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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chopin (@ 쇼  팽 @)
날 짜 (Date): 2002년 11월  7일 목요일 오후 02시 46분 00초
제 목(Title): Re: 퀼리아?


지능의 문제에서 퀄리아는 불필요하다는것 까지는 동의된 것으로 보겠습니다.

뇌가 만들어 내는 느낌은 모두 그 입력과 출력에 연결된 모든 것들과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프다는 느낌은 그 입력의 성격과, 그 느낌에서 연관된
그 통증을 피하려는 충동등이 모두 결합되어서 그 아프다는 느낌을 구성합니다.
마찬가지로 시각에서의 느낌은 물체의 모양을 규정하는 성격과 움직임, 그 시각정보
의 resolution 정밀도 등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느낌이라는 것의 대부분은 단 한가지 요소만을 제외하고는 모두다 뉴런의 
연결구조와 정보처리에 의해서 정의 됩니다. 여기서 제외되는 몇가지가 퀄리아에 
해당되는 문제라고 보면됩니다.

그에 해당되는 좋은 예가 "색"입니다.

색은 그 각각의 색이 입력의 특성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뿐아니라 그 색이 갖는
연관된 특성도 뚜렷이 구별시키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빨강은 피와 같은 색이기
때문에 특별한 연관을 짓는 것들 정도 입니다. 그렇지만 그 색이 갖는 느낌은
아주 절대적인 것이라서 다른색과 구별되는 그 색의 느낌의 본질이 과연 무엇이냐
를 따지면 느낌을 규정하는 더 작은 개념을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퀄리아 같은 개념입니다.

하지만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퀄리아의 개념은 느낌이 같은 여러가지 요소 - 
입력과 출력부위에 연관된 많은 기능들과 관련이 없는 그 느낌 자체를 규정하는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지능과 관련된 문제들은 오로지 어떤 기능을 갖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퀄리아와 같은 개념은 불필요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느끼고 
그 느낌이 어떤 뇌작용을 유발하는지에는 그 느낌이 왜 그 느낌이냐를 규정하는
물음따위는 필요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빨강을 왜 빨강으로 느끼느냐는
다분히 철학적인 질문에 속하는 영역일 뿐, 우리가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색을
구분하여 처리하느냐의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느낌을 유발하는 본질은 그 느낌과 연결된 입력과 출력의 연관기능에 있습니다. 
"L"라는 글자를 볼때의 시각정보의 느낌은 입력부분에서 "|" 모양과 "_"모양의
조합으로 되어있고, 그 모양들 사이의 아주 세밀하고 다양한 정보 - 길이, 연결, 
위치, 크기, ... - 등등 무수히 많은 정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색은 그 중에
포함된 하나의 정보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그 글자를 느끼는 부분의 출력에서
그 "L"자가 의미하는 여러의미 - 알파벳, 글자, 도형, .. - 등을 유발시킵니다.
이런것 모든 것이 모인 것이 바로 "L"를 봤을 때의 그 느낌의 본질입니다.

우리가 돌고래와 같이 소리로 앞을 본다고 상상해 봅시다. "L"자 글자를 소리의
반사를 통해서 "|", "_" 모양을 알아챌 수 있고, 그 글자의 표면 질감으로 색을
구별할 수도 있으며, 길이, 연결, 위치, 크기 모두 눈으로 봤을때와 똑같은 
모든 정보를 얻는다고 상상해 봅시다. 바로 그 순간 당신의 머리에서는 "L"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본다는 느낌이 듣는것의 느낌과 다른 중요한 이유중 하나는 
이렇게 같은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종류와 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모든 느낌은 같은 정보를 얻고, 같은 연관 출력을 갖는 순간 같은 느낌이 되 
버립니다.

여기에서 입력과 출력에 연관된 것들을 모두 제거해 버리면 느낌의 본질적인 모든
것들을 파괴해버리는 셈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것이 모여서 느낌을
구성한다는 것입니다.

로봇이 갖는 느낌도 이와 비슷한 것입니다. 현재 로봇이 스스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시늉만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 느낌이 진짜로 없어서가 아니라, 그 느낌과
연관된 입출력이 너무나 다르고 그 resolution이 현격하게 다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뿐입니다.

지능에 필요한 많은 본질적 문제들은 이런 문제와 관련된 것들입니다. 
빨간빛을 왜 하필 빨강으로 느끼느냐는 질문은 사람들이 서로 빨간빛을
같은 빨강으로 느끼느냐의 문제에나 해당될 뿐, 정말로 뭔가를 진짜로 느끼느냐 
가짜로 느끼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로봇이 정말로 느낌을 갖느냐의 문제는 퀄리아와 전혀 상관이 없고,
만약 퀄리아의 문제를 로봇으로 가져온다면 빨강빛에 사람들이 서로 같은 
빨강느낌을 갖느냐와 비슷하게 로봇도 같은 빨강으로 느끼느냐의 문제정도가 됩니다. 즉, 느낌의 본질적인 문제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이는, 느낌의 속성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이런 속성에 관련된 것들은 색 이외에도 대단히 많습니다. 예를 들면, 소리를 왜
그 소리로 느끼느냐, 소리의 강약의 정체는? 음색의 정체는? 내머리서 느끼는 
음색으로 다른 사람도 같은 음색으로 느끼것인가?..., 보는데서도 모든 것들이
그렇습니다. 길다 짧다의 정체는? 내가 길다고 느끼는 그 느낌대로 다른 사람도
길다고 느끼는가? 기울어짐의 느낌은? 각도의 느낌은? 멀고 가깝고의 느낌의
정체는? 이런 식의 질문이 색과 유사한 질문이면서 얼마나 관념적이고 존재론적 
질문과 연관되는지는 명확합니다.

저 역시 색 자체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빨강이라는 느낌의 정체에 대해서 대단히
궁금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마치 "내가 존재하는 정체가 뭐냐"는 
식의 존재론과 비슷한 질문으로 빠지기 때문에 지능과 인지 전반적인 문제와 
뒤섞지 않도록 주의해야합니다.  마찬가지로 지능과 인지, 느낌의 본질적인 
문제에 퀄리아라는 개념이 불필요하다는 것도 주의해야합니다.

궁국적인 퀄리아에 대한 해답은 내가 보는 빨강과 다른 사람이 보는 빨강이 진짜로
같은 빨강의 느낌인가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어야 풀립니다. 
얼마나 관념적이고 현재로서 답이 없는 문제인지 "느낌"이 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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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팽                                  http://mobigen.com/~cho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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