 의무를 지고 나라에 봉사하고 있다' '난 지금까지 뭘 해왔는가?' 적어도 훈련병들은 늠름하고 씩씩해보였다. '난 나라의 돈으로 공부하고 용돈(?)도 타쓰고 있다. 식비보조금도 나오고...' '전쟁이 일어난다면 저사람들은 죽음으로 나라를 지킬수 있지만...난 뭔가?' 군대 가지 않고 몸고생 하지 않고 이렇게 공부를 할수 있다는 것도 무척 행운이고...행복이다.... 그동안의 내 생활을 돌이켜보면...너무 부끄러운게 많았다. 저들이 2년반동안 나라를 지킴으로써 봉사했다고 할때... 난 무엇이라고 대답할수 있을까??? 프로젝트? 기업 장사시켜주는거? 무엇을 해야 할까?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물론 내가 할수 있는건 공부밖에 없다. 내가 다시 군에 입대하는것도 힘들고(가기 싫어잉...) 지금 공부해서 의대를 갈까? 법대를 갈까?..... 내가 지금의 내 위치에서 할수 있는일.... 난 지금까지 너무 이기적으로,개인적으로 살아왔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것 같았다. 내가 군대 안가는 대신 무엇을 해야할까? 난 내 나라를 사랑하고 내 민족을 진정 사랑한다. 내가 내 민족을 위해서 할수 있는일... 이는 나 혼자서 할수 있는 일은 물론 아니다. 공학자...과학자라면...모두 꿈꾸었을 일... 공학으로...미국과 일본을 꺾고... 자연과학으로 미국과 유럽,러시아 등을 꺾을수 있다면... 그 일에 내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수 있다면.... 새벽 세시,네시가 되어서도 불이 켜져있는 과학원의 밤에 난 그런 희망들이...결코 꿈이 아님을 직감할수 있었다. 언젠가 우리가 일본을 꺾고,미국을 꺾는 날... 과학원 출신들은 곳곳에서 환성을 지르고 있을것이다. 그래서....난........ 정말 기분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