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chopin (** 쇼팽 **) 날 짜 (Date): 2007년 4월 20일 금요일 오전 06시 26분 40초 제 목(Title): 한미합작 조승희 -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 33명의 선량한 사람들의 목숨을 한 순간에 앗아간 조승희는 이제 미국 사회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 되었다. 모두들 그의 행동을 미친 짓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말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무엇이 그를 코너로 몰았는지, 무엇이 그를 고립시켰는지, 그리고 왜 미칠 수밖에 없었는지. 마지막으로 NBC뉴스에 보낸 동영상을 보면 그의 영어는 유창하지만 현지인들과의 대화로 만들어진 영어가 아니라 책을 읽어서 만들어진 영어라는 것을 금새 알아챌 수 있다. 그의 영어는 어려운 단어가 종종 등장하지만, 그의 영어스타일은 말하기 영어가 아니라 쓰기 영어에 가깝다. 발음과 억양을 놓고 봤을 때, 현지인들과 부딪혀 만들어진 영어가 아니다. 8세에 이민을 갔건만, 그에게 대화를 함께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대부분의 한국가정과 마찬가지로 부모는 자식 뒷바라지에 대화할 시간이 없다. 학교에 가면 부모의 기대로 공부는 열심히 하지만, 엉성한 영어발음 때문에 동료들에게 쉽게 놀림거리가 되고 따돌림 당하기 쉽다. 물론 이를 잘 극복해서 현지 영어를 익히고 잘 적응하는 경우가 많지만 문제는 모두다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조승희 역시 이민초기 언어문제로 학교에서 놀림을 당했고, 거의 말을 하지 않아 부모가 많은 걱정을 했다고 한다 [1] [2] [3]. 조승희의 마지막 비디오에서 그는 불특정다수의 많은 사람을 비난하며 스스로 고립의 피해자임을 암시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외국에 가게 되어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따돌림을 받게 되면 더 고립되어 언어습득 뿐 아니라 사회성 습득에도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거기에 더 나아가 평생 지울 수 없는 마음에 상처를 입고 세상과의 소통을 닫아버리게 된다. 따돌림을 본능적으로 피하고자 외톨이가 되고, 외톨이가 되어 언어습득이 늦어지고, 그것이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일으켜 세상과 완전히 고립되게 된다. 종국에는 파국으로 치달아 세상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끝을 맺는다. 적지 않은 경우 그것이 큰 증오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과거 많은 미국 이민자들을 보내왔고,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간 많은 이들이 언어문제에서 비슷한 경험들을 해왔을 것이다. 언어의 습득은 단지 외국에서 살기만 하면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상황과 조건이 만족 되어야 하고, 외국생활에서 생기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뒷받침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일차적으로 언어문제에서 시작하여 사회적응에 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그것이 사회성과 인격형성에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사회부적응자로 빠지게 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위험성을 미리 인지하고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서 무작정 외국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아이들이 영어를 쉽게 배울 것이라는 위험한 기대 속에서 무작정 미국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의 주변에서도 아이들의 영어를 위해서 미국에 가서 살고 싶다는 사람을 여럿 보았다. 과연 영어라는 것이 사회부적응의 위험성과 맞바꿀 정도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인가?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에 따르는 위험성에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어야만 한다. 문제는, 지금까지 우리가 영어에만 너무 매달려 아동 청소년기 외국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사회부적응 문제를 꼭꼭 숨겨왔고 아직도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유학 이민 싸이트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호소하고 있고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큰 문제이다. 조승희 사건을 계기로 이 문제를 한미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되돌아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국어는 영어와 극단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의 미국생활 적응은 상대적으로 더욱 어렵다. 한국인이 미국에 가서 살게 되었을 때의 어려움은 다른 서양권국가에서의 이민자들의 경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더욱이 어린 나이에 외국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정신적인 충격과 압박은 성인이 겪는 것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미국사회는 사회부적응자가 마약과 범죄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많은 이들은 공포심에 기반한 미국의 총기문화가 총기난사사건의 진짜 범인이라고 지적하지만, 정작 이번에 왜 하필 한국인 이민 1.5세가 그 끔찍한 사건의 범인이 되었는지는 인종문제로 번질까 두려워 입을 다물고 있다. 이전까지 증오범죄의 전형적인 패턴은 사회에서 고립되고 외면당한 백인들이 주류였다. 하지만 이번엔 왜 백인주류와는 동떨어진 한국인 이민자가 고립과 외면의 고통을 당했는지는 애써 외면하려고 하고 있다. 이 문제를 관심을 갖지 않고 계속 외면하려고 한다면, 앞으로 비슷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너무나 크다. 한국인 미이민자는 제 작년 이미67만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기러기아빠 등이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어린나이의 청소년을 대거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언어와 사회부적응문제에 무방비로 내던져 놓고 그저 알아서 적응할 것이라는 위험한 기대를 하고 있다. 왜 하필 그토록 잔악한 범죄의 범인이 한국인인가? 인종주의의 편견이 두려워 그 이유를 말하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영어와 극단적으로 다른 언어권에서 미국으로 이민가는 사람들 중에 한국인이 가장 많다. 또한 사회성 형성에 영향을 주는 어린 나이에 일부는 가족의 이민으로, 일부는 영어를 배운다는 이유로 어린 청소년들이 미국으로 가고 있으며, 그들 많은 수가 언어의 문제에서 시작하여 사회 부적응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 문제는 숨겨서 될 일이 아니다.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한국인이 어린나이에 외국으로 갔을 때의 문제점을 좀더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조승희사건은 이번 한번으로 끝날 것이라는 희망은 오래가기전에 깨져버릴지도 모른다. [1] WashintonPost, "Virginia Shooter Spoke Little As Child", http://www.washingtonpost.com/wp-dyn/content/article/2007/04/19/AR2007041901199.html [2] WKTX, "Virginia Tech Gunman Had Problems As A Child", http://www.kwtx.com/home/headlines/7101526.html [3] “’성공’ 강박관념, 이민자 자녀 병들게 한다”,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405150&bri_code=E00053 [4] "NBC "조승희 고교시설 따돌림 당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4/20/2007042000087.html __ 쇼팽 brainew.com 4/19/2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