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chopin (** 쇼팽 **) 날 짜 (Date): 2005년 12월 18일 일요일 오후 02시 05분 36초 제 목(Title): 드라마 메커니즘 - 6. 감동의 심리 누군가로부터 감동을 받게 되면 그 사람을 더욱 좋아하게 되고 감정적인 동화가 급속히 일어난다. 또한, 한번 감동을 받게 되면 그 사람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추종하려는 심리상태로 급변하게 된다. 드라마와 같이 의도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에서, ‘감동’은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깊은 감동을 느낀 시청자들이 그 드라마와 주인공들에 대해 보이는 맹목적인 추종은, 사랑에 의한 감정이 주는 것과는 약간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깊은 감동을 전해 받게 되면 그 사람을 추종하게 되며 자신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는 것처럼 떠받드는 마음가짐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사랑의 감정은 애정뿐 아니라 불안, 증오, 질투 등의 부정적 감정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감동과 큰 차이가 있다. 감동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순수하게 그 대상을 향한 긍정적인 태도만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 감동이라는 심리의 특이한 성격은 이뿐만이 아니다. 깊은 감동을 받는 사람들은 그것을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두질 않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퍼뜨리고 찬양하도록 만드는 특별한 특성이 있다. 그리하여 감동은 한 사람에게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내에서 확산되는 집단적인 특성이 있다. 집단을 움직이는 사람은 일반인에게 감동을 전파시키고, 일반인들은 그 지도자를 따르도록 하는 것이 감동이라는 심리의 가장 강력하고 독특한 힘이다. 이러한 독특한 힘 때문에 대중을 상대로 하는 모든 예술장르는 “감동”이라는 심리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가장 최고의 미학적 가치로 삼는다. 뿐만 아니라 대중의 인기로부터 표를 얻어 살아가는 정치인들과, 강한 믿음으로 구름 같은 추종세력을 몰고다니는 종교세력도,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의 심리를 주입시키려고 하는 것이 집단을 움직이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최고의 방법이다. 드라마 역시 예외가 아니다. 드라마에서 사회적인, 나아가 경제적인 파급효과까지 노리기 위해서는 큰 감동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어렵다. 사랑의 감정이라 하더라도 깊은 감동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드라마를 제작하는데 투입되는 수십억에 이르는 투자금을 회수하고 추가이익을 이끌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보는 이의 마음속에 감동을 심어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제작자들이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매달리는 문제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람에 왜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일까? 나아가 사람들 마음속에 그러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이는 드라마뿐 아니라 문학과 음악, 영화와 연극 등 대부분의 예술장르에서 핵심 중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아주 재미있는 문제이면서, 동시에 좀처럼 일반적이고 공개적인 관심사로 다뤄지지 않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럼 이제부터 감동이라는 특이한 심리현상이 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게 되는지, 그것을 의도적으로 재현시키기 위해서 어떤 조건들이 조성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 해 보자. 먼저 감동이 왜 우리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지, 감동이라는 것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아보자. 감동이란, 누군가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아 그를 따르고 추종하도록 만드는 인간의 감정이다. 특이한 점은 감동이라는 감정은 그 대상이 그 누군가를 향해서만 일어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생각지 않았던 크리스마스 선물에 기뻐하기는 하지만, 그 선물이라는 물건 자체에 감동을 받지는 않는다. 대신, 그 선물을 준 누군가에게 감동을 받게 된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물건이라 하더라도 그 물건에 감동 받지는 않는다. 감동적인 미술작품이라 하더라도, 그 그림 자체에 감동받지는 않는다. 감동은 언제나 그 누군가를 향한다. 예술분야의 경우 그 작품을 만든이나, 음악을 연주하는 연주가를 향한다. 감동이 주로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이유는, 극단적으로 말해서, 구성원들이 한 지도자를 따르고 집단을 구성하는 사회 심리적인 힘으로 진화되어 왔기 때문이다. 한 집단이 유지되고 힘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그 지도자에 대한 구성원들의 전폭적인 추종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그러한 추종세력이 발생되는 가장 일반적인 경우가 바로 그 사회구성원들이 그 지도자로부터 큰 감동을 받고 그를 따르게 되는 것이다. 대중을 상대로 한 정치세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반인에게 감동적인 사건을 터뜨려 전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강한 지지를 얻었던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이야기를 전파시킬 수 있었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오랜 바람과 갈망, 차별받았던 한을 해소시켜줄 수 있다는 믿음을 전파시키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전쟁 중에는 거친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기적적으로 승리하여 나라를 구한 영웅의 이야기가 거의 모든 나라의 역사에서 등장한다. 그리고 깊은 감동을 받은 사람들의 추종은 그 영웅의 죽음이후에도 끝나지 않고 지속된다. 오랜 전쟁을 지속하면서, 한 영웅으로부터 감동을 받고 강하게 추종하려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 계속 살아남게 되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어떤 정해진 이야기 패턴과 자극으로부터 감동을 받고, 그 대상을 찾아 추종하려는 “감동”심리가 진화적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 패턴과 자극패턴을 재현시키면 사람들의 마음속으로부터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된다. 예술의 역사는 이런 자극패턴을 계속 찾아나서 온 역사라고 할 수 있고, 드라마와 같은 대중예술은 그 자극패턴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극대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자, 그럼 어떤 패턴이 감동을 유발시키는 것일까? 어떤 조건에서 그런 심리가 발현되는 것일까? 다음에서 그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다음글 - 7. 감동과 기대심리 __ 쇼팽 http://brainew.com 2005.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