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211.177.121.26> 날 짜 (Date): 2003년 5월 6일 화요일 오전 03시 34분 37초 제 목(Title): 이메일... 가끔씩 내 이메일 주소로 편지를 쓰곤 한다. 정말 아무에게도 얘기할 수 없을 정도의 답답함을 호소하고 싶을 때 일기 대신 쓰는 셈인데, 미래의 내가 그 글을 유치해서 지워버리면 다행이고, 미래에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관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겠지. 또, 어떨 때는 집에서 무슨 생각이 날 때 나의 사적인 메일 주소로 이메일을 보낸다. 감시 당하는 회사 이메일로 보내면 떨떠름하기 때문에, 사적인 메일을 보내는 셈인데, 회사에서 보안접속하여 한 번 프린트해 버린 후에는 원본을 버린다. 대부분의 공돌이들이 너무 훌륭한 회사에 다녀서 비슷한 상황을 한 두 번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른 때도 있다. 친구가 내게 하소연하는 전화를 걸어와서 그 친구의 얘기를 듣고 난 후, 차마 그 친구에게 내 고민거리까지 안겨주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면, 머리 속을 정리하기 위해서 현재 상황을 간결하게 요약하여 적는다. 가능한 해결책들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시간 순, 중요도 순으로 써넣으면 왠지 고민거리가 만만해 보인다. 내 고민거리들이 객관적인 문제로 인식되어지고, 그에 대한 해결책에 대해서 차갑게 생각하게 된다. 약속이나 중요 기일 같은 경우에는 자동 이메일 설정을 하여 잊지 않고 받은 편지함에 보관해 둔다. 처리하지 않은 찜찜함을 남겨두어, 모자란 기억력을 보조하는 것이다. 가끔씩은 이메일을 작성하고, 차마 보내지 못하고 임시 편지함에 보관해두었다가 휴지통으로 보내는 이메일도 있다. 주로 남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이메일로 써놓았다가 차마 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경우, 보내지 않은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내 우유부단함이 사태를 그르치는 경우도 종종은 있다. 어떤 황금률이 있다면 결단을 잘할텐데... 우유부단과 조심성이 구별이 안되지만, 신중함이 내 결정방식이니 내가 감수해야지. @어린이날 새벽. @복잡한 머리 속을 정리하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