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By): White (백 승길) 날 짜 (Date): 1993년02월04일(목) 21시44분45초 KST 제 목(Title): RE: '석림'을 아십니까 ? RE:'석림'을 아십니까 ? 전산과에 입학하신다는 새내기분에게... 저는 과학기술원 91학번으로 "석림"편집위원회에서 활동해 온 사람입니다.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제가 아는 한 귀하의 물음에 답변해 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원래 "석림"은 과기대와 통합 이전의 과학원의 이른바 '교지'에 해당하는 것 으로서 그 시작은 과학원의 창설과 거의 시기를 같이 할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읍니다. 그리고 "석림"은 과학원 내부의 여러 문제들에 관한 기획기사, 특정주제에 대 한 외부의 기고문, 기타 과학원 교수 및 학생들의 수필, 시, 소설 등의 글 들로 이루어진 종합잡지였읍니다. 더구나 "석림"은 문공부에 계관지로 정식으로 등록이 되어 있는 합법적인(?) 교지로서 과기원 원규에 의해 예산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었읍니다. 그러나 그 댓가로서 여러 면에서, 편집위원들인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 '검열'을 감수해야 만 했기 때문에 "석림"편집위원회는 독자적인 예산 집행을 할 수 있는 학생회 (현, 원생회)의 도움을 받아 "석론"이라는 잡지 스타일의 소식지를 "석림"과 별도 로 발간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석사과정 90학번은 대덕에서 혼자 생활했었기 때문에 이전에 과학원에 존재하던 동아리 및 학생회의 명맥이 90학번에서 일정정도 단절되는 상황이 발생 하게 됩니다. 하지만 91년도에 거의 대덕으로 이주가 끝나고 과기원이 어느 정도 틀을 잡아가면서 석박사과정 중심의 동아리 활동도 다시금 활발히 이루어졌읍니 다. 이와 함 께 "석림"편집위원회도 자세를 가다듬고 활동을 시작하였고 "석론"을 펴내기 시작 했읍니다. 이때는 "석론"뿐만이 아니고 가장 큰 세를 자랑하던 풍물놀이 동아리 "어울림"에서도 "만판"이라는 자체 소식지를 뒤이어 만들어 내기 시작하게 됩니다. "석론"은 그 당시 학생들의 주된 관심사였던 식사질 개선에 대한 자세한 심층보도 와 학생들과 직원들 사이의 막연한 반목을 노동조합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 결하여 노력하기도 하는 등 원내에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는 학생들의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이때 신입생에 대한 "기성회비의 징수"라는 원의 일방적인 조치가 나왔습니다. 더구나 91년도는 과기대와의 통합과 대덕으로의 이전 및 정부로부터의 지원 감소 등으로 과기원의 위상 변화에 대한 우려가 증점되어 가는 상황이었습니다.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과기원 신입생의 질저하를 우려하면서 그 부당성을 지적하였 고 때를 같이 해서 조직된 대학원 학생회를 중심으로 "기성회비"의 거부를 결의하 게 되었습니다. "석림"편집위원회는 "석론" 및 그 호외를 통해 기성회비 징수와 관 련된 제반 문제들에 관해 보도하고 과기원 학생들의 눈과 귀가 되기 위해 노력하였 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노력이 원 당국에 의해 거의 묵살되고 이것을 책임지고 학생회 가 모두 사퇴하게 됩니다. 되이어 구성된 박사과정협의회를 중심으로한 학생대표에 의한 중재노력도 수포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 이후 과대표자 협의회에 의해서 뒤처 리가 이루어지게 되긴 하지만 원내에서의 학생들의 자율적인 활동에 일정정도의 한 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1992년이 되고 대학원 중심의 동아리 활동이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데 그것은 신입부원의 부족이라는 문제였습니다. 동아리 활동의 가장 큰 중심역할의 할 석사 1년차 신입생이 종교와 관련된 동아리를 제외한 대다수의 동아리가 와해될 정도로 부족되게 됩니다. "석림"편집위원회는 그렇지 않아도 신입부원이 거의 없었는데 이 런 여파로 92학번 신입생이 하나도 없게 되었읍니다. 한편, 원당국은 기존의 원내 소식지와 학부에서 발생되던 학보를 통합하여 "과기원 신문"을 발행하기 시작했고 이 세련된 새 인쇄매체는 깔끔한 활자와 구성으로 "석림"편집실의 사람들에게 기운 을 빼앗아 갔습니다. 하지만 "과기원 신문"은 곧 원내 교직원들의 소식지로 전락하는 조짐과 함께 시급한 학내문제는 어쩐지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발행 간격이 클 뿐만 아니라 일정하지 않고, 지난해 학사과정 학생들에 의해 단행된 기 숙사문제와 관련된 대규모 시위에 대해서도 보도를 하지 않는 등 건전한 학내 언 론으로서의 기능을 점점 상실해 가는 것이었읍니다. 이런 상황으로 말미암아 다시 과기원 내의 여론을 수렴하고 이끌어 나갈 새로 론 언론매체의 필요성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석림"편집실은 이러한 상황 을 인식하고 나름대로의 활동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만만치 않는 난관이 예상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문제은 인원의 부족입니다. 우선 기존의 회원 중 졸업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인원이 상당하고 거기에 활동적인 신입부원의 영입이 여의치 않기 때문입니다. 우선 재미보다는 고생(?)이 심할 것 같은 이미지에다가 실제로는 별 것도 아닌데 되게 대단한(?) 사람들만 가 입하는 게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더구나 모두 더 개인적인 생활을 찾는 경향인 것도 같고...... 이번 겨울방학에 많은 숙고를 통해서 "석림"과 "석론"의 모습을 결정해야만 하는 것이 지금의 과제입니다. 아무쪼록 관심을 가져 주시고 지켜봐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