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By): pakong (* 박은주 *) 날 짜 (Date): 1993년01월30일(토) 09시31분01초 KST 제 목(Title): postech를 침입한 사람에게.. 창밖에는 바람이 조용히 불고 있다.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느낄수 있다는 게 좋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런 조용한 즐거움을 얻게 되는가보다. kids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 어떤때는 실제 그 사람을 보고 싶을때도 있긴 하지만. 한편으로 모르고 지내는 편이 더 나을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오늘도 무척이나 사람들이 만나고 싶었는데. 누군가가 우리 전산과의 화일들을 망쳐놓아서 kids와 연결을 할 수가 없었다. 누굴까. 무슨 생각에서 그랬을까? 무었때문에.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은 벌써 내게 시커먼 형상으로 다가서고 있다. 마치 죽음에 쫓기는 모짜르트에게 보여진 검은 망또의 남자처럼.. 모르는 사람. 그 무엇. 그게 이렇게 두려운 것이란것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 그사람이 싫다. 어쩌면 단순한 호기심과 영웅심의 발로였을지도 모르고. 자기네들이 더 낫다는 것을 과시하고싶은 싸구려 욕심일 수도 있을것이다. 참 이상도하다. 그런것에서 흥분을 하고 기쁨을 느끼는 그 검은 사람들.. 내가 이 글을 과기원 게시판에 올리는 이유는 99% 과기대 학생일 것이라는 추측에서다. 기분나쁜 사람이 있다면.. 간절히 용서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누군가...바로 그 누군가가..이글을 읽고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조금은 다시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뿐. 어떤 후배는 졸업논문을 위한 프로그램을 복구할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백업을 자주 해놓지 않는 책임을 묻기전에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양심을 묻고 싶다. 그러고도 아무런 책임의식이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살고 있는지... 그사람이 불쌍하다. 그 사람이 여기에 들어와서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런데도 자신이 없다. 그 사람은 여기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글들을 읽으며, 보이지 않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들을 자신의 생활속에 심어놓고 사는 사람이라면 그런일을 하지 않았을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마음이 아프다. ... 믿음을 갖고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갑자기 하늘이 시커매지는 것같다. 93.1.28 빠꽁이. oOoOo +----------------------------------------------+ oOoOoOo | 박 은 주 | oOoO ^ ^ | 포항공과대학 그래픽스 연구실 | O(. \ | (tel. 0562-79-2913) | oOo _| ..o | | OoO\ / | e-mail 주소 : pakong@ristinfo.postech.ac.kr | oO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